망자의 검은 매우 독특한 무협이다.
일반적으로 잘 다루지 않는 술법과 요괴를 다룬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있는 무협이다.
하지만 통신상으로 봤을때는 흥미있는 소설이 책으로 봤을 때 왜 짜증이 날까
그것은 작가 춘야연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이런 작가들이 있다. 처음 무협소설을 인터넷에 연재할때는 의욕이 넘쳐 글을 써 나가다가 글이 끝나기도 전에 책으로 내는 일부 초보작가들. 이들의 공통점은 내용이 더할수록 글에 무리가 온다는 것이다. 뭔가 글 전체를 가로지르는 뚜렷한 중심이 없기 때문에 통신상 짧게 연재할때는 눈에 띄지 않는 문제점이, 나중에 책으로 내면, 그것도 권수가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앞뒤가 맞지 않는점이 나타난다. 이러한 점이 문제가 되면 대부분 또 "신무협이니까, 환타지무협이니까..." 라고 변명한다.
처음 글을 쓰는 초보작가들이 이런 변명을 하면 그렇다고 이해한다고 하자. 하지만 작가 춘야연은 중견작가다. 97년 장한백설을 시작으로 소항유사, 노호관일, 만등칠일, 쌍룡쟁투, 삼협고려등의 작품을 낸 작가이다.
이정도 작품을 낸 작가이면 자기 작품에 책임을 질줄 알아야한다.
통신연재상의 오류는 연재물의 특성상 이해한다지만 책으로 낼때는 뭔가 자식을 낳는다는 심정으로 교정에 교정을 더하여 독자들에게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이제 망자의 검 2권에 나타난 몇가지 오류를 지적해보자.
첫째 2권 148p 에 보면 냉한마군이 "팔한지옥에서 오년을 갇혀 지냈소..." 라고 말하곤 곧바로 165p에서 "오백년동안 팔한지옥에서 벌을 받던 중..." 이란 대사가 나온다.
이것은 교정상 오류로 애교로 봐줄수도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오류는
둘째 66p 에 나오는 조마경에 관한 내용이다.
금와선이 단유생에게 말한 조마경에 대한 사용설명은 간단히 하면 금빛(뒷면)을 사람에게, 은빛(앞면)을 태양을 향하게 하면 앞면에 그 사람의 본성이 나타난다고 하였다. 하지만 299p 에는 뒷면을 조칠에게 앞면을 태양을 향하게 하자 거울에 비치는건 단유생의 몸뚱이뿐이란 대목이 나온다. 또 304p 에 공손려가 자기 얼굴이 안 보였다고 의심하는 대목과 306p 에 뒷면을 반웅이 단유생에게 향하게 하고 앞면을 들여다 보았을 때 자신의 얼굴과 뒷배경이 거울에 선명하게 나타났다는 대목이 나온다.
도대체 작가가 조마경에 대한 기본설정이 된 상황에서 글을 썼는지 의심스럽다.
셋째 323p를 보면 삼두대망이 죽은 후 길이 두장 남짓한 비단뱀으로 변하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앞글을 보면 귀문을 나온 요괴들은 배화교의 괴인에게 충성을 한 이후에야 이년전 인간의 몸을 빌어 요괴로 태어났다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삼두대망은 도안으로 변신하며 여러사람들과 대화도 나눈다. 이것은 1권의 설정과 틀리며 요괴가 비단뱀의 몸을 빌렸다고 의심이 될 수밖에 없다. 차라리 앞의 설정을 요괴가 사람이나 동물의 몸을빌어 다시 태어났다고 하면 이런 오류는 발생치 않았을 것이다.
넷째 요괴는 죽인 후 반드시 부적으로 소멸시켜야 한다.
하지만 처음 나오는 황포노괴만 부적으로 소멸시킬뿐 우두요괴나 삼두대망은 그냥 몸만 죽이고 끝나버린다. 일일이 부적으로 소멸시키는 장면을 넣는 것이 번거롭겠지만 뭔가 찜찜한 것은 사실이다.
옛말에 소나 말은 그리기가 어려워도 귀신은 그리기가 쉽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무협은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일반 무협보다 이런 소재를 가지고 무협을 쓸때는 보다 뚜렷한 작가의 세계관이 있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작가 춘야연. 아직은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나머지를 채워 3권 4권에 가서는 보다 나은 작품을 선보여 우리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작가가 되길 바란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