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무협소설 1권을 돈 주고 샀다.
7-8년 전에 진산의 [대사형]을 산 후로는 처음이다.
책을 구입하게 된 동기는 워낙 그 유명한 명성탓에, 언젠가 본 서문의 미려함에 반해서였다. 1권만 보았으니 1권의 내용만 써야겠다.
1.일장일단의 묘사
읽고 난 간단한 느낌은 대체로 [지루하다]라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쟁선계]가 재미없어서 1권도 다 못보고 덮었다는 이야기를 써 놓았다.
그 느낌을 이해할 것 같다.
1권 303페이지 안에는 그리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지 않다.
사실 200페이지 분량 정도의 이야기를 100페이지나 더 늘여쓴 느낌이었다.
용대운님이나 금강님은 약 150페이지에 담을 양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야기가 이렇게 길어지고 쉽게 지루함을 느끼게 된 원인은 그 묘사에 있는 것 같다.
[일장일단]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그의 문장탓이 아닌가 싶다.
정말 좋은 문장을 구사하지만, 독자들이 흥미를 갖기 힘든 장면에서 지나치게 많은 묘사가 단점이 되어 버렸다.
또한, 전체적인 사건과 거의 관계가 없는 장면들이 삽입되었는가 하면, 이를 지나치게 길게 늘여쓴 부분도 많았다.
작가로서는 하나하나 어떤 의미가 있어서 집어넣은 부분이겠지만, 흥미를 유지시킨다는 면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인 것 같다.
좀 지루한 감은 있었으나 그 탁월한 문장력을 들여다 보는 맛에 쉬지 않고 1권을 다 읽었다. 매니아라면 일독할 가치는 있을 듯 싶다.
2.박진감의 부족
너무도 오래되어 버려 거의 잊어버렸지만 [묘왕동주]를 읽을 때에도 그의 글에는 [협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협기]를 제대로 표현하기는 그야말로 지난한 일이지만, 그의 문장력을 볼 때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쟁선계는 남자가 썼다기 보다는 [여류작가의 작품]쪽에 가까운 느낌이다. 용대운님의 처절함이나 금강님의 [웅혼함]등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진산의 조용하면서 차분한 느낌쪽이다. 강렬하고 호방한 느낌이 좀 더 가미된다면 더욱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 싶다.
3.한자공부
몇가지 눈에 띄는 한자가 있어서 적어보아야겠다.
39페이지 : 昆崙山 - 崑崙山
70페이지 : 求命絶招 - 救命絶招
104페이지 : 弧疑山 - 狐疑山
118페이지 : 占穴手法 - 點穴手法
목차, 235페이지 제 팔장 : 大面 - 對面
위와 같이 바꾸어 써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라고 해야겠다.
4.연벽제와 사마덕조
사마덕조는 예전에 읽었던 무협소설에 나오는 인물이다.
주인공의 형을 죽이고 거짓으로 적의 소굴에 들어갔던 인물이다.
연벽제가 꼭 그와 같은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꽤 재미있었던 설정으로 기억된다.
석대원과 연벽제같의 갈등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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