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자뻑용 사진을 찍으러 겜방에 갔더랬어요.
마음에 드는 사진이 2장이나 나오더군요.
이때까지만 해도 순진한 저는 참으로 행복했더랬어요.
겜방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어요.
집앞 슈퍼 아저씨,
옆집 아저씨,
우리 동네 중국집 배달 아저씨,
슈퍼에 물건 납품하는 아저씨,
이렇게 네분이 골목에 신문지 깔고
막걸리를 드시고 있었어요
말통으로 드시더랬어요.(1말에 12리터)
한잔 하고 가라고 하시더랬어요.
가벼운 마음에 한잔을 받고 주도에 따라 다시 한잔을 드렸어요.
전 바른 생활 미청년이니까요.
그런데 드시더니 또 주시는 거였어요.
그것도 종이컵을 넘쳐 흐르게..
주도상 주시는 잔을 거부할순 없기에 또 마셨더랬어요.
일어날려고 잔을 놓았는데 또 주시는 것이었어요.
결국 붙잡혀 5명이 말통 4분의3을 마셨더랬어요.
일인당 1.5리터가 넘는 양이었어요.
순간엔 배불러서 좋다고 참으로 순진하게 좋아했더랬어요.
술자리 파하고 돌아오는길.
집까지의 백미터가 그렇게 먼줄은 처음으로 알았더랬어요.
오는길에 텍트랑 이종 격투기도 해보구..
국산 전봇대의 강도를 제 머리로 직접 시험도 해보구..
아반떼랑 포옹도 해보구..
제 인생에 처음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당황했어요.
100미터를 30분 걸려 간신히 집에 도착했어요.
이제 고난은 끝났다고 참으로 어리석게 안심했더랬어요.
순간 트림이 나오는 것이었어요.
아~ 소화되니 트림이 나오나 보다하고 무방비로 트림을 했더랬어요.
순간 트림과 함께 올라오는 내몸안에 있지만
아직 내몸과 싱크로를 하지 못한 이물질들이 같이 올라오는 것이었어요.
화장실까지의 3미터가 군대에서의 40Km 행군을 방불케 하는 거리였어요.
그렇게 밤새도록 시달리고 더이상 넘어 올게 없게 되자
이제는 나와 30년을 같이 생활한 나의 위장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이었어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더랬어요.
그만큼 믿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순간 엄습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고통!!!
드레곤의 브레스와 사천당문의 만년지주의 독을 쉐이크 해서
원샷 했을때나 있을법한 고통!!!
하얗게 질린 얼굴과 좀비처럼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편의점으로 갔더랬어요.
3분 북어국을 사들고 끓였더랬어요.
순간 북어국에 계란을 풀면 더욱 좋다는 말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기왕이면 큰게 좋겠지 하면서
왕계란을 하나 풀었어요.
결국 전 오늘 아침에 북어국이 아닌 계란국을 먹고 자리보전하고 누워 있어요.
이상이 여러분이 꿈속에서 김태희, 장동건을 만날때
가녀린 저에게 하늘이 주신 시련이었어요..
좀비 같은 나의 생명력에 고맙다는 인사를... m(_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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