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몇 시간 뒤면 졸업을 하네요
누구나 공부하는 게 싫겠지만 저희 오빠는 유독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울기도 좀 울었던 것 같고.
대학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죠 ㅎ
보통 형제자매끼리는 공부성적이 비슷비슷하다고 하던데 저희 남매는 이상하게 제가 훨씬 좋아서, 오빠는 좀 주눅 들고 저도 괜시리 미안해져서 스트레스 받고... 사람이라는 게 성적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건데 성적만 좀 번듯한 싸가지 없는 이 여동생한테 치여서 맘고생했을 오빠 생각하니까 갑자기 짠하네요.
가끔 자기가 너무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하면서 점점 자존감이 약해지는 오빠를 보면 도대체 성적이라는 게 뭔데 사람을 이렇게 무기력하게 만드는 건지...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제가 다니는 학교가 지역명문이고 오빠 학교는 인문계바닥인데, 오빠가 다니는 학교가 거기라고 말하면 가끔 뭐라 말하면 좋을까 하며 당황하는 애들 볼때마다 얼마나 씁쓸하던지...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저를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는 애들도 있었죠. 전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데, 성적 같은 거랑 상관없이 오빠는 착하고, 올곧고, 상냥해서 얼마나 자랑스러운데요.
음...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었는데 ㅎㅎ
오빠가 고등학교 졸업하는 겸, 좀 있으면 대학교 입학해서 기숙사에 들어가버리는 겸, 해서 뭔가 선물을 해 주고 싶거든요.
실용성 있고, 세뱃돈으로 적당히 커버할 수 있는 가격이면 되겠는데 도대체 뭐가 필요할지 모르겠네요 ㅜㅜㅜㅜ
게임을 좋아하긴 하는데 안 그래도 많이 하니까 그건 안 되겠고...
좀 호리호리한 편이라서 옷 입혀놓으면 좀 그럴 듯(?) 하더라고요. 본인이 관심없는 게 문제긴 한데, 갓 20살이 도대체 뭐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 수가 있어야죠(...)
뭔가 좋은 선물 없을까요? ㅇㅅㅇ
Commen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