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에 학교에서 공짜로 중국전통악기를 가르쳐 준다고 하길래
전 '얼후'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왠걸 수업에 들어가보니 어떤
여자선생님이 비파를 가져오시지 않습니까? 그러더니 얼후수업은
없다고 그러시더군요.. 전 비파는 여자만 배우는 건줄 알았습니다.
모양새도 그렇고, 음도 그렇고, 결정적으로 15명이 수업을 듣는데
남자는 저 하나 뿐이더군요..^^;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선생님께 남자인 제가 수업을
들어도 상관이 없냐고 했더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놀라시더라구요.
그래서 중국 전통 미인도나 그런거 보면 대부분의 미녀가 비파를
들고 창밖에 흩날리는 꽃잎을 보고 있다.. 등등의 이야기를 드리면서
남자가 배우기에는 좀 부끄럽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웃으시며 중국에서
유명한 비파 연주자는 전부 남자다라고 말씀하시며 그런 걱정말라
하시더군요..
이렇게 본의 아니게 배우게 된 비파는 줄이 네개입니다. 각각의
줄을 1현(弦) 2현.. 등으로 부르는데 1현이 가장 얇은 줄이죠.
그리고 손으로 집는 부분은 상(相)과 품(品)으로 나뉩니다.비파는
둥근 타원형의 끝부분이 쭉 뻗은 모양을 가지는데 그렇게 뻗은
부분에 집는 부분이 '상'이죠. 그리고 몸통부분은 복(腹)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에 집는 부분이 '품'입니다. 그리고 각각의 현을
조율하는 부분을 음.. 이름을 모르겠군요. 한자 발음이.. ^^;
둥근 막대기로 이루어져있는데 중간에 조그만 구멍이 있어
여기 줄을 넣고 돌려서 조율하죠.
가끔 중국영화나 위에서 언급한 미인도에서 비파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다들 가슴에 품고 연주를 하는 형상을 이룹니다.
그리고 지금 다들 그렇게 연주하고 있구요. 근데 저희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면 옛날에는 그렇게 연주하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즉 가슴에 품고 연주하는게 아니라 기타처럼 옆으로 눕혀서
그렇게 연주하는게 일반적이었답니다. 뭐, 언제부터 그 방법이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옛날 배경의 영화나 그런 것들에서
보여주는 건, 어느정도 시각 효과를 노린 방법이고 그게 일반화
된 것은 현대에 와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하여간 요즘 비파 배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특이하잖아
요..^^ 한국에 돌아가면 친구들 모아놓고 한번 연주를 해줄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여친 앞에서도요. 그럼 점수 좀 따지 않을
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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