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라 연재 후 출판되었던 <와이어풀러>란 글이 있었습니다. Wirepuller. 예, 인형사라는 뜻을 갖고 있죠. 나왔을 '당시 지나치게 선정적이다', '야설이다'라는 비판과 함께 '세계관을 잘 그려낸 거다', '선정성만 따져대면 하루키도 야설작가냐' 등으로 시끌시끌하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문피아에서도 논쟁이 있었을 겁니다.
당시에는 조아라에 노블레스 시스템이 없었고, 19금 딱지가 붙은 게시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작가 사정으로, 또 여러 논쟁으로 갑자기 연재 중단이 된 적도 있었죠.
각설하고, 이 책은 현재 총 4권이 출판되었습니다. 그러나 3권까지 스캔본이 '음란물'처럼 퍼져나가 큰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였죠. 작가님은 블로그를 통해 생활고 문제도 있고 나이 문제도 있는데, 4권마저 스캔본이 떠돈다면 펜을 꺾을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죠. 2009년 2월 이후 5권이 안 나오고 있습니다. 작가님 블로그(http://akhan.egloos.com/)도 폐쇄되었지요.
괜히 생각이 나서 책장에서 다시 꺼내 읽어봤습니다. 책 제목이 왜 '와이어풀러'(wirepuller)인지도 밝혀지지 않은, 초반에 글이 끝나 더 안타까웠습니다. 한창 기대가 되는 시점이었는데. 역시 세상을 너무 빨리 걸어가면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조아라의 노블레스 제도가 장르문학의 방향성을 바꾸었다고 생각합니다. 배설의 측면보다는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그 양상은 천리안, 하이텔 등의 소설게시판에서 판타지가 연재되고 인기를 끌었던 것과 닮았습니다. 노블레스는 직접적으로 '수익'이 걸려있어서 변질되기 십상이겠습니다만, 원래 19금의 문턱을 넘은 어른의 세계는 그렇게 위태위태하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노블레스라는 인프라 없이 시장에서 내몰린 와이어풀러가 더 생각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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