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섭 ⓒ KIA 타이거즈 |
KIA 좌완 임준섭(24)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임준섭은 11일 광주구장서 열린 ‘2013 프로야구’ NC와의 홈경기에 2군으로 내려간 서재응을 대신해 선발 등판했다. 팀이 끝 모를 부진에서 헤어 나오고 있는 시점이라 부담이 큰 경기였다.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15순위로 KIA에 입단한 ‘2년차’ 임준섭은 씩씩하게 잘 던졌다. 직구 구속은 시속 130㎞대에 머물렀지만 내리찍듯 던지는 투구폼 때문에 NC 타자들의 체감구속은 실제 스피드 이상이었다. 여기에 각이 큰 커브를 곁들여 다양한 레퍼토리로 타자들을 현혹했다.
무엇보다 위기에서의 대처능력이 뛰어났다. 경험이 일천한 젊은 투수들의 경우, 잘 던지다가도 위기에 몰리면 제구가 흔들리며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임준섭은 그런 위기 상황을 지능적으로 모면했다.
시즌 초반 윤석민을 대신해 선발보직을 맡았던 임준섭은 이후 불펜으로 뛰다가 서재응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대체 선발-왼손 셋업-롱릴리프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출격하고 있다.
올해가 사실상 첫 시즌이다. 지난 시즌 팔꿈치 수술로 1년을 통째로 날렸다. 동기 박지훈이 필승계투조로 활약하는 동안 재활군에서 외롭고 고된 싸움을 이어갔다. 차분히 제구를 갈고 닦은 임준섭은 강속구가 없음에도 양현종에 이어 KIA 좌완투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겉으로 봤을 때 임준섭의 성적은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2승1패 평균자책점 4.30, 삼진보다 볼넷 개수가 더 많다. 기복이 있어 대량실점을 해 평균자책점이 높은 편이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이닝 소화 능력이다. 올 시즌 임준섭은 벌써 52.1이닝을 소화했다. 특별한 부상만 없다면 올 시즌 충분히 100이닝 돌파가 가능하다.
입대 전 임준섭과 비슷한 역할을 하던 곽정철은 물론 전천후투수로 뛰었던 에이스 윤석민의 첫 시즌(84이닝 평균자책점 4.29)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가장 큰 장점은 실점 후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 게다가 지저분한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한 두뇌피칭까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수술 후 첫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구속 증가 가능성도 높아 차세대 중심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선동열 감독의 황태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임준섭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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