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정확하게 타이밍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영화들을 보면 조금 어이가 없습니다.
잠입해서 시가지를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우연히 아내가 건 전화가 울린다거나(애당초 전화를 꺼놓을 생각은 왜 안 했는지 몰라요!), 우연히 경비병이 없던 때에 그 쪽 방향의 성문이 뚫린다거나(물론 사전설명이 충분하면 되지만, ‘마침 그곳의 경비병력이 비어 있었다’라는 식으로 뭉뚱그려 버리니까요!), 범죄자가 신분을 숨기고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는데 우연히 틀어져 있던 TV에서 현상 수배 뉴스가 딱 나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마치 신의 손길이라도 받은 듯이 이야기가 급격하게 반전됩니다.
물론 이런 요소야 적절하다면 예상 외의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좋은 장치가 될 수 있겠지만, 과용된다면 ‘허 참 운 좋네’하는 식으로 시니컬한 시선으로밖엔 바라볼 수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로 현실처럼, 아니 오히려 현실보다도 더더욱 ‘문학’이라는 매체는 ‘우연’을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99%의 치밀하게 짜인 필연과 1%의 예상치 못한 변수, 그게 정말 잘 만들어진 이야기지 싶네요.
네이버 웹툰 ‘기사도’를 보면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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