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쯤 녹색불 횡단보도 건너는데 달려드는 차에 치일뻔 한적이 있었죠. 근데 절묘하게 옆면을 스치고 지나가서, 0.5초 차이로 멀쩡하긴 했어요...
그래도 충돌은 했으니까 혼자서 병원 응급실가서
‘아, 저, 쫌전에 차에 치였는데 검사좀 받으러...’
하고 이야기 하는 굉장히 뻘쭘한 경험을 하기도 했었어요.
검사비가 상당히 나오던데 그 운전자가 자기 번호를 잘못알려줘서 돈받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거 말고도 어렸을 때 다른 애들이 대형 실외기 위에서 뛰노는게 재밌어보여서 저도 따라했다가, 앞으로 꼬구라져서 울퉁불퉁한 콘크리트 바닥에 이마가 깨졌던 적도 있었어요.
마침 그때 입었던 옷이 빨간 바탕에 흰색 선으로 토끼가 그려진 옷이었는데, 병원가서 치료하고 나오니 토끼가 사라져있었죠. -_-;
그런데 뭐 그런 것보다 좀더 위험했던 적이 어렸을 때 있었습니다.
오늘 미용실가서 머리커트하다가 갑자기 그때 기억이 떠올랐네요.
아마도 미취학~초등학교 저학년 쯤이었을텐데요,
아버지 직장이 있는 상가에 가서 놀다가, 그 곳에 있던 비디오가게 앞을 갔습니다.
밖에는 인도와 차도가 있고,
상가쪽에는 유리벽 하나, 통로, 그리고 새로운 유리벽 안에 가게가 있는 구조였어요.
형이랑 놀다가 비디오 가게 안에 틀어놨던 만화영화가 신기했던지, 그 유리벽 사이에 있는 통로에서 찰싹 붙어서 비디오 가게의 TV를 보고있었습니다.
몇분을 그렇게 보고있자니, 그곳 주인 아주머니가 애들이 그러고있으니까 불쌍해보였는지 그냥 들어와서 보라고 하고 문을 열어 주셨죠. 좋다고 형이랑 같이 들어가서 TV앞에 앉았는데, 잠깐 뒤에, 우리가 TV를 보고있던 반대쪽에서(그러니까 입구쪽이죠) 쾅 하는 광음이 나는거에요.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까 승용차 한대가 그 이중 유리벽을 뚫고서 비디오가게 안까지 머리를 들이밀고 있더라구요. 유리 벽들은 와장창 깨지고 난리가 나고...
그러니까 그 주인 아주머니가 형이랑 저를 안에 안들여보내주셨든지, 한 5분 늦게 들여보내주셨든지, 형이랑 제가 괜찮다고 안들어간다고 했으면 아마 잠시뒤에는 갈기갈기 찢긴 아이 2인분의 단백질덩어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때 그 벽쪽에 카운터가 있었었을텐데, 그 종업원은 크게 다쳤다고 들은 것 같구요.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긴 합니다만 알수는 없겠죠. 나중에 듣기로는 그 차 주인이 술마시고 음주운전한 의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인생 참...
꽤 어렸을 때 일인데도 그렇게 기억에 남네요.
정말 천만다행으로 상처하나 없이 저희는 무사했지만.. 저는 울면서 나왔는데 제 형은 계속 TV보고 있었다는 점을 회상해보면 참 인생은 알수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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