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을 법한 소재인데요...고려해야 할 사항이 몇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비슷한 동물일 경우, 더운 곳에선 작아지고 추운 곳에선 커집니다.
자연 도태의 영향이 있다고도 볼 수 있지요.
덩치가 크면, 무게에 비해서 표면적이 적어집니다. 그래서 열 손실이 줄어들지요.
반면 덩치가 작으면 무게에 비해서 표면적이 커집니다. 그래서 열 발산이 쉽습니다.
더우면 작은 덩치가 체온 유지에 유리하고, 추우면 큰 덩치가 체온 유지에 유리합니다.
흑형들이 아프리카에서 살때 작았는데, 미국에서 사니 우락부락해진 것도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지요.
아시아인들도 남쪽으로 가면 키가 줄어듭니다. 동남아나 일본이 작은 것은 그때문이지요. 더위에 강한 작은 체구가 생존에 유리하니까요.
벵갈 호랑이와 시베리아 호랑이의 차이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더운나라 호랑이는 스펙 면에서 사자보다 그다지 유리하지 않습니다만...
추운나라 호랑이는 스펙 면에서 사자보다 우월합니다.
그럼 호랑이가 사자에게 이기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고려 사항이 하나 더 있거든요.
호랑이는 기본적으로 솔로잉을 주로 하는 사냥꾼입니다. 혼자 사냥해서 혼자 먹고 혼자 살다 죽어가는게 기본입니다.
번식할 때만 잠깐 암수가 만나고, 번식 후에는 새끼 양육도 혼자서 맡습니다.
반면, 사자는 무리를 짓습니다. 그리고 사냥은 암컷이 하고, 수컷은 암컷한테 얻어먹습니다. 수컷은 무리를 지배하고 빼앗기 위해서, 대 사자전에 특화된 존재입니다.
사냥 능력은 정말 시원치 않습니다. 반면 대 맹수전에는 상당히 강합니다.
그래서 무리를 못갖게 되면 하이에나들이 먹는 썩은 고기나 뺏어먹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숫사자의 갈기는 사냥에 불리합니다. 눈에 잘 띄게 만들거든요. 부피가 커서 말이지요.
반면 같은 사자끼리 싸우거나 다른 맹수와 싸울 때는 유리합니다.
목을 물어뜯기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맹수들은 서로의 덩치로 상대의 강함을 측정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양이들은 허리 중간을 솟구치게 하는 자세를 취하며...
대부분의 동물들이 긴장하면 털이 곤두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호랑이는 우월한 스펙의 사냥꾼이라면...(크고 아름다운...)
사자는 스펙은 딸리지만 검투사라는 것이지요.(숫사자의 경우)
호랑이의 기습 능력은 숫사자를 능가하지만, 기습에서 충분한 타격을 입히지 못할 경우 사자의 공격에 맥없이 죽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대가리도 크고, 입도 크고, 앞발로 때리는 힘도 셉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문 쌈꾼인 사자보다, 홀로 고고한 맹수인 호랑이가 더 멋지다고 생각되지만, 우리안에 넣어놓고 쌈 붙이면 사자가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겠지요.
사자와 호랑이의 대인전 능력을 본다면....
고래부터 사자는 인간의 사냥감이자, 용기를 시험하기 쉬운 좀 난이도 있는 장식품이고...
고작 백년 전까지만 해도 호랑이는 인간의 천적이었습니다. 은신에 특화되고 기습 전문에 인간 따위는 일격이고, 무리를 짓지 않으며 하룻밤에 수십키로를 이동하기 때문에 추적하기도 쉽지 않고, 대처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산타고 수십키로를 이동하고, 수키로를 헤엄쳐서 섬에 와서 사람을 물어가기도 했으니, 이건 뭐 답이 없었지요.
그래서 천연두같은 극악한 질병이나 전쟁과 대등하게 취급된게 ‘호환’이었던 겁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호환 마마 전쟁’)
일본애들이 온갖 요괴를 만들어낸건, 딱히 무서워할만한게 없었던 탓이고...
한국에는 옛날 전래동화보면 주인공이 죄다 호랑이지요.
심심하면 사람이 호랑이에게 물려가던 나라입니다.
중국에도 호환은 무서운 것이어서, 공자가 말한 가혹한 세금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라는 일화가 유명하지요.
숫사자와 호랑이를 붙이면 숫사자가 좀 유리하지만...
전반적으로 본다면 호랑이가 더 우월한 맹수가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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