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형이 수제 햄버거집을 운영하는 사장입니다. 근데 언제 한 번은 제가 그림을 그린다고 하니까, 내 그림이라던가 취향인 그림을 보고 싶다고 해서 몇 개 가져가봤습니다. 제 그림은 아니고, 제 취향 위주의 일러스트와 만화입니다. 근데 문제는 그림에 간간히 페티쉬적인 그런 것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여자의 가슴이라던가, 골반 부위, 미끈한 다리, 남자의 경우는 탄탄한 슬림한 체형의 몸에 근육, 여자같이 섬세한 골격의 얼굴. 혹은 투박하고 선이 거친 남성형의 골격 등.
여자가 남자의 몸에 대해서 어느 부분이 어떻게 좋고, 이렇게 좋다, 하는 취향이 있는 것처럼, 저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저 같은 경우는 그냥 여자의 늘씬한 몸매 자체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불륨감 있는 가슴도 좋고, 골반도 좋고 다리도 좋고 다 좋습니다. 더 나아가면 알몸보단, 역시 보일락 말락한 것이 더 좋고, 특정 부류의 옷이면 더 좋아요. 가터벨트라던가, 속옷이라던가... 뭐 그렇죠.
근데 뭐 보통, 어딜가도 성적인 그런 그림을 보면,
“야, 이거 좀 부끄럽다. 넌 안 그러냐?”
그러는 반응이 대부분인 경우도 있고,
“와 이런 그림 좋네, 딱 내 취향이다. 더 없어?”
이렇게 갈리겠죠.
근데 형의 경우도 전자의 경우였고, 저도 그냥 이해는 했습니다.
“형, 근데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남자가 여자 인체를 보고 좋아하거나 하는 건 꼭 부끄러울 건 없잖아? 여자가 남자의 인체를 보고 우와~ 내 취향이야. 하는 것에 나도 별 태클이나 그런 건 해보지 않았고. 그럴 생각도 없으니까.”
“야, 그래도 그렇지, 형은 좀 부끄럽다. 넌 이런 그림이 괜찮나보네.”
“뭐, 나야 인체는 아름답다는 생각도 있고, 딱히 성적인 것에 이런 저런 이유를 달면서 뭐라고 할 생각은 안 드니까. 그것도 그렇고, 그림을 그리다보면 인체에 대해서 알아야 하거든? 그럴 땐 역시 알몸의 인체라거나, 몸매의 라인이 부각 되는 게 더 공부가 잘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남자잖아? 남자가 여자 몸매 좋아한다는 게 어때서. 그건 여자가 성적인 매력이 있다는 소리잖아?”
“하긴 그건 그렇지, 그래도 난 부끄럽지만,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넌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거지?”
“그런 거지, 뭐.”
대화는 이렇게 흘려갔고, 둘다 남자라서 그런지 큰 부딪침이나 그런 것 없었어요. 형도 그냥 이해는 해주는 편이고요. 가족들도 이런 것에 대해서 딱히 뭐라고 하진 않으셨습니다. 그냥 인체공부하는구나? 많이 보고 배워라, 라고 하셨으면 했지.
그래도 대부분은, 역시 성적인 게 나오다보면 쉬쉬하는 것이 있는 것인지, 딱히 좋게 보긴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자분들이 많이 그러시더라구요. 이렇게 여자 가슴 부각시키고 골반도 그렇고, 허리고 그렇고, 다리도 그렇고 왜 이렇게 강조를 해서 그리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고요.
그러면서도 웃긴 점은, 남자 아이돌이 나와서 상의를 탈의하고 춤추는 것은 꺄악, 깍, 하면서 볼 것은 다보면서, 남자가 여자에 대해서 우와~ 하면, 좀 변태스럽게 본다는 게 못마땅합니다. 가상의 여자캐릭터를 그린 것이고, 그런 가상의 캐릭터에 성적인 면을 부여한 것일 뿐인데,부끄럽다고 그만그리라는 게 좀 이해가 안 되긴 합니다.
실제로 제가 그런 태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너무 황당해서
“아니, 여자들은 여름에 해변에 가서 수영복 입고 다니는데, 그건 안 부끄러워요? 사실상 속옷이랑 크게 차이도 안 날 정도로 노출이 심한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것뿐이 아니라, BL이라고 남자 두 명이 뒤엉켜서 공이니 수니, 정하는 건 아무렇지 않고 남자가 하면 쉽니까? 웃겨서 참.”
“아니,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아무튼 그건 좀 아니에요. 여자들 시선도 신경을 써주세요. 부끄럽거든요.”
아니 이사람아. 가상의 캐릭턴데, 자기 자신도 아니고 뭐가 그렇게 부끄러운지...
물론 여성들의 성상품화는 무척이나 조심해야할 사안은 맞는 소리고, 어느 정도는 조심을 해야함이 옳지만, 정도가 좀 심한 거 같아요. 예술가들이 천시를 받는달까. 서양화가들이 여성의 아름다움이라고 실사 명화 작품들을 그리는 건, 우와, 예술이구나. 하면서 만화가들이나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리는 건 안 좋게 보니... 이게 참 웃기더라구요.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알 것은 다 알고 다닌다던데, 쉬쉬하면서 무작정 숨기는 것보단, 예전부터 말이 많았았던, 성교육을 제대로 가르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어디에서 본 건데, 자기 아들인 장애인들이 자위를 하는 건 이상하고, 무섭게 보는 부모님들도 상당히 많은 것 같더라구요. 장애인들도 사람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그게 어때서?
Commen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