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
14.01.12 15:42
조회
2,360

의외로 많은 분들이 모르시던데, 오큘러스 리프트는 구입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당장 구입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세, 관세, 배송비는 별도입니다. 소비자 버젼은 아니고, 그냥 미리 내놓는 디벨로퍼 버젼입니다. 기계값은 300불이지만 이것저것 더하면 4~50만원 정도.


https://www.oculusvr.com/ko/order-ko/


이 DK1 버젼은 기본적으로 어떻게 돌아가냐면, lcd 화면 하나를 어안렌즈(간단히 말해 볼록렌즈 1쌍이라 보면 됩니다)를 통해 바라봄으로서 현실적인 시야의 굴곡과 적절한 시야각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헤드트래킹 센서를 장착해 머리를 움직이면 그것을 감지해서 시야를 움직이기도 하는거죠. 이게 다입니다. 의외로 별거 없죠? 하지만 그 별거 없는 몇개의 차이가 그야말로 혁명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HMD(Head Mounted Display)에 불러왔습니다. 2개의 lcd판을 사용한 기존의 HMD와는 달리 1개의 lcd판만 사용하며 가격을 급격히 하락했고, 특유의 어안렌즈를 통해 시야각과 현실성을 크게 늘렸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이전의 HMD가 눈 앞에 모니터를 놓는 것이라면,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 모니터 안으로 다이빙하는 수준이니까요.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에는 많은 단점도 있습니다. 우선 가장 큰 단점은 누가뭐라해도 멀미입니다. 멀미가 무엇입니까? 반고리관이 몸이 움직이고 있다 생각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움직이고 있지 않을 때 멀미가 걸리고, 정반대로 반고리관은 몸이 ‘안’ 움직이고 있다 생각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세상은 움직이고 있을 때도 멀미가 걸립니다. 즉, 몸이 느끼는 것과 눈으로 보이는게 정반대의 상황에 놓였을 때 멀미가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전자의 경우는 주로 자동차를 탔을 때 걸리고, 후자의 경우는 주로 FPS를 하고 있을 때 걸립니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멀미, 즉 ‘가상현실 멀미’는 이중 후자의 경우입니다.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 어떤 모니터와도 다릅니다. 모든 모니터는 ’눈 // 현실세상 // 모니터속 게임세상‘ 의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게임세상과 눈 사이에 현실세상이 있기에 게임세상과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는 현실세상의 거리를 없애고 곧장 게임세상이 마치 새로운 현실이 된 것 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가장 큰 장점이죠. 하지만 멀미의 관점에서는 가장 큰 단점입니다. 단순히 모니터를 통해 보는 FPS조차도 어떤 사람은 하다보면 몸이 착각을 해서 멀미를 느낍니다. 자신이 움직이고 있다 생각하지만 몸은 안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오큘러스 리프트는 그정도가 아니라 게임이 새로운 현실이 됬습니다.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여전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가상현실 멀미는 FPS 멀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심각합니다. 물론 이것도 멀미는 멀미니까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어떤 사람은 괜찮고 어떤 사람은 심각한 수준이지요. 하지만 대체적인 평균을 보자면, 미러스 엣지처럼 시야가 현실적으로 흔들리는 1인칭 게임을 할 때는 높이 뛰어오르거나 상당한 거리를 뛰어내릴 때 아주 심각한 멀미를 느낍니다. 게임 한번 제대로 하기 위해 멀미약을 먹어야하는 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 다음 단점은 화면의 왜곡입니다. 어안렌즈는 현실성을 부여하지만, 역으로 화면을 보기 힘들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가 게임과 제대로 싱크로가 되지 않으면 게임 중앙은 쓸대없이 불룩해지고 가장자리로 갈 수록 쓸대없이 볼록해집니다. 곧디 곧은 일직선의 탑이 가운데가 불룩 튀어나온 배불뚝이 탑처럼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아무리 싱크로가 잘 맞더라도 왠만하면 화면 가장자리의 것들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안렌즈 특징상 가장자리로 갈 수록 뒤틀리기 마련이고, 글자는 물론이요 스킬창, 메뉴창, HUD, 체력, 등등 화면 가장자리에 흔히 놓이기 마련인 아주 중요한 정보들로부터 오큘러스 리프트를 쓰는 플레이어는 차단되게 됩니다. 게다가 애초에 HUD들은 오큘러스 리프트의 장점인 현실성을 해칠 수도 있고, 그것뿐만 아니라 아래에 이어 후술할 새로운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디자인해야하는 시대가 어느새 왔다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점은 원근감과 시야의 초점입니다. 여러분은 사람의 시야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아시나요? 사람의 눈은 의외로 그렇게까지 대단하지는 않아서 무언가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그 초점에 시력의 대다수를 투자해야만 합니다. 눈 앞에 손가락을 놓고 그 손가락에 초점을 맞춰보세요. 손가락 주위의 세상만 아주 흐릿하게 살짝 보이고, 그 주위의 대부분은 거의 제대로 보이지도 않지요? 사람의 시야는 사실상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극도로 작은 부분에만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원근감과 합쳐져 오큘러스 리프트에 적용됩니다. 여러분 눈 앞에 십자표시가 놓여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십자표시에 초점이 맞춰지기 쉽고, 그 십자표시 때문에 십자표시 뒤에 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게임화면에는 제대로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고, 그것은 게임의 원근감을 제법 심각하게 뒤틀기 쉽습니다. 십자표시에 초점이 맞춰지고 나면 그 뒤의 게임화면은 제대로 원근감이 적용되지 않아서 아주 멀리 있는 오브젝트도 아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십자표시를 없앤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냐면 그건 아닌게, 십자표시가 없다고 해도 이 원근감 문제는 언제든지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스카이림을 하다 보이는 거대한 산들이 멀리 떨어진 것 처럼 보여야 하지만 마치 눈 바로 앞에 놓여진 것 처럼 보이는 문제를 예로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이건 게임 디자인이 오큘러스 리프트와 제대로 합쳐지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니 게임을 따로 트윅하지 않는 이상 어쩔 수 없습니다. 트윅한 이후에도 문제가 크게 낫아지지 않을 수도 있고요.


현실의 가상현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가 어떤 것들인지 한번 적어보고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 ' 6

  • 작성자
    Personacon 엔띠
    작성일
    14.01.12 15:48
    No. 1

    야겜의 장르 특성상 이동이 적으니 멀미도 NONE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4.01.12 15:52
    No. 2

    한화닭스 야구동영상도 아주 좋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박약
    작성일
    14.01.12 15:51
    No. 3

    완전 꿈의 기계인 줄만 알았는데 그정도는 아니었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4.01.12 15:53
    No. 4

    어떤 면에서는 꿈의 기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나온 것은 일종의 얼리알파버젼인 DK1 뿐이니까요. 그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진화를 했기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맞이해야할 새로운 문제들을 맞이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강림주의
    작성일
    14.01.12 16:40
    No. 5

    p.s. 2개의 단점을 빼놓고 안 적었습니다. 우선 오큘러스 리프트는 프레임이 고정되어있지 않고 계속 변한다던가, 프레임이 60 정도 되지 않는 이상 상당한 멀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해는 갑니다. 현실에서 그러면 엄청 어지럽겠죠.

    두번째 단점은 여전히 부족한 시야각과 FOV입니다. 많은 게임은 FOV가 60~70 내외인데 따로 FOV를 트윅할 수가 없다면 그 FOV로 게임을 플레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니터로는 충분하지만 오큘러스 리프트로는 부족합니다. 그리고 FOV가 좁은 상태로 게임을 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보여지지 않기에 우선 현실성이 떨어지고, 심각한 가상현실 멀미도 느껴집니다. 시야각도 110도나 되지만 여전히 현실보다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4.01.12 17:00
    No. 6

    멀미 ; .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2100 날붙이만한 호신용품도 없습니다. +26 Personacon 통통배함장 14.01.13 1,672
212099 지니어스 게임보더 더 한 짓을 대기업과 정부에서 했죠. +1 Lv.24 약관준수 14.01.12 1,566
212098 조아라는 좀 그렇네요 +13 Lv.96 강림주의 14.01.12 3,376
212097 하도 시끄럽길래 지니어스를 보고 왔습니다 +20 Personacon 자공 14.01.12 1,894
212096 어제 처음 만나 첫눈에 반한 그의 모습을... +4 Personacon 엔띠 14.01.12 1,088
212095 아, CES 2014는 파면 팔 수록 새로운게 나옵니다 +6 Lv.96 강림주의 14.01.12 1,267
212094 전투식량 후기 +15 Personacon 엔띠 14.01.12 2,184
212093 KCC 강병현, 추승균 잇는 이지스함 살림꾼 +3 Personacon 윈드윙 14.01.12 1,031
212092 문피아가 많이 죽엇네요 +3 Lv.60 식인다람쥐 14.01.12 1,300
212091 기성용...글쎄요. +27 Lv.13 Vermagic 14.01.12 1,602
212090 저녁 먹기 귀찮으니. +9 Personacon 엔띠 14.01.12 967
212089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0 Lv.13 Vermagic 14.01.12 1,120
212088 이야... 오랜만에 와보네요. +8 Lv.38 거거익선 14.01.12 872
212087 최면으로 살인교사가 가능한가? +6 Personacon 통통배함장 14.01.12 1,485
212086 요즘은 대체 역사 소설을 읽을 때마다 약간 소름이 돋네요. +10 Lv.1 능광신협 14.01.12 2,196
212085 소설 설정으로 개인당 수호정령을 부여하려고 합니다. +12 Personacon 쉐룬 14.01.12 1,210
» 오큘러스 리프트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 +6 Lv.96 강림주의 14.01.12 2,361
212083 다른 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8 Personacon 페르딕스 14.01.12 1,211
212082 (스포)지니어스 저는 결말이 어떻게 날지 그래도 좀 기대... +10 Personacon NaNunDa 14.01.12 1,713
212081 노트북을 사려고 하는데 어디서 사는게 좋을까요~~~?? +4 Lv.44 風객 14.01.12 1,291
212080 노홍철 인성 이야기가 왜 나오죠 +9 Lv.12 단단단단 14.01.12 2,035
212079 지니어스 우승 예상 나름 생각 해봤는데 +2 Lv.54 영비람 14.01.12 1,350
212078 킁킁킁.. Lv.10 고검(孤劒) 14.01.12 829
212077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가 곧 끝나네요 +1 Lv.26 밤까 14.01.12 1,202
212076 이번에 티비 해외직구하면서 느끼는 티비구매팁. Lv.78 IlIIIIIl.. 14.01.12 5,183
212075 무협 관련 잡설하나. +10 Lv.32 뒹굴보노 14.01.12 1,393
212074 아 간만에 들렸는데 상당히 우울합니다. +4 Lv.91 키리샤 14.01.12 1,185
212073 지니어스 뭐죠? +17 Lv.54 영비람 14.01.12 1,770
212072 다이어트 시작했숨다!! +9 Lv.19 ForDest 14.01.11 1,145
212071 약 반년간의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1 Personacon Azathoth 14.01.11 1,266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