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하면 어떤 사람들이 떠오르나요?
아마 주로 황해의 개뼈다구나, 보이스 피싱이나, 오원춘과 같은 극악의 살인마가 먼저 떠오를지 모르겠습니다.
뭐 오원춘은 몽골계 조선족이었고, 황해나 그런 문제가 사회 어딘가 병폐로 분명 있을 것 같긴 합니다만(보이스 피싱은 정말 많긴 합니다), 적어도 제가 본 조선족들 대부분은 그냥 한국인과 거의 같아요.
개콘 좋아하고, 무도, 런닝맨 빠짐없이 보고(문제라면 이들이 보는 건 도둑 방송이므로 엄밀히 말하면 불법입니다) 한국 스타일에 관심이 많아서, 휴대폰도 똑같이 쓰고(갤노트가 가장 빨리 대륙에서 퍼진곳이 바로 조선족의 중심지 연길이지요. 지금이야 하나의 트랜드로 어딜가든 볼 수 있습니다만, ‘괴작’ 소리 들을 당시 한국과 연길만큼은 빠르게 퍼졌답니다.) 여러모로 신기해요.
조선족들도 내부에 나름대로 급이 있어서..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즉 하얼빈 조선족이다, 목단강 조선족이다, 연길 조선족이다, 위해다, 청도다 에 따라 급이 나뉘구요.(생활의 질이 차원이 다릅니다)
원래 고향이 어디냐에 따라 또 나뉩니다.
북한계/남한계, 남한계에서도 경상도계/전라도계로 나뉘지요. 경상도 계가 절대 다수이고 우위를 차지하며 연길 조선족은 북한계가 많지만 목단강 즈음엔 경상도계가 많지요. 사용하는 언어도 미묘하게 다릅니다.
한국에서 사람들이 뭉뚱그려 말하는 ‘조선족’에게 이렇게나 다양한 역사와 문명과 계급과 사상과 마음이 있는 셈입니다. 세상을 알면 알수록, 여행을 하면 할수록, 나라들과 나라들을 전전하면 할수록 내가 쓰고 있는 소설은 정말 이 세상으로 치자면 빙산의 일각조차 되지 못하는 구나, 무수한 모래사장 속 모래 한 알에 불과하구나 라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사람 한 명당 하나의 이야기책, 하나의 역사라고 하잖아요?
그런 걸 생각하면 더 넓은 마음을 먹고, 더 넓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2014년의 슬로건을 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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