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의 문제라고 해야지요.
아니, 클리셰가 아니라 ‘원패턴’의 문제입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해서 흔히 하는 이야기가, 경찰 드라마는 경찰이 연애를 하고, 법정 드라마는 검사, 변호사, 판사 등이 연애를 하고, 병원드라마는 의사가 연애를 한다고 말합니다.
세계관이라는게 천편일률적인게 아니라, 다루고 있는 내용이 지나치게 천편일률적이라는게 문제가 됩니다.
무협이든, 판타지든, 퓨전이든, SF든, 현판이든, 겜판이든...
주인공은 칼잡고 으럇 하면서 한방에 수만대군을 베어 버리는 내용이 나옵니다.
드래곤도 검을 휘두르고, 마법사도 검을 휘두르고, 왕도 검을 휘두르고, 신관도 검을 휘두릅니다. 신도 검을 휘두릅니다.
(꽤 높은 확률로 주먹으로 팹니다.)
이거 작가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독자들의 문제도 큽니다.
여자 주인공이면 하차한다는 분들도 많습니다만...
주인공이 떼돈을 벌거나, 엄청난 권력을 갖게 되거나, 엄청난 지모를 자랑하더라도..
독자들은 댓글로 묻습니다.
주인공 언제 세지나요? 하고 말이지요. 정말 순수하게 호의를 가지고 말이지요.
주인공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검강이 되었든 오라가 되었든 마나가 되었든 거대한 검을 휘둘러서 적을 썰어 죽여야 합니다.
주인공이 이건희 같은 재벌에 뒷세계까지 지배하는 절대자가 되었더라도...
자기 손으로 적을 썰어 죽이고, 비웃으며 짓밟아야 합니다.
검사가 되더라도, 상대를 법으로 재판하지 않고 뒤로 쳐들어가서 때려 패고 비웃으며 병신을 만들거나 죽여야 직성이 풀립니다.
세계관이 천편일률적이라고요? 세계관의 문제가 아닙니다.
독자들이 폭력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장르 소설이 아니라, 사실은 폭력 소설인거지요.
절대적인 폭력을 추구하고 그게 없으면 어떤 전개가 되더라도 만족 못하는...--;
십이국기 같은 소설을 문피아에 연재하면...
재밌다는 분들도 나오겠지만, 여주라서 하차한다, 주인공 언제 세지냐.
이런 이야기는 꼭 나올 거라고 봅니다.
학사도 칼쓰고, 화공도 칼쓰고, 악사도 칼쓰고, 농노도 칼쓰고, 군사도 칼쓰고...
이대로는 미래가 없지만, 칼안쓰면 현재도 없습니다...--;
답답한 현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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