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했다.
검에 대한 자질은 동료들의 것에 비할 바가 되지 못했고, 한번 본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천재들의 틈에서 나는 철저히 평범했다.
질투, 자괴감, 절망… 그 검은 기운은 나의 팔을 더욱 아프게 했고 하루하루 영혼을 잠식해 들어왔다.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내의지가 아니었음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자질이라는 것은 언젠가 꼭 발견되는 것이라 생각했었기에, 절망의 끝에서도 언제나 검을 휘둘렀었다.
그리고 내 생의 마지막에 서 있는 지금에서야 내게 주어진 자질이란 평범함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베어지는 것은 시간이었고 내가 생각했던 스스로의 한계였다. 근육의 고통스런 파열음은 나의 의지였고, 살아있음에 증명이었다.
나는 꿈을 꾸었다. 내 모든 무기들과 함께 하늘에서 춤을 추는 꿈을, 때문에 여한은 없었다. 자질은 평범했으되, 비범한 꿈을 꾼 것을 죄라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검무를 출 수 있게 허락해준 하늘에 감사했다. 최고의 인생이었다. 그리고 검성, 여기에 잠들다.
- 폭풍의 언덕에 있는 귀검사의 묘비 / 출처 : 던전앤파이터 캐릭터스토리 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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