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요.
누군가에겐 무척이나 쉽고 간단한 일이 누군가에겐 무척이나 어렵고 복잡한 일이 될 수도 있잖아요. 반대의 경우도 있겠죠. 나에겐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누군가에겐 쉽고 간단한 일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걸 생각하지 않고, 나에겐 이렇게 쉬운 일인데 너는 왜 못 해? 라고 가볍게 물어보는 것은 상처가 되요. 가끔 그런 사람들을 볼 땐 열등감과 함께 억하심정까지 생길 정도네요.
남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가 불행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신과 함께’라는 웹툰에서 나온 대사가 문득 기억나네요.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비슷한 뉘앙스였어요. ‘너보다 불행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라는 말에 ‘그렇다고 내가 불행하지 않은 건 아니잖아요.’ 라고.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고 그렇게 수없이 말하는 사람들이 위로한답시고 너보다 불행한 사람은 많다는 이야기를 할 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
나한테는 참 어려운 일이있어요.
어렵고 힘들고 그래요.
그런데 남들은 다 하는데 넌 왜 못하냐고 구박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말 그대로에요. ‘안’ 하는 게 아니라 잘 ‘못’ 할 뿐인 거에요.
점점 남과 공감하고 이해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요.
차라리 그러면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다 필요 없으니까.
구박이라도 하지 말아줬으면 하네요.
그리고 구박보다 더 저를 힘들게 하는 건, ‘왜 이해를 못하냐’는 말이죠.
당신의 잣대를 나에게 들이대지 말아요. 나를 설득하려는 건 좋아요.
하지만 내가 한 번 ‘no’했을 때 더 이상 그 잣대를 들이밀지 말아줬으면 좋겠네요.
쩝.
아 그리고 그냥 글을 쓰다가 문득 떠오르는 것인데.
자신이 남들보다 많은 것을 ‘본다’고 생각하는 것도 좋아요.
하지만 그 것으로 남을 깔 볼 수도, 무시할 수도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는 그런 사람이 참 많았어요.
‘아, 그 사람? 그런 사람인 듯. 쯧쯧.’ 이라고 이야기해버리는 사람.
그 사람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눠보지도 가치관을 공유해보지도 않았으면서,
판단해버리는...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그 사람은 그렇게 남을 미리 예측해보고, 자신의 행동을 결정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는 거지요.
하지만,
전 좀 싫더라고요.
그런 사람은 그럼 나를 처음 알기 전에도 미리 나를 판단하고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버려서요.
그리고 당신이 뭐길래 남을 미리 판단하는 걸까 싶기도 하고.
쩝.
뭔 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네요.
그냥 금요일 오후 갑자기 공허하네요.
맛있는 거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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