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장르 소설계는 멀었군요.
과거부터 느끼는 거지만 작가로서 책임감이 결여된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툭하면 연중에 소식 없기가 부지기수고, 상상력이 뛰어난건지 능력이 뛰어난 것인지 다작은 기본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연재하는 글, 혹은 출판한 글을 완결조차 짓지 못했으면서 새로운 글을 시작하고, 기다리는 독자들은 생각조차 안하는 작가들이 너무 많네요. 웹 연재야 아마추어의 영역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출판을 한 이상 프로의 영역으로 들어간 것인데 이런저런 사소한 이유들로 절필을 한다거나 소식조차 없는 작가들이 눈에 띕니다.
글을 쓰면서 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프로의 영역입니다. 프로의 영역에서 아마추어의 행동이 이어진다면 어찌 발전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런의미에서 일본의 만화계는 존경할만 합니다. 질질 끌기도 하고 완결이 언제 날지 감도 잡히진 않지만 적어도 꾸준히 나오기는 하니까요.
장르소설의 판이 커지려면 대여점이 아니라 독자에게 판매되는 시장이 커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툭하면 절판에 잠수타기 일쑤인 장르소설을 누가 사 모으고 싶겠습니까. 과거 재미있게 보아 최초로 구입했던 천마군림이 6권에서 멈춘 이후로 수많은 소설들이 비슷한 길을 밟았습니다. 프로 중에 프로작가라는 전민희님 역시 태양의탑 5권에서 멈춘지 오래라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책임감이 결여된 것인지 방증하는 것일테지요.
한달쯤 전에 그간 모았던 장르 소설들 다 버렸습니다. 완결과 미완을 합쳐서 100여권에 육박하던 책이 페지상에서 고작 8천원밖에 안하더군요. 8천원이 바로 연재 장르소설의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모을 가치가 없는, 모으고 싶어도 완결이 나온다는 확신이 안서는 그런 현실 말이지요.
이번에 네이버에서 웹소설을 시작한다고 하더군요. 출판은 아니지만 돈을 받고 글을 판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웹 소설 역시 프로의 영역입니다. 네이버라는 거대 업체에서 무의미한 연재 중단을 용납하지도 않겠지만 웹소설에서마저 현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더 이상 미래는 없겠네요.
그리고 한가지 덧 붙이자면, 웹소설 서비스에 들어갔을 때 가장 메인에 보이는 것이 금강님의 절대군주더군요. 그간 선호작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던 질풍노도가 연재되지 않는 이유가 리뉴얼과 여러가지 사정상 금강님께서 바쁜 이유라 생각해왔던 저로서는 금강님께서 새로운 소설을 연재하고자 한다는 것 자체에 배신감이 느껴지네요. 무료로 하는 연재도 아니고 네이버로부터 일정 금액을 받고 하는 것인만큼 앞으로 절대군주에 신경을 쓰시다 보면 질풍노도에 힘쓸 여력은 없어보이구요. 30주년 기념으로 연재하신다던 질풍노도마저, 그리고 프로중에 프로라는 금강님마저 이런데 어찌 장르의 발전을 바라겠습니까.
Comment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