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을 오늘 반디앤루니스에서 잠깐 서서
읽었어요. 민음사판 5권짜리 시리즈 말이죠.
그 옆에는 한권짜리 레 미제라블도 있었지만, 5권~
6권짜리 방대한 소설인 걸 알고 있는데 한권짜리로
된 축약본은 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대하 서사시를 읽어도 재밌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음과 불의 노래는 길기도 하지만 장르 소설
답게 지루한 부분은 없잖아요. 레 미제라블은 고전소설
이고 재미를 추구한 작품은 아니라서 괜찮을까 했는데...
참 이상한데서 재미를 느꼈어요.
나보다 더 사려깊고 영리하며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인간들의 이야기를 읽는게 흥미로운 거예요.
그들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과정 자체가 몹시 구미를 당겼어요.
시대를 넘나드는 천재들의 이야기는 사람을 설레게 해요.
저는 결코 범접 못할 영역이라 그런가 봅니다. ㅎㅎㅎ
조금은 그런 사람들의 영향을 받는 것이 햇빛을 쬐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그 끝이 어떤 허무함이나 비정한 결말이라도
내 안에 남는 건 따듯함과 건강함이거든요.
아주 잘 먹은 식사 같은 것 이기도 하고요.
이런 독서 과정이 자신을 사랑해 주는 것 같아요. 저 자신을 좀 더
사랑해 주기 위해서 돈이 좀 들더라도 이 시리즈를 사야 겠어요.
요즘 저한테 양질의 식사가 필요한 시점이라 그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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