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가을밤에 오늘도 마탑의 수도자들은 열심히
솔로진언경 ASKY(안생겨요)를 외우시느라 수고하시면서..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가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고검입네다..( _ _*)
사실 뭐 저녁한끼 먹는다는데에 있어서 무슨
설레임이 있었겠습니까..?
(라고 하면서 사실 그날 의상은
제일 신경쓰고 화장품도 발랐음..;;)
그리고 그냥 밥 한끼 먹으면서 그냥 같은 고용주와
고용된 입장으로서 성토대회 비슷하게 하려고 하려 했지요..
하지만 어린 친구인만큼 그냥 통크게 맛난거 맥여주려고
대전 은행동에 브루스게타가 있었더라구요..
저도 사실 이곳을 가보진 않았지만 블랙스미스와 비슷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라는데 가격대가 학생의
얇은 유리지갑으로 쎄긴 쎄더라도, 이제막 데이트를
시작하려는 파릇파릇한 커플이나 어색한 남녀사이에
있어서는 꽤 괜찮은 평점을 받길래 그곳을 가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친구가 약속시간이 6시 였는데
카톡으로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정도에 못가겠다고
정말 죄송하다고 ㅜㅜㅜㅜㅜ 이러 더군요..
제 군대가기 전의 성격이었다면 그냥 다짜고짜 전화러쉬어택
들어갔을테지만.. 심호흡 크게 한 번 내쉬고 덜덜덜-
떨리는 손으로 카톡을 보냈지요.
왜?.. 라고 짧막하게 보냈더니 이유도 별로 없이
정말 다시 죄송하다고만 그러더라구요..
제가 그래서 그러면 같이 일하는 그 동네 근처에도
먹자 골목이 있으니 그곳으로는 나올 수 있냐고
물어서 어떻게 간신히 만났습니다..
얼굴은 저도 모르게 굳어져버렸는데 갑자기 뒤에서
묘령의 아가씨가 "오빠!" 라고 하길래 뒤돌아봤더니..
"..?!"
맨날 청바지에 따뜻한 니트나 긴 츄리닝 옷만 입었던
친구가 깔끔한 여성전장에 검은색 구두 까지 신고
나왔습니다.
근데 정말로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뒤에서
후광과 함께 광채가 나는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굳어진 얼굴은 그냥 바보처럼 한 순간에 펴지면서
"날씨 춥다~ 뭐 먹고 싶니?" 라고 다정하게 물어보는
저의 포커페이스에 제가 다 놀랐습니다-_-);;
(참고로 전 AB형 뱀띠 남정네입니다..)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물어보니 실상 원래 약속했던
은행동으로 못갔던 이유가 둔산동에서
친구 만나서 조금 놀다가 그 친구가 어떤 남자를
소개 시켜줬다고 하더라구요..
(전 이 부분에서 저도 모르게 "아 그으래애~?" 라고
제가 빈정이 확 상하거나 뚜껑 열리기 바로 직전의
그런 모습을 했었던것 같았어요-_-;;)
당연히 그 친구는 연상일줄 알고 그렇게 입고왔는데
자기보다 1살 어린 연하남이더라구요..
저는 그냥 "허허허.."라고 넉살 좋은 아저씨 마냥
어이없이 웃을 수 밖에 없었지요..
둘이 훈제 삼겹살 같이 먹으면서 청하 한 병 시켜서
나눠 먹고서는 뭐 아이스크림 후식으로 같이 먹고
그 친구는 집에 들어가고, 저는 휴가 나온 동생놈하고
술 먹는 와중에 날라온 깨깨오톡으로 그 친구와 12시까지
대화 하면서 많이 먹지 말라는 둥의 채팅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사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AB형의 뱀띠 남정네라서
준비성이 겁네 철저하거든요..
당연히 예약을 하려 했는데 그 레스토랑이
토-일은 예약을 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제가 일부러
약간 그런 티를 밥 나눠먹으면서 냈어요 ㅋㅋ
그랬더니 눈이 동그래지면서 그러면 설마
예약 했는데 제가 같이 못간거냐고 그런거냐고
막 묻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사실은 토-일은 예약을 하지 못한다고
하면서 안심시켜 주니까 자기가 정말로 미안하다면서
그 곳을 쏘겠다고 하더라구요..
대신에 10%만 보태라고 하는데..
어차피 수능도 얼마 안남았고 빼빼로 데이도
얼마 안남았고 그 친구 생일도 더욱 얼마 안남았으니
이건 뭐 구실은 만들면 바로바로 다시 한 번
밥먹어야 겠어요>_<;;
(물론 화장실이나 전화 받는척 하면서 제가 계산
할 테지만 ㅋㅋ;;)
아..
진짜 오늘도 불닭볶음면 먹으면서 너무 맵다고 하길래
그런거에 아이스크림 먹어야 빨리 낳는다고
제가 은근슬쩍 유도하니까 어제 먹었던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바로 받아치더군요..
그래서 잠깐 나올래 라고 했더니 지금 알바 끝나고
폐인 모드로 바꿔서 나가기 싫다고 한다는데..
이거 저를 사..사.. 가 아니라 관심이 있다는 건가요..?;;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