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요일로 정해진 한일전 축구를 기다리다 생각한건데 축구보며 다들 엄청 떠들어댈거 같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말썽은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보니 스포츠문제에서만은 상대방을 눌러주겠다는 심정일테니까요.
스포츠뿐아니라 위안부와 독도, 동해문제에서는 더더욱 심하지요. 저는 위안부가 일본의 잘못이고 독도가 한국땅이라는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이 '동해'라고 부르는 바다를 동해라고 부르는게 정말 옳은가??] 하고 생각합니다. 이리 적고나니 여기저기서 돌날라오는 소리가 들리는것 같네요. ㅋㅋㅋ
왜 제가 그런 생각을 하냐면 엄밀히 말해 한국과 북한이 '동해'라고 부르고 일본과 러시아가 '일본해'라고 부르는 바다는 대한민국, 북한, 러시아, 일본 4개국 사이에 속한 영해와 EEZ(배타적경제수역)으로 이루어진 바다입니다. 일본해든 동해든 지명 명칭에 문제지 영유권하고 관계없습니다. 일본해라고 불린다고 일본의 바다가 아니고 동해라고 해서 한국의 바다가 아닙니다. 독도 or 다케시마 문제와는 엄연히 틀린 사항입니다.
양국이 각자 동해, 일본해라고 부르며 자신들이 맞다고 주장하는걸 제3자입장에서 살펴보면 주장하는 논리가 아주 웃깁니다. 자기가 먼저 그렇게 불렀다, 다들 그렇게 부르니까 대세를 따라라, 지정학적위치에 의거해 이건 우리말이 맞다. 등등 완전 한쪽에 치중된 시각에서 나오는 억지근거자료들뿐입니다.
각 주장을 전부다 쓰자면 너무 글이 길어지니 자세히 알고싶으시면 동해, 일본해로 검색하면 자료가 넘쳐나게 있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B%8F%99%ED%95%B4%EC%9D%98_%EC%9D%B4%EB%A6%84%EC%97%90_%EB%8C%80%ED%95%9C_%EB%85%BC%EC%9F%81
제가 태어난 고향이 마침 울산인데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울산 앞바다를 바라보며 마치 일본의 바다처럼 느껴지는 '일본해'라고 부르는게 맞겠습니까? 니가타현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서쪽방향 바다를 바라보며 '동해'라고 하는게 맞겠습니까?
일본에만 속한 바다가 아닌데도 일본해라 부르는것은 잘못된거고, 개방된 바다가 아니라 4개국 사이에 속한 바다임에도 특정시점에서 바라보는 방위를 가지고 동해라고 부르는것도 옳지 않습니다. 더구나 동해라는 단어는 고유명사도 아닐뿐더러 세계곳곳에 같은 명칭이 많아서 혼동의 우려도 있지요. 심지어 동해시(도시)와도 헷갈리는 상황입니다.
반면 한,북,중 사이에 있는 우리가 흔히 서해라고 부르는 바다의 정확한 명칭은 '황해'입니다. 중국은 그쪽을 동해라고 부르고 우리는 서해라고 흔히 부릅니다만 정확한 송식명칭은 황해로 정해져 있기에 별다른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동해만 논란이 벌어질까요? 비록 영유권과 상관없고 독도와 관련없는 바다명칭이지만 '일본해or동해로 불리는건 기분이 나쁘다'가 정확할겁니다. 한국(일본)에선 동해(일본해)라고 계속 불렀는데 상대편이 엉뚱한 소리하니까 기분나쁘고 짜증나는거죠. 혹시 전세계적으로 일본해라고 불려서 공식명칭이 된다면 독도를 지키기 어려워지지않을까 염려하는 마음도 있을테구요.
그러다보니 난데없이 백악관 홈페이지에 가서 서명운동을 하니 어쩌니 까지 떠들어 대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과연 저런 서명으로 국가적인 문제가 해결될까요? 이런 양국을 바라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웃기겠습니까? 제대로 주장할 근거가치도 없으면서 막무가내로 동해니 일본해니 주장하는것은 국제적망신입니다.
제가 어릴때 읽은 '뚱뚱이나라, 키다리나라' 라는 소설이 있는데 동해를 바라보는 양국의 상황과 매우 흡사합니다. 근면성실하고 금욕적인 키다리나라와 먹고 놀기 좋아하지만 문화적으로 여유롭고 풍족한 뚱보나라의 이야기입니다. 두 나라는 양국 바다 가운데 놓인 한 섬을 두고 '뚱보섬이라고 부르느냐?' '키다리섬'으로 부르느냐로 전쟁까지 벌입니다. 그러다 절충해서 뚱보-키다리섬으로 부르느냐? 키다리-뚱보섬으로 부르느냐? 문제로 다시 싸우지요. (이책 읽어보면 꽤나 재밌습니다.)
이책에서는 결국 부지런한 키다리 나라가 승리고 두나라를 병합하지만 키다리나라가 오히려 뚱보섬의 문화에 흡수되고 문제가 된 그 섬을 장미가 아름답다 해서 '장미섬'이라 부르기로 하고 결론이 납니다.
동해논란에도 이처럼 중립적인 명칭을 제안하는 견해가 있는데 황토유입으로 특유의 색깔을 따라 붙여진'황해'와 비슷하게 깊고 푸른 바다 라는점에서 따온 ‘청해(Blue Sea)’입니다. 깊은 청해(Deep Blue Sea)에는 왠지 상어가 나올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단어자체의 어감이 이쁘고 다른지역에 청해란 이름이 없으므로 혼동의 우려도 없습니다.
이런명칭을 채택하면 세계지도에서 볼때는 작은 동해바다에 비좁게 동해,일본해 병기하는것보다 더 보기도 좋고 말썽도 사라질것 같은데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제안을 하는건 기세 싸움에서 밀리는거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당연히 동해(일본해)인데 왜 명칭을 바꾸냐! 등등의 거부로 제대로 발언조차 못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명칭을 붙인다고 독도를 잃고 명분을 잃는 것도 아닌데 두려워할 필요가 있을까요? 양국 모두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며 서로 소모적인 논란을 하는것보다는 새로 중립적인 명칭을 정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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