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였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당시 국어시간이었지요.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시다가,
잠시 쉬는 동안 글을 쓰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신 적이 있습니다.
어린아이라도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이 있고,
어른이 봐야 이해할 수 있는 있는 글이 있다.
이 중에 어떤 글이 잘 쓴 글이냐.
여기저기서 중구난방 떠들어 대니, 선생님은 이쪽이 잘 쓴 것 같다는 사람 손? 저쪽이 잘 쓴 것 같다는 사람 손? 하셨습니다. 저는 전자에 손을 들었죠.
선생님은 말씀하시더군요.
"보는 대상에 따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아이가 보는 책이라면 아이에게 맞는 눈높이가 필요하고,
어른이 보는 책이라면 어른에게 맞는 눈높이가 필요하다, 라고.
즉, 어느 쪽이든 읽을 대상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쓴 것이라면 어느 쪽이든 잘 쓴 글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쪽이 잘못되었다, 라고는 말씀하지 않으셨죠.
요즘, 그런 선생님의 말씀이 절절히 다가올 때가 가끔 있습니다.
...선생님의 성함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나쁜 제자이긴 하지만요.
(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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