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 각궁의 우수성을 자랑하기 위해서...
일본궁을 비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사실, 우열을 정하기는 애매합니다.
영국의 롱보우와 일본의 장궁은 비슷한 복합궁입니다.
영어로는 laminated bow입니다.
재료를 단일 재료인 나무를 사용했을 뿐입니다.
사실은 2-3종류의 나무를 붙여서 만들어진 활이지요.
몽고와 한반도에서 주로 사용된 각궁은 합성궁입니다.
영어로는 composite bow입니다.
재료를 나무만이 아닌 여러가지 재료 뿔 등을 사용했습니다.
복합궁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며, 탄성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사거리나 위력이 떨어집니다.
합성궁은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탄성이 강합니다.
휴대하기 쉽고 사거리와 위력이 높습니다.
재미있는게, 이와 비슷한 예가 있습니다.
바로 AK-47과 M-16이지요.
M-16은 가볍고, 정확도가 높아서 교전거리가 깁니다.
AK-47은 무겁고, 정확도가 낮아서 유효 교전거리가 짧습니다. (유효 사거리가 300미터라고 하지만 150미터만 되어도 잘 안맞습니다.)
하지만, 어느쪽이 우월한가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AK-47은 만들기 쉽고,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었지요.
복합궁이건 합성궁이건 접착제로 서로 다른 재료를 붙이게 됩니다.
그리고 활을 사용할 땐 아주 심하게 뒤틀리게 되지요.
접착제로 붙은 물건을 강한 힘으로 뒤튼다고 생각해 보시면...
그게 얼마나 부담이 가는 행위인가...쉽게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직궁에 가까운 잉글리시 롱보우나 일본의 장궁은 시위를 걸어도 크게 변형되지 않지만, 합성궁인 국궁은 시위를 거는 것 자체만으로도 형태가 크게 변하게 됩니다.
옛날 천연 접착제만을 사용하던 시기에 얼마나 섬세한 관리가 필요했을 것인가...생각만 해도 아찔하지요.
옛날에 군대 다녀오신 분들 M-16 수입(일본식 용어지요. 手入테이레-정비라는 뜻입니다.)하시느라 고생하시던 기억 나시겠지만,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정말 애지중지 해야 했지요.
그리고 천연접착제는 특히 습기에 약해서 보관을 정말 공들여 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나무와 나무를 접착한 복합궁과 나무와 뿔 등 다른 재료를 접착한 합성궁은 어느쪽이 더 관리가 쉬운가, 습기에 강한가 굳이 말할 필요도 없지요.
특히 섬나라인 영국과 일본은 습기와의 싸움을 위해서 복합궁을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각궁에는 물소뿔이 쓰이는데...인도에서 수입된 전략물자였다고 하니....이게....--;
정말 최종병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습기가 심한 여름에는 각궁의 위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쉽게 파손되기까지 했다고 하니...
단순히 복합궁보다 합성궁이 사거리도 길고 정확도도 높으니 좋은 무기다. 복합궁은 열등하다...라고 판단하기는 힘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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