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의 위기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E북을 대안으로 삼습니다.
대여점을 철폐하고 전자책을 내고...하면 이 위기가 해결된다고 외칩니다.
고개를 갸웃거려 봅니다.
과연 해결될까? 하고 말입니다.
아래 글을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장르소설은 재미가 없다.
재미가 없는 장르소설은 그 존재 가치가 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장르소설은 그 존재 가치가 없는 셈이지요.
시야를 좀 더 넓혀서 생각해 봅니다.
장르소설의 목표가 '재미'라면, 같은 목표를 지닌 자들을 '적'으로 삼아야 하지 않냐고요.
그렇게 생각하니 상대가 엄청나게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강합니다.
당장 일본발 라이트노벨만 해도 그렇습니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장르소설은 그들에게 10대 독자들을 대부분 빼앗긴 셈입니다.
제 친구들 중에 장르소설 보는 사람 손에 꼽습니다.
전부 만화책, 애니메이션, 미드, 드라마, 라이트노벨 봅니다.
왜일까요?
단순히, 아주 단순히, '그것들이 더 재미있기'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장르소설은 성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그건 장르소설 자체의 힘이었다기 보단 '환경 보너스'가 작용하지 않나 싶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장르소설의 적'들이 이때 당시엔 그리 힘을 쓰지 못했기 때문에...그래서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10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장르소설은 다른 매체들보다 발전을 못 했다는 겁니다. 특히 '재미'면에선 더더욱 그렇습니다.
다른 요소 죄다 버리고 '재미'만을 속성으로 파는 소설이건만...
이대로 계속 시간이 지난다면, 장르소설은 정말로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요.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
그 때 당시 장르소설을 접한 독자분들은 이제 경력 10년차가 다 되어 갑니다. 그보다 더 오래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분들은 자의든 타의든 소설을 보는 눈이 높아져 있습니다.
웬만한 소설은 성에 차지 않지요.
그렇다고 신규 유입 독자들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다른 매체들에게 전부 빼앗겼기 때문이지요.
대여점 철폐와 E북 시장 이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별화.
"그들과 우리는 다르다. 우리에겐 그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존재한다."라는 걸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재미'를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래 어떤 글에 고양이 형님의 댓글에도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장르소설과 만화, 애니, 드라마, 라이트노벨은 엄연히 다릅니다.
장르소설에서만 줄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걸 정확하게 파악하는게 급선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장르소설로 만화의 재미, 애니메이션의 재미, 라이트노벨의 재미...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장담컨데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일 겁니다.
더 나아가서, 작가 자신만이 독자에게 선사할 수 있는 '재미'를 연구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무나 쓰고 아무렇게나 읽는 장르소설이 아니라...
전문화된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저 일개 글쟁이이자 독자의 푸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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