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모텔가에 위치한 작은 편의점.
연인 두쌍이 들어와 한 10분을 이것저것 사소한 것을 고른 후 공교롭게 계산대에 함께 섰다.
두쌍 모두 들인 시간치곤 몇가지 안되는 품목이라 얼마 걸리지 않을 것 같은데도 서로에게 먼저 계산하세요..몇번이고 양보의 미덕을 고집했다.
보기좋은 실랑이끝에 먼저 계산을 끝낸 A 커플쪽의 남자가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중에 그의 여친이 나가고..그후 다른 한쌍 B커플은 계산을 끝내고 함께 나갔다.
혼자 손님으로 남은 A 커플 남자가 한 1분여간을 머뭇대더니 내게 '그것'을 주문했다.
..몇개 들었나요?..
..3입짜리에요. 2500원입니다..
.. ' 그것' 있어...요?..
때마침 문을 열고 후다닥 달려들어오며 말하던 B커플 남자의 미소가 싹 걷혔다.
일순 한공간에 찾아든..기묘한 침묵.
그냥 보고만 있어야 했던 내 입가에 썩은 미소가 절로 맺혀져갈 무렵..갑자기 한 185쯤 되는 키의 서른 초반쯤 되어보이는 남정네가 가게에 들어오며 굵직한 저음으로 말했다.
..'그것' 어디 있소?..
..여기 이게 3개 들어있는 제품입니다..
그는 카운터 앞의 두 장애물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 성큼성큼 다가와 날 내려다보았다.
..딱 3개? 음..숫자가 좀 어중간한데..
..이쪽 건 5천원짜리로 총 6개가 들어 있습니다만..
..괜찮네. 그거로 주소..
단 20초만에 목적을 이룬 그가 문을 열고 나가자 어떤 여인의 큼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기야, 샀어?..
..어. 큰 거로 샀어..
..그럼 얼른 타! 나 아침 9시까진 출근해야 돼!..
우리는 본능적으로 시계를 보았다.
오전 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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