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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0 LoveF3
작성
09.12.25 07:35
조회
359

일단 전 솔로로 무장한데다가, 사실 여자라고 불리는 염색체 XX의 덩어리에는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물론 더럽고, 땀냄새나는 고약하고 불결한 염색체 XY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동성친구가 달라붙으면 개나줘버려라지요. 어쩌면 죽통에 주먹이 꽂히는 아름답지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을지도요....

뭐그런 고로, 무적의 솔로부대니, 외롭고 고독한 하얀 눈의 늑대라느니, 여자친구 소개시켜주면 발이라도 핥을 기세니 뭐니 농담삼아, 재미삼아 떠들기야 합니다만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커플들의 날이라는 크리스마스,

특히 올해는 짜증이 솟구칩니다.

왜냐고요?

당신은 물론 궁금하지 않을 게 뻔해서 이제 그만 뒤로가기를 누르시겠지만, 한탄이라도 늘여놓기 위해 장황하게 글을 쓰자면..

그 이유가 따뜻하게 입으면 될 걸 괜히 서로 붙어다니며 온기를 나누는 비상식적, 비논리적, 비생산적인 수탉 암탉들이 하하호호 거리며 머리에 꽃 꽂은 여자마냥 여기저기 들쑤시며 쏘다니는 광경이 눈꼴셔서가 아닙니다.

꼴불견은 크리스마스라고 지하철 역에서 전단지 뿌리는 "일부 소수의" 몰상식한 크리스챤과 뻑하면 신나 좀 마신 사람마냥 나사빠진 웃음을 흘리며 다가오는 "도를 아십니까" 시리즈 1,2,3가 대표적인 꼴불견이라 할 수 있겠죠.

아무튼 간에 그 꼴불견이고 나발이고 나라고 쓰고 본인이라 읽으며 "나님"이라 해석되는 저의 관대하고 바다같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는 해줍니다만, 정작 제 본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오늘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눈 떨어지는 거 처음보는 미친 개마냥 빨빨거리며 잘 놀다가 술이 깬 채로 집에 들어오니까 잇몸이 더럽게 아프다는 겁니다.

고백하자면 며칠 전부터 아침만 되면 입을 곧게 다물때마다 욱신거리긴 했습니다만, 오늘은 그냥 입에 파리가 들어가는지 모기가 들어가는지 알 수 없을 만치 넋나간 부랑자마냥 멍때리고 입을 벌리고 있는데도 잇몸이 더럽게 아프다 이 말입니다.

남의 좌우명을 따라하지 말자가 첫째요

둘째가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니 알 필요가 없다가 제 신조인데 도저히 고통을 참을 수가 없어 결국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습니다.

친애하고 위대하신 어버이 수령(?)보다 더 뛰어나시며, CPU 5112개를 합친 슈퍼컴퓨터보다 지식과 지혜가 풍부한 Naver 지식 人in님을 통해 정보를 습득했읍죠.

아니 그런데 이게 웬 걸? 사랑니랍니다.

그렇습니다 참 더러운 세상이죠. 인류의 진화과정 중 가장 쓸 데 없이 지금까지도 사라지지 않은 빌어먹을 놈의 '치아'라는 겁니다. 사실 전 이게 맹장보다도 더 쓰잘데기 없는 거라고 봅니다.

아직 제 육체는, 나님이라 해석되는 저의 관대한 정신적 세계에 범접하기는커녕 전혀 다른 저급한 1차원에 머물고 있다는 게 통탄할 노릇입니다.

이 슬픔을 강도로 따지자면 맛이 가버린 제 컴퓨터 CPU가 스스로 다운을 했을 때보다 31.324g정도 더 슬프고 충격적인 일인 거죠.

이름부터가 재수가 없는 사랑니 때문에 연말에 발치를 해야하나, 그냥 곧게 나도록 지금껏 믿지도 않았던 종교를 붙잡고 기도를 드려야 하나 고민입니다.

정말이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이후, 최대의 고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엑박360 vs 플스3 를 두고 이런 희대의 고민이 생길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기분 나쁜 2009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여러분들께서는 그깟 고통 참고, 병원에 가면 될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한다면 저로서는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을 겁니다.

2000년 잊지 못할 시드니 올림픽 개최식, 즉 제 생일날,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해서 "나님"과 "개념"이라는 단어가 26만 67광년쯤 떨어졌을 초등학생 시절 훌라후프를 들고 춤을 추는 무용수를 따라 하다가 발목을 분질러 버린 뒤 병원을 가기 싫어졌습니다.

뭐 제 잘못도 있었지만 바이러스가 아닌, 하드웨어적인 몸의 장애가 있었을 때마다 돌팔이 의사를 만난 게 가장 큰 죄라고 하겠지요. 다리가 분질러졌을 때 그 돌팔이 의사는 본인이 내 깁스를 만들어 놓고는 정신줄을 놨는지, 깁스를 반대로 끼더군요.

원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너무 아프다 아프다 못해 재차 병원에 갔더니 그제서야 놀란척을 하며 다시 깁스를 올바르게 끼워주더라 이 말입니다.

연기력이 아주 데종상감이에요. 지금 당장 미국으로 가서 건물이란 건물은 죄다 쳐부수는 헐리우드나 한 편 찍어도 될 정도라고 할까요? 워쇼쇼키 형제에 새로운 의형제가 생길지도 몰라요.

또 일곱살에는 더 가관인 돌팔이 의사 때문에 퇴원 9시간만에 발작으로 인한 재입원 이후 팔자에도 없었던 내장적출 수술까지 받기야 했습니다만 자세한 내용은 귀찮으니 기약없는 그 날에 추가적으로 쓰도록 하지요.

.

.

.

음....쓸데 없는 말이 참 길었네요. 결국 내용을 보자면 사랑니로 인하여 약간씩 통증이 있었던 차에 크리스마스 당일에 갑자기 아프다는 거지요. 그래서 이걸 발치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게 고민이라 올해 크리스마스는 최악이다. 라는 것이지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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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쉽게도 여기까지 글을 읽어준 분들 중에 혹시 뭐 다른 더 없나? 해서 혹시 태그가 있지 않을까 싶어 마우스를 이래저래 흔들어 보는 분은 없을 거라고 믿으며....

때지난 메리크리스마스 (--)(__)


Comment ' 1

  • 작성자
    르제
    작성일
    09.12.25 08:27
    No. 1

    메리크리스마스!!
    병원이 아무리 싫으시더래도 그렇게 아프다면 빨리 치과가서 CT촬영하고 발치하시는게 속편할 것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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