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보다 많은 작가들이 글을 점점 더 쉽게 읽히게끔 잘 쓰고 있어요.
그런데, 인기소재를 선택한 상당수가 필력이 많이 모자라요.
그러니, 어차피 완성도 있는 글은 기대도 안하니까 세편뒤에 이게 사이답니다 할 내용 뻔히 보일바에야 그냥 클리셰다듬기 하지말고 쓰라는 경우가 다반사에요.
식상하니까요.
사이다가 아니라, 작가들이 짜임새있는 글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기대치를 내렸고, 그래서 의미부여하기 힘든 분량을 쳐 내라고 요구하는거에요. 작가의 자기만족에 불과하니까. 사이다/고구마의 이분법이 워낙 널리 퍼진데다, 굳이 새로운 표현을 찾을 필요를 느끼지 못해 사용하는 독자도 상당해요.
개연성 없는 말 그대로 ‘고구마’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내용을 필요해서 쓴다고 변명하는 경우도 허다하죠.
호응안해주면 떨어져 나가는거구요.
어차피 글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독자들은 장르소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아니고, 외려 쉽게보고 뛰어드는 작가들보다 훨씬 많은 글을 읽은경우가 흔해요. 물론 그 시선과 생각만이 옳다 말 할순 없겠지만, 대체적으로 쓰는사람이 본인의 글의 강점이 무엇인지, 읽는 사람들에게 뭐가 매력으로 다가오기에 읽고, 그래서 어떤점이 불필요해보이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읽는사람과는 입장이 전혀 다르니까요.
개개인이 댓글 다는것도 길지 않을거에요.
댓글달고, 작가나 혹은 같은 독자들끼리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보면 피곤해서라도 안달게 됩니다.
그냥 맘에 안들면 걸러버리는게 편하다는 걸 체득하는거죠.
그리고 댓글창에서 손을 떼는사람이 생기는 만큼 새 독자들도 생길 뿐이고.
유독 악플이 많은 것 같다 싶은 글은 글 자체에 문제가 분명 있어요.
그 문제를 감안하고도 보는 사람이 많으냐 아니냐로 나뉠 뿐이지, 손가락으로 눈을 가렸다고 세상이 사라진 건 아니잖아요.
프롤로그 제외 세편쯤 보면 작가 필력에 감이 오고, 챕터 하나 도입부만 봐도 얼추 레파토리 1,2,3 정도로 압축되고, 그저 필요에 의해서 등장시켜야 하는 인물이 나올 땐 이미 다음내용이 빤히 보인다면 그 글이 대체 무슨 매력이 있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싶게 만드는 솜씨가 있느냐 없느냐가 욕을 먹더라도 팔리느냐, 그냥 바닥에 깔리느냐의 차이를 만들 뿐이죠.
사실 따지고보면 총체적 난국입니다.
분명 과거에 비해서 훨씬 나은 글을 쓰지만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비교분석하기도 쉽고, 보다 독자의 목소리를 내기 편해졌기 때문에 엄격하다 느끼는것에 불과하다 봅니다.
매 주간 베스트 100을 일년치 모아본다 해도 이 ‘장르소설’ 혹은 ‘판타지소설’이라 분류되는 책을 읽어본 적 없는 이에게 추천할만한 소설은 하나가 될까말까 한게 현실입니다. 그 기준을 연재소설에 적용하는것이 힘듦을 알고, 그렇기에 일정부분 포기하고 보는 독자가 있는 반면, 눈에 보이는것을 다 말 하는 독자가 있는것 뿐이에요.
물론, 누군가는 글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고구마에 목이메어 죽을 것 같아 하기도, 호구같은 주인공을 욕하기도 하지만, 그런 독자의 대다수는 그 글의 가치를 그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대충 읽어요.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지라, 두 번 거를 필요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댓글을 달 뿐이죠.
이건 알아서 걸러보면 되고, 그게 아닌 거의 전부의 댓글은 다 글을 못썼기에 나오는거라 받아들이는게 나아요.
전체적으로 퀄리티는 나아졌지만, 그 퀄이 어디서 나오는건지 이젠 잘 모르겠네요.
성공한 몇몇의 구성을 따라가다보니 편해진 것을 나아졌다고 느껴서 나아진 것인지, 개개인의 능력이 발전해서 그러한 것인지.
사이다패스 운운하면서 흔히 거론되는게 ‘반지의제왕’인데요.
그건 문피아 연재소설과 같은 카테고리로 놓을 수 없는데 왜 동일선상에 놓는것인지 의아합니다.
장르소설 연재 사이트지만, 이곳에도 사실상의 분류로 두면 딱히 ‘판타지’로 구분 할 필요가 없는 소설이 아주 많이 연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소설들을 따로 문학소설들과 비교하지 않잖아요.
흔히 ‘잘 썼는데 묻힌 글’은 연재소설에 맞지 않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매일 연재되는 선작들, 그래서 하루에 정해진 시간마다 여러 작품이 올라오고, 다 다른 소설들을 한번에 쭉 한편씩 읽는다면 유사한 설정이 읽기 편하죠. 오리지널리티를 살린 글이 중간에 하나 끼게 되면 피곤한건 당연해요.
이 말은, 그 소설 자체의 완성도가 문제가 되는것이 아니라, 읽는 방식 자체가 여유를 두고 읽어야 하는 소설을 일일연재소설들과 한군데 두고 같이 읽으니 자연스레 손이 가지 않게 되는거라는 거죠.
1. 소재는 흥행을 따라가야 하고
2. 하루에 오천자 이상은 연재를 해야 하고
3. 편집과 교정, 퇴고를 충분히 거칠 수 없는 환경이니
4. 이걸 다 감안해서 그러려니 해 다오.
하는 마인드로 글을 파는 시장이라 보이네요.
문피아 일간 베스트 20위까지만 두고보면, 글 하나에 편집자 둘 붙어서 교정하면 체질 자체가 바뀔 글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수익성이 떨어지니 하지 않는 것 뿐이죠.
사이다패스라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사이다에 미친놈이라는 말을 들어야 마땅하다 할 댓글은 정말 드물어요.
이런 비속어성 비하발언을 왜 아무생각없이 쓰는지 모르겠네요.
오히려 이유불문하고 욕부터 하는 댓글이 더 흔하죠.
독자들이 서로의 입장차이를 이해 할 필요는 없기에, 그들끼리 이런 이야기로 싸우는건 그럴 수 있다 봅니다만, 작가라는 사람들이 사이다패스 독자가 많아서 인기가 어쩌고 하는건 좀 불편하네요.
누군가는 정신줄 놓고 봐도 편하게 읽히고 캬 시원하다 할 글도 누가 볼 땐 개연성이고 스토리고 뭐도 없는 그냥 막장 삼류일 수 있어요.
오히려 댓글에 이번 편 사이다라거나, 속 시원하다거나 하는 댓글들이 조금도 공감되지 않는 경우도 흔합니다. 순 억지를 부리고 있는데 어째서 그렇게 느끼나 싶기도 하죠.
전체적으로 독자의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
물론, 그 댓글다는 독자들이 다 그럴 만 한건 아니에요.
그런데, ‘어차피 백원짜리 시장’이 아니게 되기 위해선 ‘백원을 초과하는 가치를 쓰는 작가’가 있어야만 해요.
그게 아니면 결국 백원짜리 시장에서 백원이 넘는 소설을 찾는 사람들이 악플러가 될 뿐이죠.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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