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영화 곡성 결말에서 아쉬운점

작성자
Lv.60 카힌
작성
16.12.30 23:30
조회
1,592

꽤 지난 영화니 스포 포함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평과 대단히 좋게 평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제 경우엔 좀 다름니다.

관점의 차이겠지요.


열린결말이라고 하지만 사실 후기와 분석을 좀 보다 보면 대부분은 해석이 됩니다. 천우희의 정체 처럼 끝까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악의 편은 아니라는 건 짐작할 수 있죠.


곡성은 좋게 말하면 열린결말이고 안 좋게 말하면 완결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열린 결말의 인셉션은 모든 과정을 다 그리고 그 가운에 해석이 다를 수 있게 해두었지만 곡성은 주제에 맞춰 이야기를 진행하다 여러 해석이 가능한 메시지만 남겨두고 이야기를 잘라 버렸습니다.


곽도원은 의심을 하죠. 아니 그런 의심을 하는 마을 사람이 많았습니다.

괴이한 이야기를 듣거나 보고 의심이 싹터 그것이 일광과 일본인에 의해 이용됩니다.


슈퍼내추럴에선 보통의 범주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이용당하는 것을 그들의 잘못으로만 돌리진 않습니다. 마을 전체가 악마에게 현혹당하는 경우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경우에는 주인공 형제에 의해 바로 잡힙니다.

선택의 여지가 있었던 경우라면 댓가를 치루게 되죠.


곡성의 마을 사람들은 어떤 명확한 선택적 상황에 마주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냥 의심할 일이 생기고 어쩌다보니 현혹당합니다.


일광은 잘 빼 입은 정장을 입고 등장합니다.

일본인은 의심스러운 행적을 계속해서보입니다.

대비가 되죠. 그리고 둘은 같이 연극을 합니다.


곽도원을 포함한 마을 사람들은 이 두 악마들에 의해 이용당하지만, 어떤 구체적이고 판단이 가능한 선택적 상황이 아니라 그저 몰리기만 합니다.

몰리다 못해 의심을 하게 되고 현혹을 당하게 됩니다.


정장을 빼 입고 말 잘하는 일광이 천우희보다 믿음을 주도록 하는 연출까진 이해가 됩니다만, 그 정도로 현혹되지 말라 라는 메시지를 던지기에는 장치로서 상당히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곽도원은 잘못된 정보를 여러번 접하고 여러번 실수하지만 그것은 어떤 사익과 욕심에 의해서라기보다 그저 딸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그나마 딸을 위해 일본인을 해치도록 유도한 일광에 넘어간 부분과 천우희의 말을 듣지 않은 부분 정도가 있는데, 이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 케이스라 하겠습니다.


왜냐면 유도에 넘어가 일본인을 해치려 하게 된 곽도원은 일단 직접적으로 살해한 것이 아니고, 그 전에 그런 상황으로 몰리기 전에 결정적 실수를 한 적도 없습니다.


즉, 두 악마와 대적하는 천우희의 존재는 너무나 미약하다는 말입니다.

누군가는 수호신이라 하여 믿어야 힘을 발휘 하는 존재라고도 하는데, 그렇게 보기에는 일광이 천우희를 만나자 마자 구역질을 하고 도망간 장면은 해석이 안됩니다.

그냥 대적이 안되죠.


지극히 소극적인 천우희의 존재로는 균형이 맞질 않는다는 말입니다.

제가 슈퍼내추럴을 언급한 이유는 그 중간에 낀 존재로 딘과 샘 형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감독이었다면 영화 곡성에 세가지 다른 진행을 했을 것입니다.


1. 천우희가 영화 중간 중간에 결정적 선택에 대한 언급이나 힌트를 주어, 곽도원이 그것을 의심하고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다.


2. 딘과 샘 형제 같은 중간자가 있어 천우희와 일광의 의도를 파헤치려 하다 곽도원과 얽히고, 잘 흘러가다 곽도원이 기존의 결말처럼 닭이 세번 울기 전에 들어가는 실수를 저지른다.


3. 천우희를 믿을 뻔한 상황이 두어차례는 나와줬는데도 불구하고 의심을 키운는 장면을 넣는다.


곽도원은 자기 선택에 의한 피해치고는 과도한 피해를 입게 됩니다.


즉, 이 영화의 메시지는 극단적 방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본래 의도한 메시지는 부차적이고,


작은 잘못이나 의심으로도 예기치 못한 아주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 라는 정도.

보이스피싱이나 멀쩡해 보이는 사람에 의해 전재산을 잃는 분들 처럼 말이죠.


현실적으로 악이 득세하지 않는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생명이 사라질 정도의 극단적이고 큰 사고가 되려면 더 많은 징조와 선택적 상황이 있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생각입니다.



Comment ' 1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6.12.31 00:13
    No. 1

    일광의 훈도시를 보고 느낌이 오더군요
    여러모로 곡성은 볼 때마다 미궁에 빠져드는 느낌이었습니다 ㄷㄷ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33467 삼촌미소 가득, 악뮤 신곡 미리보기 +1 Lv.60 카힌 17.01.01 1,331
233466 김동현의 울지 못한 매미..좀비로 상쇄 +12 Personacon 윈드윙 17.01.01 1,479
233465 카카오톡PC를 사용하려다가... +1 Lv.80 크라카차차 17.01.01 1,590
233464 신년 잡담 +9 Personacon 묘한(妙瀚) 17.01.01 1,557
233463 스포츠소설에서요. 경기 묘사가 길면 별로인가요? +3 Lv.1 [탈퇴계정] 17.01.01 1,568
233462 새해에는 많이 웃어요 우리 +9 Personacon 히나(NEW) 17.01.01 1,182
233461 2017년 정유년 새해 福 많이 받으세요~! +3 Lv.34 가연(假緣) 17.01.01 1,054
233460 올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2 Lv.37 burn7 16.12.31 1,225
233459 맛있게 드세요 +4 Personacon 피리휘리 16.12.31 1,195
233458 최근에 무협을 읽다가 느꼈는데 강호란 굉장히 위험한 세... +9 Lv.25 술그만먹여 16.12.31 1,772
233457 주요 라이트노벨 목록 +5 Lv.34 바람의책 16.12.31 1,532
233456 무한도전 시청 감동중입니다.엄청나네요^^ +3 Lv.11 은걸 16.12.31 1,423
233455 무협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4 Lv.85 고락JS 16.12.31 1,541
233454 골든 블랙홀? +3 Lv.99 아자부 16.12.31 1,396
233453 앱으로 읽어서 몰랐는데, 최근 읽는 세 가지 소설이 +2 Personacon 적안왕 16.12.31 1,884
233452 무협/판타지/현판의 클리셰 변천사 +11 Lv.47 자전(紫電) 16.12.31 2,079
233451 UFC 207 매미 김동현, 사피딘 로우킥 봉인하나 +2 Personacon 윈드윙 16.12.31 1,376
» 영화 곡성 결말에서 아쉬운점 +1 Lv.60 카힌 16.12.30 1,593
233449 마교에 대한 참고사항. +8 Lv.99 혼돈군주 16.12.30 1,655
233448 이제 병신년이 끝날 날이 찾아옵니다. +7 Lv.13 삿갓笠 16.12.30 1,186
233447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개정안 결국 철회됐군요 +4 Personacon 플라워 16.12.30 1,831
233446 론다 로우지, 누네스 백초크? 흥분만 안하면 승산 +2 Personacon 윈드윙 16.12.30 1,401
233445 판타지소설 제목좀알려주세요~! 부탁드려요~! Lv.1 tj******.. 16.12.30 1,592
233444 돌아온 히스 헤링…충분했던 ‘텍사스 광마’ +4 Personacon 윈드윙 16.12.30 1,504
233443 보던글에 완주기념 뱃지 보신분 있나요? +2 Lv.99 시러스 16.12.30 1,532
233442 오늘 3년 넘게 사용하던 폰이 고장났습니다... +7 Lv.80 크라카차차 16.12.30 1,486
233441 문피아 과거 인기작.. +10 Personacon lackhole 16.12.30 2,112
233440 주마등에 대해... +5 Lv.99 혼돈군주 16.12.29 1,473
233439 더 불린 크로캅, 비UFC권 ‘킹’ 킹모 감당하나 +6 Personacon 윈드윙 16.12.29 1,286
233438 노는 것도 때가 있군요.(놀이동산) +18 Personacon 적안왕 16.12.29 1,643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