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놈의 군대문제,
막상 내 누나나 여동생이 입대해서 나처럼
지내다 와야한다면 차라리 내가 더 있다 오고 말겠다 하셨죠?
정말로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봤을 땐
만약 여자들까지 몽땅 군대를 가게 된다면
그 늘어난 인원을 감당할 비용은 어떻게 합니까?
안그래도 좋지 않은 환경, 돈 모자라면 더 나빠지겠죠.
남자나 여자나 더 안좋아진 환경에서 다 같이 고생하는게 하향평준화가
아니면 무엇입니까?
원하시는게 그런 모습입니까?
전 아는건 없습니다만,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여자들도 똑같이 군대가라는 것 역시
전혀 현실적인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는 건지는 몰라도 그보다 차라리 사병들 월급올려주는 게
더 현실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징병제보다 모병제가 더 이상적이라는 분명한 사실이고,
당장은 안되도 조금이나마 거기에 가까워질 수 있도록
여자들과 면제자들에게 세금이라도 물려서 사병들 월급이나마 제대로
받게 하자는게 그렇게 부당한 제안입니까?
당장 징병제를 철폐할 수도 없고 그럼에도 지금부터는 사병들 숫자도
줄인다는 말이 나오는 나라에서 그게 그토록 부당한 주장이냔 말입니다.
앞서 올린 글은 특히 그렇지만
저 스스로도 분명 글에 공격적인 면이 많았다는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비난을 하거나 욕설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논리의 과격성은 있을지언정
최소한 해서는 안될 말을 하며 누군가를 공격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뜬금없는 곳에 뜬금없는 주제로 갑자기 나타나
그렇게 공격적으로 글을 쓴 거였습니까?
분명히 아래에 여성부와 페미니스트들을 공격하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제 자신은 결코 페미니스트도 될 수 없고,
아는 거 많은 똑똑한 여자도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여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땅에서 여자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여성부를 재수 없는 여자들이 모여서 돈만 낭비하는 쓸데없는 부처라던가,
페미니스트들에 대해 꼴통이라느니 미친...이라느니 하는 욕설과 비난이
난무하는 거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저역시 그런 꼴통페미와 여성부에서 삽질하는 여자들과
'같은 여자'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욕먹을 만 하니까 욕한다고 하셨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제가 겪은 바에 의하면
저의 소견으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일을 두고도
'페미니스트'들이 추진한다는 것만으로 욕을 먹더군요.
오래지 않은 일로,
포르노에 대해 좀더 다르게 접근해보자는 의도로 시작한,
남자들만을 위한 포르노가 아닌
여성들과 장애인 등 성적욕망에서 배제된 사람들을 위한 포르노를
이야기해보자는 모임에 대한 기사를 게시해 놓고
무려, 비웃고 비난하고 계시더군요.
그게 왜 욕먹을 일입니까?
덕분에 당시에도 화가 나서 그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동안 쌓이고 쌓인 게 폭발했을 뿐입니다.
고무판에서는 그 사안의 민감성으로 분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정치관련한 글은 가능하면 게시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역시 정치에 관련되어 있고, 못지 않게 첨예한 의견대립을
낳을 수 있는 여성문제도 게시를 하지 말던가,
정히 게시를 할 땐 좀 더 조심스러운 의견 피력이 필요한 거 아니던가요?
고무판에도 분명 여성 회원들이 존재하는 바,
그런 글을 쓰면서 단 한번이라도 그 글을 읽을 여성회원들을 배려한 적
있으십니까?
화가 나다보니 제목도 자극적이 되었고
언사도 공격적이 되었지만
저, 누구에게도 욕설한 적 없고 인신공격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수 없이 저를 향해 쓰여지는 글 중에서
저의 태도를 지목하며 토론의 자세가 그래서는 안된다고
정중한 언사로 말씀해주신 분은 단 한분이었습니다.
그 분께만는 흥분해서 이성을 잃은 제 태도와 공격적인 언사에 대해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개념없다느니 하는 글부터 익명성에 기대 함부로 지껄이고
도망가는 인간따위로 만들어버리는 등의 수많은 인신공격성 글까지
받아들이고 싶진 않습니다.
제 글이 그렇게 수많은 분들을 상처입혔습니까?
저 한 사람에게 이만큼의 공격이 퍼부어질 만큼요?
대체 어느 쪽이 더 잔인한 겁니까?
제가 왜 그 정도로 공격적인 글을 올렸는지는 생각해보셨습니까?
앞 뒤 상황 다 배제하고 제 글 하나에만 그토록 분노하여
이 정도로 저를 몰아붙이시면서 참 당당하시군요, 다들.
솔직히 어제 글을 올리고 나서 이어 달리는 코멘트에 너무 실망을 했기에
더 이상의 논쟁을 포기하고 창을 닫았었지만,
다시 들어오니 난데없이 게시판 공적이 되어있군요.
수많은 글에 충격을 받고 그 충격에 온 몸이 덜덜 떨려서 그냥 도로 창 닫는 걸로
끝내려고도 했습니다만, 비록 자주 글을 올린 건 아니어도
2년 넘게 머무르던 고무판에서 뜬금없이 나타나 글 하나 남기고 사라지는
이상한 인간으로까지 취급되고 싶지않아 글을 남깁니다.
끝으로 한 가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가볍게 한 사람 몰아붙이지 마십시오.
벌써 10년 가까이 인터넷을 하면서,
저 단한번도 이런 일 당해본 적 없었습니다.
어떤 커뮤니티에서도 무책임한 글만 남기는 인간이라는 소리 들어본 적
없습니다.
글 하나 쓸 때마다 늘 고심하고 조심하던 인간이었습니다.
이번에 쓴 글도 공격적이었던 건 알고 인정하지만
이 정도로 비난받으며 일방적으로 몰아붙여질 수 있는 글인지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비난 줄줄이 달릴 거 알면서 일부러 상소리 휘갈기고 간 것도 아닌데
이 정도로 공격당하는 거 정말로 버티기 어렵습니다.
저 이후에 또 다른 사람이 이런 상처 받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이와 관련된 글은 물론이고 더 이상 고무판에 글 쓰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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