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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에너지 전쟁 - 헬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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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55 [탈퇴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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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7.30 22:04
조회
337

포스트 석유 시대’ 경쟁 본격화… ‘헬륨3’ 가져오면 수천년간 에너지 걱정 없어

글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지난 1월14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새로운 우주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달에 영구 우주기지를 만들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2008년까지 달에 대한 무인 탐사, 이르면 2015년 달에 인간 착륙, 2020년까지 영구기지 건설, 2030년 이후 화성 등 유인 탐사가 그것이다. 이 발표 내용 중 주목을 끄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달 표면 광물을 채집해 연료로 활용하는 것도 연구 중”이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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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 우주개발 계획은 지난해 10월 중국이 유인 우주선 촨저우(船舟) 5호를 세계에서 세번째로 발사해 성공하자 이에 자극받아 나온 것이다. 그동안 경쟁국이 없어 우주를 독점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미국은 중국의 예상외의 추격에 깜짝 놀란 셈이다.(「뉴욕타임스」, 1월22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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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우주기지 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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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개발은 군사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경제적 이득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달의 개발은 에너지 자원의 확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인류의 새로운 도전이다. 달에는 ‘헬륨3’(Helium3)이라는 물질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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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질은 효율이 높고 오염이 없으며 핵융합 원자로에 넣어도 방사능 부산물이 전혀 없는 에너지 자원이다. 과학자들은 달에 약 100만t의 헬륨3이 있으며 이는 지구의 전력 소비량을 수천년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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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대 융합기술연구소의 제럴드 쿨친스키 교수는 “헬륨3의 가치는 t당 40억 달러(4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면서 “우주 왕복선이 약 30t의 헬륨3을 싣고 지구로 온다면 이는 미국이 1년 간 사용하는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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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1951년 군사적 목적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헬륨3은 39년 새로운 원소로 발견됐는데 그동안 핵무기를 생산할 때 나오는 부산물 정도로 인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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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11호가 69년 달에 착륙했을 때도 헬륨3을 채취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당시 헬륨3의 가치를 모르다가 86년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국은 지금도 헬륨3을 이용, 핵융합 원자로에서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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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헬륨3이 지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달에 영구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것도 헬륨3을 채굴하기 위한 것이다. 존 파이크 글로벌 시큐리트 재단 소장은 “미국이 새 우주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중국이 달을 정복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우리가 헬륨3을 독점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를 걱정할 필요도 없으며 에너지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로이터 통신, 1월18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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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국은 달을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롼언제(欒恩杰) 중국 국가우주국(航天局) 국장은 “달은 우주 강국들이 전략적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는 미래의 초점”이라면서 “중국은 헬륨3 같은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는 등 평화적인 목적으로 달 탐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오는 2007년 달 탐사 위성 발사, 2010년 무인 우주선 달 착륙, 2020년 달 토양 샘플 채취 등을 내용으로 하는 3단계 달 탐사 계획을 밝혔다.(신화통신, 1월15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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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여신인 ‘창어’(嫦娥)의 이름을 딴 ‘창어 프로젝트’라고 명명된 이 계획을 담당하는 어우양쯔위안(毆陽自遠) 공정원 원사(수석 과학자)는 지난 6월5일 베이징(北京) 항공천문대에서 ‘과학과 중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달 탐사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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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달에는 헬륨3이 풍부하게 있다”면서 “중국은 매년 엄청난 양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으나 달에서 헬륨3을 10t만 가져온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신화통신, 6월27일자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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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헬륨3을 연료로 하는 핵융합 발전소를 대도시의 도심에 건설한다고 해도 안전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지구의 에너지 자원은 유한하며 앞으로 미래를 위해 달 탐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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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암스트롱이 69년 7월20일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이후 다시 한 번 누가 먼저 달을 정복, 새로운 에너지를 선점하느냐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처럼 화석 연료인 ‘석유의 시대’가 21세기 중반에는 끝날 수 있다는 것에 대비, 각국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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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신·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수소와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와 태양열·풍력·지열 등을 이용한 재생에너지를 통합해 일컫는 말로 기존의 ‘대체에너지’를 대신하는 개념이다. 지난 6월1일부터 4일까지 독일 본에서 열린 ‘신·재생에너지 세계회의 2004’에는 무려 150여개국 3,600명의 대표가 참석, ‘포스트 석유 시대’를 대비한 각국의 관심이 얼마나 지대한지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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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갖춰가는 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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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은 현재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자연의 힘을 이용한 재생 가능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일단 힘을 쏟고 있다. 이는 태양열·풍력·지열 등으로 이미 상당 부분 이용하고 있는 에너지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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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국가가 독일이다. 독일은 ‘재생 가능 에너지를 이용한 기후 보호’ 계획에 따라 총 에너지 수요량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오는 2030년 30%, 2050년 50%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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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오는 2020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들을 모두 폐쇄할 계획인데, 수도 베를린에 아예 ‘태양 정부 청사 구역’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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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관저를 비롯해 총리가 집무하는 건물과 연방의회도 모두 태양열 발전기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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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은 유럽연합(EU) 25개 회원국들 중 가장 높다. 영국 역시 2010년까지 총 에너지 수요량의 10%, 2020년까지 20%를 대체에너지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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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는 전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2010년까지 총 에너지 수요량에서 대체에너지의 비중을 현행 6%에서 12%까지 두배로 확대시킨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EU의 에너지 해외 의존율은 현재 50% 수준이고, 2030년에는 70% 수준까지 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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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주간지 「배론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풍력과 태양열 에너지 생산은 지난해 6,400㎿, 218㎿로 전년 대비 각각 36%, 21%씩 증가했다고 보도했다(6월1일자). 이 잡지는 앞으로 고유가로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면서 향후 5∼10년간 연간 20%씩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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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올 1∼2월 재생에너지의 생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5% 늘었다. 미국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지난해 6.4%에서 올해 6.7%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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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재생 에너지의 사용이 계속 증가하자 미국의 GE와 영국의 로열 더치 셸 등 세계적 기업들도 앞다퉈 재생에너지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GE는 1억200만 달러를 투입해 2002년 파산한 엔론의 풍력발전 부문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 태양열 설비업체 아스트로파워를 1,9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더웨이도 3억2,300만 달러를 풍력발전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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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의 사용이 늘고 있는 것은 유가의 급등이나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 기술 진보로 재생에너지의 생산단가가 석유와 비슷해질 만큼 경쟁력이 생겼다. 80년대 중반까지 풍력발전으로 시간당 1㎾를 생산하는 데는 10센트가 들었지만 현재 생산단가는 5센트 이하로 낮아졌다. 천연가스 발전소보다 단가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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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수소 사회’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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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재생에너지가 석유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까? 재생에너지 사용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때문에 석유를 대신할 연료가 무엇이 될 것이며 이를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초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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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유력한 대안은 수소와 연료전지라는 새로운 에너지다. 지구상에 무한히 존재하는 수소를 석유를 대신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며, 각국은 이 수소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연료전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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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대표적인 국가가 아이슬란드다. 이미 98년 수소를 에너지로 이용할 계획을 발표한 아이슬란드는 지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 이를 통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다시 연료전지에 저장해 자동차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자동차용 수소 충전소가 문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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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모든 어선에 연료전지를 채택할 계획이며, 2030∼2040년까지 국가의 모든 에너지를 전적으로 수소에 의존하는 체제로 탈바꿈시키는 이른바 ‘수소사회’(Hydrogen Society)를 건설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21세기 수소 시대를 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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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는 석탄이나 석유처럼 채굴 가능한 자원이 아니다. 화석 연료·풍력·태양열·지열·원자력 등을 이용해 가공하는 2차 에너지다. 수소는 액체·고체·기체 등 원하는 어떤 형태로도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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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미국 대통령은 2003년 1월 연두교서에서 향후 5년 동안 17억 달러를 수소 기술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미 우주개발과 군사 등 특수 분야에서는 실용화 기술을 확보해 놓고 있다. EU도 향후 5년간 20억 유로를 투입, ‘수소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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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2020년까지 24억 달러를 수소에너지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2020년께 수소 자동차를 500만대까지 보급시킬 예정이다. 한국도 지난해 수소에너지와 연료전지 개발을 위해 2011년까지 4,7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시기도 늦었으며 투자 규모도 적어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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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너지를 얼마나 빨리 실용화하느냐는 가격 경쟁력에 달렸다. 미국에서 수소 1ℓ의 가격은 1.80달러에 이른다. 반면 휘발유는 세전 가격이 29센트 안팎이다. 효율과 안전 문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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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2010년께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료전지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30년께 1,500억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이며, 각종 수소 관련 시장 규모는 1조 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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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에서 보듯이 현대 지구 문명사는 석유를 지배하기 위한 싸움으로 점철됐다. 앞으로 각국은 수소 같은 미래 에너지와 이를 이용하는 기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실제 전쟁보다 더 치열한 전쟁을 치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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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리프킨이 저서 「수소 경제」(Hydrogen Economy)에서 “에너지는 문명의 흥망성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고 지적했듯이 ‘포스트 석유 시대’의 헤게모니는 어떤 국가가 미래 에너지를 선점, 활용하느냐에 달린 셈이다.<끝>  

- 출처 : 이코노미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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