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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시려면 사표 쓰시죠. [펌]

작성자
Lv.7 퀘스트
작성
04.07.31 01:26
조회
407

정치하시려면 사표 쓰시죠.  |  0 점  

2004-07-29 오후 4:20:06  

[기사가 되지 못한 취재내용] 1편

'저 XXX 교수님이 국회의원 되셨던데 사직서 내셨나요?'(홍 기자)

'휴직하셨습니다.'(대학 관계자)

'휴직이 얼마 동안 되는 거죠?'(홍 기자)

'일반 휴직은 1년까지인데 공직이나 정계 진출시에는 따로 편의를 봐드립니다.'(대학 관계자)

'그럼 재선되신다면 8년 휴직도 가능한가요?'(홍 기자)

'.... 네.'(대학 관계자)

'그 기간 중 신임 교수는 뽑을 수 있나요?'(홍 기자)

'휴직은 결원이 나는 게 아니니 안됩니다.'(대학 관계자)

요즘 교수들의 공직 및 정계 진출 때문에 말이 많습니다. 공직자가 국회의원 출마하려면 정해진 기간 전에 사직을 해야하고, 일반인들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는 게 당연한데 왜 교수만 예외냐는 거지요.

그것 뿐인가요. 낙선의 눈물을 흘린 교수님들도 많지만 어김없이 학교로 돌아가 본연의 일에 충실하시니 낙선의 아픔과 함께 실업자의 슬픔을 함께 겪고 있는 전직 '한 자리 했었어' 맨들이 볼 때는 부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교수 되어도 한 자리 할 것도 없는 일부 학과 교수님들과 학문의 최고봉에 위치한 분들의 심오한 뜻을 모르고, 배 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 우매한 국민들의  뜻없는 질시일지 모르니 일단 당사자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근데... 어째 다들 반응이 떨떠름합니다. 떳떳한 일이라면 기자가 연락을 할 때 그런 반응이 나올 이유가 없는 게 당연하지요? 이상한 노릇입니다.

취재에 응한 한 교수님은 이런 이유를 대셨습니다. '교수는 시간을 정해두고 꼭 어디서 근무해야 한다는 그런 직업은 아니지 않나. 정관계에 가서 나라를 위해 그 동안 연구한 성과를 발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네...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나라를 위해 그 동안의 연구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 곳은 많습니다. 각 정당의 산하 브레인이나 정부정책의 자문을 해주고 있는 교수님들도 많습니다.

이것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하나의 특권입니다. 교수님들처럼 합법적으로 '투잡스'를 할 수 있는 경우가 대한민국에서는 흔치 않으니까요.

17대 총선이 끝난 후 많은 교수님들이 국회로 진출했습니다. 그 직후 저는 무작위로 여의도로 가신 여러 교수님들에게 연락을 돌렸습니다. 여당, 야당 가릴 것 없이 100% 사직이 아닌 휴직이었습니다.

혹 사직하신 용감한 교수님이 있었다면 그거야 말로 기사인데 다른 매체에서도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아무도 없나 봅니다.

사립대의 경우는 오히려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입니다. 자기 학교에 도움이 될 든든한 인물이 하나 생기는 편이니 밑질 것은 없다고 봅니다. 연세대의 경우도 안병영 교수의 교육부총리 진출에 대해 학교 차원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공공성이 더 강조되는 국립대는 어떨까요? 원래 서울대 사회대의 경우 공직에 진출할 경우 사표를 받는 게 관례였답니다. 물론 강제성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 그게 깨졌습니다. 바로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서울대 교수들이 정관계로 진출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다시 강의했습니다. 휴직을 2년 안 쪽으로 해주기 때문에 그 전에 그만두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웃어야 할까요. 얌체라고 비난해야 할까요.

얼마전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그 일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놓았습니다. '관악을 선택하던지 여의도를 선택하던지 둘 중 하나만 해라.'

최근 국회의원이 되신 모 교수님을 두고 한 말입니다. 그는 '저는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고, 정책을 하려고 가는 겁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휴직계를 낼 수 있는 마지막 날에 휴직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정 총장은 '이래서 서울대 출신들이 좋지 않은 소리를 듣나보다'라고 한탄했습니다.

총장님의 말처럼 '학문적으로 훌륭하신 분이 정치를 하고 싶다면 사표 쓰고 정치하면 된다. 그 이후에도 여전히 학문적으로 훌륭하다면 재임용원을 내고 당당히 평가를 받으면 될 것 아닌가'라는 게 그렇게 힘들까요?

교수직에 그렇게 미련이 남는 건가요. 아니면 처음부터 교수직을 내던지고 '올인' 할 생각은 없었을까요. 그 기간 동안 학생들은 수업을 못 듣고, 교수가 될 후학의 앞길만 막게 되어도 그건 알 바 아니라는 이기심일까요.

26일 국회발 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이 공직 진출 교수의 '사직 의무화' 법안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교수님들이 많은 17대 국회가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합니다.  

P.S

이 취재내용이 기사화되지 못한 이유는 휴직계 내고 정관계로 간 사례가 너무 많은 관계로 지면에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였습니다.

  

문서주소 http://majorblog.hankooki.com/document/aboe8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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