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림에 가입하게 된 것은 나의 무협에 대한 애증 때문이다.
"애"로 말할 것 같으면 다들 아는 싸나이의 이야기, 약자에 대한 배려, 쾌쾌묵었다 생각할 지도 모를 권선징악, 막간으로 나오는 도가 혹은 불가의 철학적 이야기,
그리고 왠지 모르는 중국이라는 광활한 땅에 대한 동경심과 신출귀몰, 신수요괴에 대한 두근거림으로 온 밤을 꼬박 새우며 읽었던 향수일 것이다.
"증"으로 말하자면 지독한 시간귀신이며, 청춘의 상상력을 중독시키는 무형지독의 위치에서 수업시간에 무렵소설을 뺐겨 교무실에 간 추억을 항상 되새기게 하는 요물이다.
그건 무협소설에 대한 추억을 가진 독자가 고무림에 가입한 것은 필유곡절일 것이지만 이제는 고무림이 변한다. 아직까지는 "강호정담", "논검비무", "연재한담"이라는 무협적인 용어로 채워져 있는 사이트 메뉴이긴 하지만 조만간 리뉴얼된 후의 고무림의 얼굴은 어떻게 되어 있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고무림은 지류가 아닌 본류로 향할려고 하고 있다. 장르소설이라는 본류로...
무협은 그 본류의 지류로 남을 것이다. 무협에 목숨까지는 아니지만 그것을 품안에 지고 있으면서 고무림을 바라본 나의 심정은 어떤 것일까?
고무림이 변하면 무협만을 바라보는 나에게는 어떤 생각이 들까? 애증은 변하고 무협에 대한 마음은 변하는 것일까? 여전히 무협만을 위한 장소를 찾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역시 판타지는 RPG게임으로만 생각하는 나의 편견 때문일까? 그리고 장르소설에서도 무협을 타 장르에 비해 우상시 하는 나의 속좁음 때문일까?
나는 무협만 있는 사이트를 바라면 "너 무소천 가지"하는 말을 들어도 무협만을 위한 사이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내가 고무림에 가입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라도 있었으면 한다. 변하고 있는 고무림을 보면서......
이 글은
강호정담에 맞는 것일까?
논검비무에 맞는 것일까?
연재한담에 맞는 것일까?
결국 안 적는 것이 맞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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