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병 유승준?
'병역 기피용'으로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기 가수 유승준이 '군인'이 될 것 같다. 유승준을 '입대'시키겠다고 제의한 사람은 영화감독 이규형으로, 이감독의 신작 <호텔 코코넛>을 통해서다.
이감독은 자신이 직접 쓴 <호텔 코코넛> 시나리오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본 기자에게 우송, 미국 플러튼 집에 머물고 있는 유승준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유승준을 만난 것은 LA 현지시간으로 15일 7시20분, 장소는 베벌리힐스에 위치한 베벌리힐스호텔 로비에서였다.
유승준은 스포츠용 흰색 러닝셔츠와 힙합 청바지 차림에 은빛 십자가 목걸이를 길게 늘어뜨리고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났다. 얼마전 일시 귀국하면서 겪었던 일에 대한 '감정의 여분'이 남아 있는 듯 옅은 선글라스 안쪽으로 비치는 눈에는 예전의 장난기나 강렬함 대신 '생각'이 어려 있었다.
괜찮냐는 기자의 인사말에 "괜찮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수인사를 나눈 뒤, 시나리오와 이감독의 친필 편지 3장을 받아든 유승준은 "제가 좀 천천히 읽어요"라며 우선 이감독의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이감독은 편지에서 "<호텔 코코넛>에 국방부가 관심과 지원을 표명했다"며 "이번 영화 출연을 계기로 유승준씨가 자원 입대를 발표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어 이감독은 "이 영화로 나는 감독상을 타고, 유승준씨는 주연상을 타자"며 편지를 마무리지었다.
편지를 읽은 다음 유승준은 자신이 맡을 주인공인 일등병 '지훈'의 캐릭터가 어떤지 물었다. 대학 영화과를 다니다가 군에 들어간 인물이라고 했더니 "너무 얌전한 거 아니냐. 나는 좀 강한 것이 좋은데…"라고 하더니 "사실 아버지는 공부를 잘해서 웨스트포인트에 가기를 바랐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극히 말을 아낀 유승준은 "연기도 무척 하고 싶은 일이었다"며 하지만 영화의 배경이 비무장지대인데, 자신의 처지에서 국내 촬영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유승준은 시나리오를 검토한 뒤 다시 기자와 통화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다음날 오후 4시30분께 유승준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시나리오를 자세히 읽어봤다. 역할이 생각보다 크고 좋다"며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만약 유승준이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다면 어떻게 군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가 관건이며, 이는 영화 촬영지 등 제반 여건과도 맞물려 있다. 이에 대해 이감독은 "군대 문제는 군대로 풀어야 한다"며 "좋은 군대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감독은 곧 LA로 날아와 유승준측과 영화와 군문제 등 전반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영화 <호텔 코코넛>은 1979년과 80년 북한의 땅굴사건으로 긴장감이 감돌던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수색대의 병영생활을 신세대적으로 엮어내고 있다. 이감독은 톱배우 강수연의 성인신고작인 영화 <청춘스케치>, 가수 이상은의 영화 데뷔작인 <굿모닝 대통령> 등을 통해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청춘을 상큼하게 엮어낸 바 있는 베테랑 감독이다.
LA(미국)〓김홍숙 특파원 [email protected]
솔직히 자신의 의지로 가는것도 아닌 군입대라지만...
그래도 제발 좀 군대가라 스티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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