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초보 작가들이 두 번째로 신촌에서 모였습니다.
정규란 무공교두 원장님. 신존기 한수위님. 전신 노기혁님.
자연란 대랑 동선님. 무림문파 박현님. 일검쌍륜 김남영님.
청천백일 천진도사님.
제헌절 하루 전날에 촌넘들인 동선님 계약건과 제 개인적인 볼일,
그리고 저번 만남에서의 진한 그리움 탓에 또 다시 모이게 됐죠.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작가들의 모습.
빼짝 마른 몸매에 안경을 쓴 깊은 눈매의 모습들...
그럼 우리의 모습은?
도저히 작가의 풍모와는 거리가 먼, 중후하고 넉넉한
대협 풍모의 원장형님.
그리고 어디선가 객점 한구석에 있을 듯 한 기인의 모습으로
언뜻언뜻 절정의 초식을 내보이는 천진도사님.
완전히 어린애 같기도 하고 정열이 넘쳐 보이기도 하는 청춘무협(?)의
주인공 같은 노기혁님.
가냘픈 모습 속에 감춰진 고집과 순수함을 가진 섭선 한자락에
도포를 입혀놓으면 딱인 한수위님.
그리고 작품과는 완전 상반된 이미지의 막내 두사람...
동선님은 씩씩한 사내 그대로 울퉁불퉁한 몸매에 큰 눈이 인상적인,
그야말로 묵직한 패도 한자루면 가슴을 풀어헤치고
사자후를 터뜨릴듯한 모습이었고,
김남영님은 귀공자 풍에 짙은 쌍꺼풀이 있는 조용한 모습이
풀피리 입에 물고 드러누운 초류향같은 분위기였죠.
저는...신비에 가득 찬 복면인의 모습으로만 그릴렵니다.
동선님의 계약을 돕기 위해 오전부터 계속 동행하던 김남영님이
집안 제사 관계로 삼겹살만 아작을 내버리고는 먼저 일어서고
나머지 일당들은 신촌 거리를 새벽까지 돌아다녔습니다.
삼겹살과 소주로 서로 인사와 안부를 묻고는
2차로 동동주를 마시러 갔습니다.
강호의 허름한 객잔 구석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흥겨운 작품 이야기들과
서로간의 신랄한 비평들. 그리고 고민되는 스토리 전개 부분들 등으로
마냥 비평가가 되기도 했고 조언자가 되기도 했지요.
또한 그날 경비를 홀로 부담하려는 원장형님의 풍모에 아연하여
모두 은자를 각출해서 사용하려는 의리들도 보여 주었구요.
술이 취하면 모임이 재미가 없어지는 법.
슬기롭게 기루로 향했습니다.
저번과 같이 구구절절 휘어감는 음색으로 노랫가락 읊조리는 노기혁님.
천진도사님과 한수위님 역시 만만찮은 노래실력을 발휘하였고...
저마다의 장부가를 부르며 어깨동무를 걸쳤지요...
춘란이,하매,추국이,동미등이 안 들어오고, 옆방에서 행패부리는
사마외도의 무리들도 없어 왠지 허전하기는 하였지만...
다시 맥주를 마시러 들어가서는 대부분이 다음 작품에 대한
컨셉 이야기들을 나누며 또 다시 얼큰해졌지요.
사막에 둘러앉아 시큼한 마유주를 나누는 그런 느낌이었죠...
다 적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좌우지간 진한 글 냄새가 물씬 나는
그런 만남이었습니다.
몽땅 안경을 낀 일곱 명 중
양띠 다섯, 나머지 띠 두 사람.
빼빼한 다섯 사람에 나머지 두 사람.
작품에 대한 열정들과 비평들이 가득한 정겨운 모임이었습니다.
각자가 작품속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흥겨운 하루였습니다.
다음 만남이 벌써 기다려지네요.
다만 아쉬운 점은 너무 재미있게 즐기다보니 다음날까지 후유증이...
그리고 놀면서도 연재를 기다리는 독자 분들에 대한 죄송함이...
이제 또 다시 연재를 올리는 일상으로 돌아왔네요.
만남이 좋은, 사람이 좋은, 무협이 더더욱 좋아지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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