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전두환이 민정이양을 선언하던 6월 29일에 많은 사람들이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요원해보이기만 하던 계급혁명의 가능성이 거리를 가득메운 시민들의 분노속
에서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건만, 약아빠진 전/노의 꽁수 한 방에 다시 기약없는 기다림
으로 돌아가야했기 때문입니다.
6월의 기세를 빌어서 한 줌도 안되는 부르조아 기생충들, 친일파정권에서 파쇼정권으로
이어지는 부정한 정권과 그에 기생하던 종자들 , 다시 그에 빌붙어 노동자와 시민의 고
혈을 빨던 소위 재벌기업주들, 4천만 민족중에 단지 몇십만명의 목만 날려버렸으면 민
중이 주인되는 참세상을 볼 수도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을 담고 말입니다.
그러한 아쉬움을 토로했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사람들이 지금은 국회의원도 하고, 검사
도 하고, 벤처기업가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아직도 그 마음은 그대로일까요? 혹은 젊
은 날의 치기나 결기 정도로 치부할까요?
무협에 나오는 대립구도, 이전투구의 묘사글들을 보면서 가끔 현실도 전혀 그에 못지않
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도 매일매일 사람들이 사기당하고, 강간당하고, 폭행당하
고, 살해당하고, 납치당하고, 모욕을 받고, 밥을 굶고, 거리를 헤메고, 강물에 몸을 던지
고, 빌딩에서 뛰어 내리고, 협박받고, 땅에 묻히고, 칼부림을 당하면서 그러면서 사람들
은 살고 있지요. 어여쁜 내 아이들이 이런 세상은 단지 책속에서만 볼 수 있는 불가능
한 희망을 품어 봅니다.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