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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68 앨모
작성
15.08.01 15:12
조회
1,895

요즘 들어 판타지나 무협과 함께 현대판타지라는 장르의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판타지의 마법이나 무협의 무공은 그냥 뿅하고 나타나서 와장창하면서 효과를 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죠. 기껏해야 디앤디 룰북이나 김용무협체계에 의한 딴지 정도나 있을까... 애초에 창작물이니 그러한 이상한 효과를 내는 것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마나니 기니,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니 논리가 먹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현대 판타지에서는 얘기가 다릅니다. 현대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은 근거를 필요로 합니다. 왜냐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일어날 법한 환상적인 일들을 그려내는 것이 현대 판타지니까요.


가장 편리한 것은, 그러한 ‘이상한’ 일의 근거를 ‘신비’에 두는 것입니다. 주인공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면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들어주면 되죠. 현대를 배경으로 치고박고 싸우는 화려한 전투를 그리고 싶다면 그냥 달이 두개 뜨고 이능력 한두개 주면 됩니다. 갑자기 던전이 생겨나서 전투를 할 수도 있겠죠. 꿈을 꾸고 났더니 게임능력치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읽기 불편한 것은. 그러한 신비를 현실로 억지로 끌어오려는 일에 있습니다. 마나니 기니 사실 말이 안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러한 개념을 믿고 싶고 그런 특수한 개념의 힘을 마음속으로 바라고 있죠. 이러한 것은 소설 한정의 열역학법칙의 0,1,2,3 법칙을 넘어선 4법칙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새로운 법칙을 가상으로 창조함으로써 다른 법칙의 예외적인 상황을, 소설 내에서의 완성된 법칙인 4법칙에 의해 용인해주는 것과 같죠. (예를 들어 1서클 마법사는 1서클 마법을 쓸 수 있다와 같습니다. 뜬금없이 1서클 마법사가 9서클 마법을 사용한다면 그 것은 신비를 떠나 소설 내 법칙을 이지러뜨리는 상황을 야기하죠)


그러나 신비를 현실로 끌어올 때 여러가지 전문지식을 ‘잘못’ 사용할 때는 다릅니다. 이 것은 4법칙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1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에너지 줄줄샘의 법칙’으로 마음대로 바꿔버리는 것과 같죠. 갑자기 주인공의 힘이 세질 수 있습니다. 번개를 맞고 유전자 변형이 와서 힘이 세졌군요. 여기까지는 뭐 좋습니다. 번개를 맞고 살아난 사람도 많고, 순간적인 충격에 의해 극히 드문 확률로 유전자 변형이 와서 그럴 수 있다 - 라는 것을 떠나 이는 매우 오래되고 고전적인 소재지요. 그런데 이를 갑자기 전문적으로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번개를 맞았는데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가 갑자기 일을 열심히 합니다. 제어코돈이 사라졌군요. 그래서 근력이 무한정 생성되어 힘이 세진 것입니다.


대체 이게 무슨 설명일까요. 그냥 번개맞아서 힘이 세졌다고 하면 그만 일 것을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이상한 전문지식을 가져와서 글을 망치는 것일까요? 작가 개인은 작품의 논리를 더했다고 생각 할 지도 모르지만, 해당지식이 조금만 있는 사람이라면 얼마나 얼토당토 않은 말인지 알 수 있죠.


소설에 전문지식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은 좋습니다. 4법칙이 탄탄하면 탄탄할수록 매니악한 독자들에게는 지지를 받죠. 해당 필드의 사람들에게도 오 그럴 수 있겠다- 라는 공감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논리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한두마디 더하는 전문지식은 글 자체를 보기 싫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점을 작가님들 꼭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특정 작품이 이 글을 쓰는데 영감을 주었지만 해당 작품의 작가님께는 큰 유감이 없으므로 작품 언급은 지우도록 하지요.


Comment ' 18

  • 작성자
    Lv.99 이통천
    작성일
    15.08.01 15:55
    No. 1

    과유불급이 딱맞죠. 문제는 균형. 적당히 이게 늘 어려운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無의神
    작성일
    15.08.01 17:18
    No. 2

    작가가 자신의 설정을 만들고 그 설정으로 설명하면 그렇군 하는데 어설프게 전문지식으로 설명하면 몰입이 확 깨죠.
    그리고 추가하자면 작가님의 설정내부 충돌도 조심하는게 좋을거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1 18:06
    No. 3

    일반소설가들을 보면 소설 내에 들어가는 한 줄의 고증을 위해서 현장답사를 하기도 하고 전혀 접할 일이 없었던 전공의 공부를 하기도 하지요. 장르문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디테일한 부분에서부터 완벽을 추구해야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6 은지원
    작성일
    15.08.01 20:19
    No. 4

    요즘 그런 소설가 찾기 힘듭니다.
    순문학에 대한 환상이 심하시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1 22:03
    No. 5

    모든 소설가가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대우받는 작품들은 그러한 밑받침이 있었기에 나올 수 있는 겁니다. 문학계에 얼마나 잘 아셔서 환상 운운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혈수아
    작성일
    15.08.02 01:52
    No. 6

    그분들 최소6개월 1년정도 걸리경우도 있는데 그럴려면 생활비 등등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됩니다 그래야지 퀄리티가 높아지져 장르소설 작가수입 사실상 몇몇 작가 유명한 사람 아니고는 생활하는데 힘듭니다 그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설 잘쓰시는 분들 고증할때요 경비 같은거 출판사가 내주기도 합니다 또한 편집자도 같이 가서보거나 같이 공부합니다 그래서 퀄리티가 높은겁니다 편집자의 역량에 따라서 소설의 질이 틀려집니다 장르소설과 일반소설은 비교부터가 아이러니 한것입니다 기초부터가 틀리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2 12:02
    No. 7

    기반이 다르다고 일반소설과 장르소설 격차를 당연시하면 영원히 따라잡지 못합니다. 해리포터나 톨킨시리즈는 그러한 지원 하에 대작이 되었나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2 12:18
    No. 8

    그리고 아예 소설 퀄러티를 일반소설급으로 만들자는 얘기가 아닙니다. 적어도 작품내 설정과 충돌이 없도록,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설정과 무관한 현실의 법칙을 무시하거나 이상한 말을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런 소설을 보고 읽고싶은 생각이 드십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하기 위한 고증을 하자는 말을 하고 있는데, 최소한의 것도 못지키는 소설이 그렇게 읽고 싶으십니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혈수아
    작성일
    15.08.02 12:42
    No. 9

    글을 한 번 써보시구 지금 자신의 주장이 맞는지 생각해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어마어마 하다는걸요 그러면 이 주장을 지키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이 들겁니다. 독자의 니즈도 생각해야되고 맞춤법 시장의 트렌드 등등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2 14:08
    No. 10

    소설 내 설정충돌 및 억지 전문지식 설명을 하지 말자는 것이 '이상'이라 현실에선 따라갈 수 조차 없다는 주장 잘 들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4 영비람
    작성일
    15.08.01 18:13
    No. 11

    어설프게 손 대느니 그냥 두리뭉실하게 지나가는게 훨씬 낫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1 19:22
    No. 12

    맞는 말입니다. 신비를 알량한 지식으로 풀어낼 이유가 없건만... 그걸 시도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7 Bellcrux
    작성일
    15.08.01 20:39
    No. 13

    블라블라블라 웹에서 몇번 검색해보면 다 나오는 내용 줄줄줄 나열하는걸 떠나서
    전문가인것마냥 온갖 지식은 뽐내놨는데 막상 주인공이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관련되는 상황 나와도 삽질하고 있으면 이뭐병이란 소리가 나오죠
    특정분야 전문 지식 쌓을 정도면 못해도 일반인 수준의 지능 정도는 가지고 있을텐데, 하는 행동이 이상한 주인공들 많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Krisep
    작성일
    15.08.02 01:57
    No. 14

    뭔 작품인지 알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노쓰우드
    작성일
    15.08.02 07:18
    No. 15

    공감합니다. 방송물을 쓰는데, 극중에 등장하는 드라마와 영화의 대본이 있습니다. 리딩이나 연기 장면에서 간간히 나오는데 공부하고 파고 들다보니 어느새 드라마 세편 영화 두편의 시나리오를 써놨더라고요. 근데 결국 극중에는 짤막한 몇줄로 나오는 게 답니다.
    마음 같아서는 마구 넣고 싶지만, 글쓴 분 말씀처럼 독자에게 필요한 건 정보가 아닌 이야기라 눈물 머금고 처박아두었습니다. ㅜㅜ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2 12:07
    No. 16

    얼라이브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잘하신 선택입니다. 극본에 대해 그 이상으로 나갔다면 소설이 망가졌을 거라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5.08.02 15:41
    No. 17

    드라마 '나인'에서 어떻게 아홉개의 향이 20년전의 과거로 갈 수 있게 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했다면 오히려 어색했겠죠. 일부 소설에서는 정말 미치도록 치밀하게 설정을 설명해서 오히려 더욱 빠져들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고, 설정이 정말 대단히 체계적이어야 가능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대부분은 그냥 억지 설명 안하는게 훨씬 낫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8 앨모
    작성일
    15.08.02 17:12
    No. 18

    맞는 말입니다. 설정을 짜고 완벽을 기하는 건 좋지만 그 설정을 짜려다 자가당착에 빠지는 건 경계해야지요. 설명할 수 없는 신비는 신비로 두면 되는 것입니다. 나인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선배를 애타게 부르던 조윤희가 그립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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