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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 소혼검
작성
07.06.06 13:49
조회
2,610

작가명 : 임준욱

작품명 : 진가소전

http://blog.naver.com/lein0083/80038507262

(역시 제 블로그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

무협은 중국에서온 환타지이다.

수퍼 히어로물이 미국의 환타지인것 처럼

무협은 중국의 환타지이다.

중국이나 미국이나 우리나라와 가까운 나라고

그들의 정서를 100%는 아니라도

상당히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무협이나 미드나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받아 들이는 것 같다.

하지만,한국 사람입장에서

미국의 드라마 'HEROES'를 보면서

왜 지구평화를 위해 뉴욕을 지켜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듯이,

무협소설의 기본세계관을 받아들이면서도

한국사람으로서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간혹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중화사상을 바탕으로한

중원과 변방과의 일방적인 관계라던지

중국의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던지,

아니면,실존하는 유명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라던지......

즉,중국사람이면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상식처럼 아는 내용도

한국사람이라서 이해할 수 없거나

모르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한국 무협소설들을 보면

대부분 역사적배경이 무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역사적 배경이 있더라도 유명한 사건이나 시대를 무대로

하는 경우가 많을 뿐더러

등장하는 장소도 항상 비슷비슷하거나

가공의 장소가 많다.

그래서인지,황제가 무협에 나오는 경우가 있으면

십중팔구는 영락제이고,

강동에 가면 맨날 동정호에가서 악양루에 놀고,

숭산과 무당산은 마치 동네 옆산처럼 묘사되곤 한다.

(그 사이 지역의 정보나 개념이 없으니까...)

그러다보니,한국무협은 중국의 무협들에 비해

필연적으로 디테일이 떨어 질 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에서 주변의 사회상황,역사적 사실,지리적 감각등을

모두 배제한 채로 이야기를 진행 시키다 보니까

대부분 작가머리속에서 창조한 상상의 산물이

많아질 수 밖에 없고,

글 자체도 묘사나 설명보다는 이야기 서술에만

치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간혹 등장하는 몇몇 상황이나 장면등은

자연스럽게 한국무협의 클리셰(흔히 등장하는 진부한장면)를

형성하게 되었고,

이런것들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무협의 천편일률화가

촉진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러한 점에 대한 반성과 반발때문인지

신무협에서는 80년대 무협의 클리셰를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즉,기존무협에서 식상했던 장면이나 상황들을

의식적으로 제거하고 새로운 스타일로 묘사하려는

노력말이다.

하지만,그런 신무협 작가들도 중국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역시 그를 대신한 뭔가가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대도오에서 보이는 군대문화적인 표현이

무협을 우리것을 소화하기 위해

우리의 익숙한 것(군대)과 무협의 결합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어서 이후에도 영향을 많이 미쳐

새로운 클리셰가 되어버린 것이 아이러니하다)

정리하자면,

본래부터 우리의 땅,문화,언어가 아닌 무협을 들여와

한국화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설정이나 상황묘사에 있어

관습적인 패턴(클리셰)이 생겨나게 되었고

이것이 한국무협의 천편일률화를 촉진시키게 되지

않았나 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90년대 신무협이 탄생하면서

그러한 과거의 클리셰들을 의도적으로 배제시키는

일련의 움직임이 있었던것 같다.

하지만,모든것은 적당해야 하는데

기존무협의 모든 것을 부정하며 시작한 신무협이다 보니

그런 시도 자체가 클리셰화되고

오히려 기존무협이 가지고 있는 장점조차 살리지 못한 경우가

많이 있었다.

(신무협들도 결국 비슷비슷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진가소전의 작가 임준욱은 99년에 데뷔하였으니

신무협작가로는 빠른편은 아닌쪽에 속하는 것 같다.

그리고,99년이면 이미 신무협이 어느정도 한계에 봉착하고

통신무협이 대두되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물론 필자는 당시 폐관기간이라 실제로 경험하진 못하고

추측뿐이긴 하다.)

하지만,66년생이신걸로 보아 아마도 과거의 번역무협과 창작무협을두루 섭렵했을걸로 예상되고

아마도,90년대 중반 벌어진 신무협작가들의 약진에 고무되어

무협작가로 데뷔한게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예상을 해본다.

그리고,99년도쯤이면 과거창작무협에 대한 필요이상의 반감도

어느정도는 누그러진 상황이어서 그런지

작가는 굉장히 고전적인 느낌이 강한 그러나 분명히 신무협인

그러한 데뷰작을 내어놓았다.

(작가서문을 보면 이러한 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여기서,잠시 양해말씀을 구하자면...

연재 1편에서 거론했었지만

필자는 최근 10여년동안 무협에 대해 폐관했었다.

따라서,그동안의 무협계의 흐름에 대한 지식도 일천할 뿐더러

여러가지 작품들을 이제야 읽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마치 과거의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고

현대로 옮겨와서 느끼는 경험을 정리한 듯한

특이한 감상이라고 생각하고 보아 주시면

나름 감사하겠다...^^

필자생각에

작가와 독자의 관계는

마치 서로 무술을 겨루는 비무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의 투로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하며

화려한 초식으로 상대의 눈을 흐려놓기도 한다.

하지만,현재의 무협작가들은 매우 어려운 상대들을 마주하고 있다.

지난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전통무협매니아들은 수십년씩의 내공을 소유한 말도안되는

고수들이 많다.

하지만,고수가 많은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요새 새로이 이쪽에 눈을 돌리는 독자들은

어려운 정통무협대신 보다 읽기 쉽게 취향에도 맞는

새로운 통신무협을 선호하기 때문에 아예 비무조차 안하려한다.

즉,만만한 입문자들은 전부 다른곳으로 가버리고

그나마 상대를 해주는 사람들은 전부 무지막지한 고수들이니

참으로 쉽지않은 작가생활일것이다.

이런 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내공으로 정면승부하거나

(용대운의 군림천하...그러나,주화입마하셨는지도...)

생각지 못한 괴이한 초식으로 깜짝놀라게 하거나(풍종호,좌백)

흔히보지 못한 세외의 초식으로 승부하거나(장경)

인상 팍팍쓰고 가빠로 승부하는 경우도 있었다.(설봉)

하지만,무협독자들이 누구인가?

한동안 새로운 초식에 당황하는 듯 했지만

몇년이 지나자 역시 금방 익숙해지고,

새로운 것을 내놓으라고

졸라대는 노완동 같은 사람들이 아닌가?

이런한 상황에서 아마도 임준욱은 데뷔했을 것이다.

차라리,90년대중반의 신무협중흥기라면

어쩌면 더 쉬웠을지도 모른다.

기존의 무협과 차별화라는 분명한 방향이 있었으니......

하지만,그 무렵부터는 신무협 작가들도

혼란스러워 하던 시기가 아닌가?

필자는 왠지 임준욱의 소설을 보면서

태극문의 조자건이 생각났다.

위에서 말한 작가와 독자간의 비무에 있어

육합권과 복호장(세상에 흔한 3류무공의 상징으로 쓰이는 관용구)과 같은 존재가 무엇일까?

무협소설에서 육합권을 쓰는 주인공을

상대가 비웃는 장면이 자주나오듯이

작가와 독자간의 비무에서는

'클리셰'가 나오면 독자가 작가를 비웃기 시작한다.

'XXX소설의 캐릭터는 또 절벽에서 떨어지더라구요'

'왜 꼭 주인공이 어릴때 만나는 노인은 전대고수인가요?'

'중국에는 명나라 영락제만 있나요?'

'왜 몸이 약한 여주인공은 꼭 임신해서 위험을 자초하나요?'

'맨날 주인공은 조장으로 들어가고 말안듣는 부하들하고 지지고 볶나요?'

작가들이 무심코 사용한 클리셰를

독자들은 간단히 파훼시킬뿐더러 그로인해 생긴 빈틈에 엄청나게

강력하고도 잔인한 난도질공격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작가들은 의식적으로 클리셰를 피하기 마련이고

보다 새로운 소재, 보다 새로운 표현을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필력이 늘기도 하고 어떨때는 주화입마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태극문에서 말하듯이

엄청난 노력이 동반된 평범은 비범을 능가할 수도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어서 엄청난 수련과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필자가 보기엔 임준욱은

굉장히 진지하게 독자들에 맞서

육합권과 복호장을 시연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꼭 백련교였어야 할까?

공손노인은 왜 꼭 절벽에서 떨어졌어야 했을까?

하필이면 그 많고 많은 황제중 영락제였을까?

전진파 왕중양은 영웅문때문에 위험할텐데...

수빈은 왜 꼭 그렇게 죽었어야만 했을까?

솔직히,명성이 자자한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마음 한켠으로는 외줄타기를 하는 심정이었다.

하지만,작가는 작심이라도 한듯이

전혀 꺼리낌없이 클리셰들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훌륭하게 소설을 마무리 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클리셰를

피해가기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클리세라는건 어찌보면 패턴화될만큼 좋은 소재 아닌가?

그리고,장르소설을 찾는 독자들일 수록

'새로운것'만큼 '익숙한것'도 찾기 마련이기때문에

꼭 클리셰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다면,작가는 어떤 식으로 클리셰를 극복하려고 했을까?

1차적으로는 보다 세밀하고 밀도있는 묘사와 설정으로

같은 소재라도 보다 깊이를 더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

(영락제에 대한 설명이나 동창/금위위등의 설명,지명등에 대한 설명등)

본문에서 잠시 발췌하면

'명(明) 건문(建文)2년(西曆 1400년) 동지(冬至) 다음날,

산동성(山東省) 덕주(德州).

지난밤에는 눈이 많이도 내렸나보다.

덕주의 남쪽 십여 리 떨어진 곳에 자리한 천마평(千馬坪).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이름 그대로 천 마리 말을 방목할 만큼 넓은 벌판이었지만,

지금은 천 마리의 말들 대신에 수많은 막사들이 들어차 있다.

여덟 달 전, 북평부(北平府)에서 시작한 연왕(燕王)의

정난지행(靖難之行)은 한마디로 파죽지세(破竹之勢)라 할 만했다.

산동성의 성도인 제남(濟南)에 이를 때까지도 거칠 것이

없는 듯 보였다.

황군대원수(皇軍大元帥) 이경륭(李景隆)은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대패를 거듭했으니 정난군의 기세는

욱일승천(旭日昇天)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경륭의 뒤를 이은 성용(盛庸)과 제남성 내에 주둔한

산동참정(山東參政) 철현(鐵鉉)의 공고한 수비에 막혀버린

정난군은, 무려 여덟 달 동안이나 군비(軍備)만 소모해야 했고

전황(戰況)은 소강 상태(小康狀態)로 접어들었다.'

본문 전체에 걸쳐 중요한 사건이 발생한 년도를 표시하고 있으며

수많은 무협지에서 묘사된 영락제의 반정에 대해서도

보다 자세한 자료와 그에 따른 밀도있는 묘사로

현실감을 더해주고 있다.

물론,이렇게 묘사에 밀도를 더하는 시도는

신무협작가들의 공통된 특징이고 작가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보기는 어렵긴 하다.

심지어는 이러한 시도 자체도 신무협의 클리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방향으로 작가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이러한 정황묘사가 꼭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것은 아니다.

앞서서도 말하였지만

중국의 고대 문화나 지리,역사라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우리의 것이 아니다.

고증에 충실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겠지만

그 자체가 무협의 질을 올려준다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하지 않는다.

(최근의 젊은 작가들의 자유로운 퓨전환타지가 환영받는 것도

독자들 문화에 눈높이를 맞춘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나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히려,그 역작용인지 모르겠지만

이런한 묘사가 어떤때는 너무 장황하기도 하여서

많은 독자들의 평을 읽어보면

'임준욱님의 글은 처음을 넘기면 무척 재미있어요'

라는 이야기를 흔히 발견하곤 한다.

한마디로 앞부분을 읽기 힘들다는 말이다.

빨리 이야기가 진행되기를 고대하는 젊은 독자들에게

이러한 배경설명이 오히려 지루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그러면,여기서 잠시 진가소전에 대해 정리를 해보자.

소재나 전개 자체는 매우 고전적이고 흔히 있는 구성이다.

신무협치고는 상당히 클리셰를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

장황한 배경설명은 일부독자들에게는 지루하게 까지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소설의 분량도 3권정도로 읽을만 하면 끝나버린다.

그런데,필자가 알기에 '진가소전'은 빅히트를 쳤다.

뿐만아니라, 필자 본인도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그렇다면 임준욱작가에게는 그 어떤 특별한 것이 있길래

이런결과가 벌어졌을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예전에 필자가 어린시절 보았던 만화중에

강철수씨가 그린 무협작가에 관한 만화가 있었다.

아마도 '발바리의 추억'시리즈일것 같은데

기억이 분명하지는 않다.

주인공은 무협작가 희망생인데

계속해서 편집진들로 부터 퇴짜를 맞는다.

어차피 무협지란 문학의 사생아일 뿐인데

뭐 그리 따지느냐고 담당부장쯤 되는 사람에게

주인공이 따져 물었다.

그러자,그 부장쯤 되는 사람은

'자네의 소설에는 여인이 없네.'

라도 대답했고, 우리의 주인공은

'무슨소리에요. 여기 암기쓰는 당가 아가씨도 있고...'

'자네는 아직 진정한 사랑을 못해보았구먼...

진짜 사랑을 해보게...그리고,인생을 느껴보게.

그리고,다시 글을 써보게나.'

(뭐 대충 이런 대화이었던듯...20년전 만화라 기억이 가물...)

그리고,그후 이런저런 일로 사랑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느낀 주인공이 결국엔 좋은 무협소설을

완성해서 대성공을 거둔다는 이야기이다.

무협이란 중국에서 들여온 문화이다.

하지만,또한 무협역시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중국의 역사,지리등의 고증은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부자간의 사랑,남녀간의 상열지사,친구와의 우정과 의리...

이런것들은 우리의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필자는 2년전 아들을 얻었고, 최근엔 둘째를 얻었다.

솔직히,과거엔 자식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아마 자식을 사랑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체면때문에

그런척 하는것일뿐 결국 인간은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한거야.'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실제로 아들을 키워보니 이건 천사가 따로 없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것 같은'이라는 표현이 왜 존재하는지

이제야 비로서 알것만 같고,

아들없이 무슨 영화를 누리더라도 의미가 없을것 같으며

어딜 가던지 같이 데리고 다니고만 싶다.

임준욱작가는 무협에 인생을 담아내는 작가이다.

특히,피비린내나는 무림을 그리면서도,

그토록,가족간의 정을 살냄새나게 그려내는 작가는

정말로 찾기 힘들다.

솔직히,아들을 낳기위해 위험을 무릎쓰는 수빈의 패턴은

여기저기서 많이 본 클리셰다.

하지만,임작가가 묘사한 장면에서는 지금까지 수없이 보았던

그냥 감동을 위한 장면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거참 별거 아닌 장면에서 눈물이 흐르네'

라는 혼잣말을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분명히 비슷한 장면의 자기복제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건곤불이기 초반부에 사연홍이 태어나는 장면에서 역시

너무 가슴이 아팠다.

또한,아들을 데리고 강호행을 하는

무협소설은 수도없이 많았지만

촌검무인에서 강호행도중 맞닿드린 포이종부자의 결투만큼

아들을 보호하려는 아비의 마음이 절절히 묻어다는 묘사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농풍답정록에서의 사마철군,진명부자처럼 멋들어지게 부자가

함께 싸워나가는 장면을 연출한 무협소설이 고금을 통틀어

얼마나 될 것인가?

사실,중국의 환타지인 무협을

우리식으로 소화하려는 노력은

그동안 많은 작가들에 의해 여러가지로

이루어져 왔다.

어쩌면 그러한 일단의 노력들을

신무협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신무협작가들은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역사나 설정,지리,문파,실전무공등에 대한

보다 많은 공부를 통해 새로운 경지를 창조하려고 노력해왔으며

보다 새로운 소재와 구성방식등을 통해

중국무협이나 과거창작무협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이러한 시도들은 경우에따라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하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좌백의 대도오는 신무협의 선봉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가?

실전무협이어서?

주인공이 특이해서?

기존무협과 틀려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무협이라는 그릇에

자신이 가장 잘 알고있는 것을

자신이 가장 잘 쓸수 있다고 생각한 것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자신만의 인생을

글로써 녹여냈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진심이 느껴졌고

그것이 독자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것이 아니었던가?

꼭 대도오가 실전무협이어서

기존무협과 달라서

주인공이 특이해서 성공한것 만은 아니었다는 이야기이다.

결론적으로 진가소전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임준욱작가의 소설 진가소전은 사실 새로울게 별로 없는 소설이다.

어느분의 평대로 그저 착한 소설일 수도 있고,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도 많이 사용되었다.

그렇지만,그 평범 단순해 보이는 초식속에는

정말로 강력할 정도의 내공이 숨어있었고

그것은 우직할정도로 진지한 작가의 인생을 작품에 녹여낸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평범이 극에 달하면 비범을 능가하듯이

클리셰를 초월한다면 스타일이 될 수 있다.

결국,어떤 소재를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더 맛깔스럽게, 더 와닿게 표현했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분명 임준욱의 초기작품들은 완벽하다고는 할 순 없으며

단점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건

그는 스타일이 있는 작가라는 점이다.

더구나 임준욱작가는 발전도상에 있는 작가이다.

특히,처음부터 대작욕심내지 않고 2-3권의 작은 규모부터

시작했던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짧은 분량이라 아쉬웠지만

작가는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압축해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최신작 쟁천구패는 8권짜리라고 한다.

오늘 인터넷으로 주문하였으니 다음주쯤이면 도착할 것이다.

벌써부터 두근거리는 가슴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을듯 싶다.

3회는 원래 좌백의 용두사미걸작 '혈기린외전'을 생각했었는데

너무 자주 좌백작가이야기만 하는거 같아서

설봉의 사신으로 할듯


Comment ' 11

  • 작성자
    Lv.14 쉬엔
    작성일
    07.06.06 15:00
    No. 1

    구무협과 신무협을 어떻게 나누냐? 같은 질문에 시원한 대답이 될 듯한 글이네요. 좋은 글 잘 보고있습니다. 3편이 기대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카미트리아
    작성일
    07.06.06 17:45
    No. 2

    잘 보고 갑니다....
    아직 이만큼 치밀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뭐라고 첨언하기에는 힘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소혼검
    작성일
    07.06.06 18:51
    No. 3

    치밀하게 생각하고 쓰려고하는 글들은 아닙니다. 친구들에게 책을 소개하는 기분으로 쓰는 글인데 쓰다보니 글이 앞뒤가 맞아야 겠기에 생각보다 딱딱해 지는군요. 그럴듯해보이게 쓰기보다 읽기 편하게 글을 쓰는게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그냥 대여점 아저씨가 책을 권해주는 것 같은 느낌으로 쓰고 싶은데, 쓰고나서 읽어보면 너무 힘이 들어가게 되네요.......상선약수라고.......앞으론 글에서 더 힘을 빼도록 노력해 봐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맛난감자
    작성일
    07.06.06 19:10
    No. 4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음유시인꽁
    작성일
    07.06.06 20:56
    No. 5

    정말 멋진 글을 읽을수 있어서 기쁩니다..
    다음글이 기다려 지는 꽁 입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紅葉滿山
    작성일
    07.06.06 21:13
    No. 6

    임준욱과 조자건...
    정말 좋은 비평입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놈팽
    작성일
    07.06.06 22:25
    No. 7

    소혼검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요즘 절대적으로 느끼는 건데 어설픈 비범함이나 독창성보다는 임준욱님의 극에 달한 평범함이 오히려 더 낫다는....글 쓰려고 하시는 분들은 소혼검님의 글을 한번 읽어보심이 어떨지? 기막힌 반전이나 음모를 짜내려 하시기 보다 그냥 기본에 충실하라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4 풍류랑.
    작성일
    07.06.07 02:27
    No. 8

    이햐, 좋은 글에 좋은 비평.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초운初雲
    작성일
    07.06.07 16:23
    No. 9

    뭐라 말할 수 없는 비평입니다.
    저로하여금 진가소전을 다시 보도록 충고하는군요.
    이미 오래전에 출판된 글이라 두어번 정도 읽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다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처 대여점이 크다는 것이 이토록 위안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계속해서 좋은 비평 기대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1 風蕭蕭
    작성일
    07.06.08 22:15
    No. 10

    좋은 글 감사히 잘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꿈을꾸는새
    작성일
    10.01.25 21:20
    No. 11

    정말 좋은 비평입니다.
    3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글에 댓글 다는 게 우습기도 하지만 좋은 글 읽게 해주어 고맙다는 생각에 댓글 남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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