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독자로서, 장르나 소재에 대한 개개인의 취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를 무협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판타지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SF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추리를 좋아합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무협을 좋아한다 해서 판타지 독자에 대해 우월감을 가질 어떤 자격도 없고, 그 외의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에 대해 비난을 가할 자격도 없습니다. 다른 모든 장르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 작가가 작품을 전개하면서 다루게 될 수 있는 소재는 여러가지가 있고, 그 소재 선택에 대해 독자가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를 말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그 소재 선택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주인공이 여럿일 수 있고, 누군가는 만연체의 문체를 사용할 수 있고, 누군가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할 수 있고, 누군가는 주인공이 인간이 아닐 수 있고, 누군가는 마법이 아니라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선택이 개개의 독자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선택을 작품을 볼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넘어서서 작품 전체의 질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소재를 선택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그 글을 보지 않으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것을 넘어서 어떤 소재나 방식을 선택했다는 이유에서 읽어보지도 않은 글을 폄하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서도 올바른 글읽기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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