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가입을 했습니다.
전 어느 사이트건 간에 가입을 했다면 짧게나마 흔적을 남기는 버릇이 있지요.
그래서 끄적여보려 하는데 사이트의 특성상 추천이나 감상을 올리는게 가장 무난할것 같더군요.
전 작가가 아닌 한 사람의 독자로서 가입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가장 최근에 읽은 글은 "SL여동생"이라는 괴작(?)입니다.
********************************************
유조아가 조아라로 바뀌기전, 그 땐 제가 제일 자주가는 사이트가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들리기는 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십여분을 넘지 않지요.
일년여의 그 기간동안 참 많은 글을 읽었습니다.
그 중엔 "섬마을김씨"의 글도 있었지요.
뭐라고 해야할까...
작가의 독특한 사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솔직히 작품 자체보단 그 글로 일어나는 논란이 재미있었고,
"18세 이상글"을 쓰는 이유에 관한 공지가 즐거웠었죠.
예전 투명드래곤은 본문보다 "리플"을 읽는 작품이었듯, 제게 있어 섬마을김씨의 작품은 그랬습니다.
본문보단....외부의 소란들이 구미에 더 맞았거든요.
그리고 이상하게 개편되어간 조아라가 보기싫어 멀리했고, 덩달아 섬마을김씨도 잊혀졌습니다.
신간정보에서 "루시페리아R"이라는 절대 출판못하리라 믿어왔던 제목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그저 잠깐의 경악이었을 뿐이죠.
그리고 얼마전 연재한담에서 놀랍게도 섬마을김씨의 고무림 진출소식을 접했지요.
잠시 유조아 시절이 기억나 읽기 시작했습니다.
.
.
.
SL여동생은 기본적으로 매우 자극적인 글입니다.
한마디로 꼴리는 글이라 할수 있지요.
여전히 "남자의, 남자에 의한,남자를 위한" 글이고, 일본 만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석부"라는 서장은 러브히나로 유명한 일본작가의 신작에서 본 적이있고,
소재자체가 일본만화에 너무나 많은 "이복남매"에 관한 에피소드며,
최근 "여동생"에 관한 일본만화의 수가 상당하다는 거지요.
이제는 듣기만 해도 지겨운 "표절"논쟁을 꺼내기 위해 언급한게 아닙니다.
전 같은 소재와 같은 구도를 가진 두 작품이 있다해도 별개의 작품으로 인식하거든요.
문맥이 같거나, 글 자체를 무단인용한 것이 아닌 이상,
짧은 메모가 아닌 장문의 글은 어찌되었건 작가의 "필력"이 담기는 것이고, 그 결과물은 작가마다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사과를 가지고 한 사람이 잼을 만들었다고 하지요.
그 모습을 보고 식욕이 돋은 다른 사람도 잼을 만들었다면,
두 잼은 동일한 향과 당도를 가진 식품입니까?
분명 틀릴겁니다.
잼에 들어간 설탕의 양과, 깃들인 손맛 - 필력 - 은 같지 않겠죠.
.
.
.
글이 삼천포로 새는군요.
다시 방향을 잡아봅니다.
각설하고 제 생각을 다른 이에게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전 SL여동생이 단지 유행을 따르는 그런 글이라 봅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유행이란 천박한 것이 아닙니다. 시류를 잘 짚었다는 것, 그건 "대중"문학에 있어 훌륭한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원래 생각은 SL여동생에 관한 짧은 감상과 추천을 쓰려던 거였는데...글이 대책없이 제멋대로 흘러가는군요.
......이미 충분히 목적을 잃은 글이지만 그래도 계속 끄적거려봅니다.
.
.
.
SL여동생을 처음 본 분은 혹 섬마을김씨의 전작을 본 사람이라도, 과격한 표현("아비"도 아닌 "애비"라 부르는 주인공)과 터부를 건드리는 단어구사(3황5제의 명칭들과 후장,근친,능욕과 같은...)에 기겁할 것입니다.
그 문화적 쇼크는 작가가 현역 고 3이라는 것을 알고나면 더욱 증폭되지요.
혐오감을 느끼실분도 있을테고, 직설적인 표현에 통쾌함을 받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개인적으로 고백하건데 저도 "어설픈 페미니스트"들을 증오하는 입장으로써, 작가의 여성부에 대한 험담에 통쾌함을 받았으니까요.
그래서 SL여동생의 글엔 딱 두가지의 리플만이 달립니다.
"재미있어요." or "쓰레기."
장르문학의 목적이 즐거운 "취미생활의 영위"에 있다고 가정할때,
"출석부"라는 서장 개념의 글을 읽어보고 혐오감이 들었다면 절대 다시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뭐, "극기훈련"을 하시거나 "인내심 배양"이란 목적이 있지 않는 이상 무의미한 짓일테니까요.
제가 본 바로는 섬마을김씨는 절대 변하지 않을겁니다.
최소한 "섬마을김씨"라는 필명을 달고 있는 동안엔요.
.
.
.
......정말이지 "추천"을 하러 글을 쓰는건데 현재까진 제가 읽어봐도 "악담"이군요.
그럼 "추천"을 시작해 봅니다.
우선 제가 추천을 권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남자"여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여성분들은 "즐거운 취미생활"을 목적으로 할 때, 저 글은 금서나 다름없거든요.
그리고 작가와 같은 세대, 즉 "초등학교"때부터 인터넷을 즐겨온 세대라면 작가의 파격적인 언어구사도 능히 평범하게 넘기리라 봅니다.
셋째는 ELP세대, 즉 동급생,유작,하급생...등을 즐겨본 세대입니다.
작가는 저런 일명 H게임들을 패러디 혹은 웃음의 소재로 적극활용하기에 게임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재미는 배가 됩니다.
마지막 추천대상은...회춘(?)을 하고 싶은 "아저씨 세대"입니다.
그리고 전 "아저씨"입니다.
.
.
.
11편이던가?
작가가 "디즈니만화동산"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하더군요.
설명을 보니 일요일 아침에 했던 만화인가 봅니다.
전 일요일 아침하면 "스타에이스"가 생각나는데,
현재 고3인 작가의 또래는 "디즈니만화동산"인거 같습니다.
위에서 한번 언급한 "애비"라는 표현...
솔직히 무척이나 신경에 거슬립니다.
제 친구들중 빠른 녀석은 벌써 아들이 초등학생이거든요.
김치를 잘 담구는 등 요리를 잘한다고 군대가면 취사병으로 보직을 받고 말거라는 글도 상당히 우스웠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이에겐 쓴 웃음만 나오는 말이거든요.
군대에선 아무도 "요리"를 하지 않습니다.
취사병도 조리사 자격증이 있지 않은 이상, 보충대나 신교대에서 "취사병 할사람?"하고 물어볼때, 잽싸게 자원하지 않는다면 무리구요.
저는 "디즈니만화동산"에 관한 추억도 없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될수 있는 나이를 가진 세대이며, 작가보다 세상경험도 훨씬 많이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전 "SL여동생"을 읽을때 즐겁습니다.
그게 네번째의 추천대상을 "아저씨"들로 잡은 이유입니다.
.
.
.
제가 특이한 취향을 가진건지도 모릅니다.
작가가 나이가 어리다는것때문에 후한 점수를 준 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SL여동생이 "읽을만한 필력"을 지녔으며,
독특한 소재와 유행에 잘 맞춘,
한번쯤 읽어볼만한 그런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위에서 말했다시피, "회춘"을 하고 싶은 아저씨들은요.
꼴리는 글이라 회춘을 한다는게 아닙니다.
직설적인, 그리고 자신만만한 작가의 표현들을 읽다보면,
전 왠지 젊어지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궁금합니다.
만약 십년쯤 지나고 연륜이 쌓인 작가가 그때도 글을 쓴다면,
그 글은 어떤 모습일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
.
.
여전히 자신만만하게, 여성부를 욕할수 있을까요?
여전히 3황5제라는 엄청난 단어들을 부담없이 써내려갈수 있을까요?
.
.
.
추천도...감상도 아닌 주책없이 끄적거린 괴상한 소고를 여기서 마칩니다.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