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흘러나오는 기억 속엔 내 얼굴이 있었다.
기억의 주인공은 나를 보고 웃었다.
기억은 나지막이 속삭였다...그건 연두의 목소리였다. 연두가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자신만 들을 수 있는 낮은 목소리...
소년은 신발을 빌려줬고...
동물원으로 데리고 갔어요...
거기엔 호랑이도 있고 원숭이도 있었어요...
그리고 기린이 있었어요...
구름이 기린을 향해 모여들고...
발밑의 잔디가 환하게 빛났어요...
내가 사랑하는 소년은 나를 위해 기린을 보여줬어요...
돌아오는 길에는 비가 조금씩 내렸어요...
소년은 춥지 않냐며 자켓을 벗어주고...
나를 집으로 데려다줬어요...
내가 다시 잠이 드는지 확인하고...
벽을 지나 사라졌어요...
내가 사랑하는 소년이에요...
어젯밤 꿈에 나왔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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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님의 '양말 줍는 소년' 을 읽다가 맘이 찡해져서 달려 왔습니다. 아직 이번 편 안읽으신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지도 모르겠군요.
양말 줍는 소년 안보신분 한번 읽어보세요.^^
(Go 판타지 란에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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