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쓰던 글 160페이지 정도 가량을 날려먹었을 때는 정말 충격과 우울함의 도가니였죠. 며칠동안 정신 분열...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이 꼭 운 나쁘다고 생각할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당시에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글을 써보고 있는 초보 중의 초보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써내려가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개연성... 상당히 파괴되어 버렸죠.
하지만 글을 한번 날려보고 그당시의 내용을 생각해보니 내가 참 엉터리로 글을 썼었구나... 싶습니다. 오히려 글을 한번 날려본 경험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글에 더 진지해지고 글의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그 일이 저에게는 약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잘쓰는 건 아닙니다만 전보다야 조금 더 신중하게 써내려가고 때때로 앞서의 경험을 떠올려보면서 지금의 글을 바라볼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인 즉슨 상심이 크기야 하겠지만 쓰던 글을 날리는 일이 꼭 나쁘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부류의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그때 내가 글을 날리지 않았다면 지금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하니까요.
가끔씩 글의 분량을 잃어버리셨다고 하는 분들도, 혹시 그것이 저자 분들께 좋은 쪽으로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P.S 뭔가 두서 없이 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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