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2.04.16 17:11
조회
685

왜 자꾸 이러는 거지? 존은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다. 정말로 그 꿈 때문인 걸까? 단지 꿈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시작된 악몽은 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마을사람들과 친구들과의 사이는 물론이고 릴리와, 심지어는 그의 엄마와의 관계마저 불투명해져버렸다.

존이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는 사이에 그는 집 앞에 도착해있었다. 그리고 그는 뒤늦게 깨달았다. 불이 꺼져있다. 시간이 아무리 늦어도 존이 들어가기 전에는 결코 불이 꺼지는 법이 없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불이 꺼져있다.

존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어둠에 익숙한 존마저도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집 안은 어두웠다.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존이 들어가자마자 천둥 번개가 쳐댔다. 그리고 귀가 울릴 정도의 장대비가 내렸다.

존은 거실로 향했다. 뭐지? 거실 바닥에 있는 무언가가 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천둥 번개가 칠 때마다 잠깐씩 보였다. 존은 슬며시 그것을 향해 다가갔다. 왠지 불안했다.

“으아!”

존의 비명 소리가 천둥 번개와 뒤섞여 정적을 깨부쉈다. 바닥에 보이는 그것은 존의 엄마, 그리고 검붉은 피였다.

주변에는 이미 피가 퍼져있었다. 존은 다급하게 다가갔다. 떨리는 손으로 엄마를 흔들며 불러보았다. 하지만 차갑게 굳은 그녀의 입은 움직이지 않았다.

존은 수차례 엄마를 부르다가 바닥의 피를 보게 됐다. 기분이 이상해져갔다. 이내 그는 눈에 흰자위를 드러내며 미친 사람처럼 웃어댔다.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보였다.

그때였다. 존의 시야로 달빛을 반사하는 긴 칼날이 쑥 들어왔다. 존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긴 칼날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몸 뒤쪽으로 쭉 당겼다. 어둠 속으로부터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존이 있는 곳으로 고꾸라졌다. 전혀 예상치 못 한 반응이었다.

존은 칼날을 잡으며 손에 생긴 상처의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지 검을 빼앗아 들고는 무섭게 웃었다. 무엇인가를 잔뜩 기대하는 표정. 그리고 그 남자를 찔렀다.

“아악!”

검을 맞은 남자의 비명. 그리고 또 한 명의 신음. 이 둘이 뒤섞여 정적이 흐르던 집안으로 펴졌다. 존의 배를 뚫고 들어온 또 하나의 칼날 때문이었다.

존은 잡고 있던 검을 다시 뽑아들었다. 그리고 거꾸로 들어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곧바로 자신의 배를 찔렀다. 그것도 온힘을 다해. 자신의 배가 목표물이라고는 상상도 못 할 기세였다.

“읍!”

닿았어. 자신의 배로 튀어나온 검 옆을 깊숙하게 찔러 넣자 뒤에서 공격한 이에게까지 날이 닿은 것이었다. 존의 행동 하나하나가 전혀 상식선에서 생각할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또 하나의 신음소리가 새어나오자 존은 검을 다시 빼내며 뒤의 남자를 향해 천천히 돌아섰다. 남자를 찔렀다는 것에 고통 따위는 잊어버렸는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존은 하나의 검을 배에 품은 상태로 뒤에 있던 남자가 있는 곳을 향해 비틀거리며 천천히 걸어갔다. 남자는 존이 찔러 넣은 검에 다친 상처를 짓누르며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그는 존을 보고 잔뜩 겁에 질려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기어 도망가려 했다.

“악!”

존은 도망가려는 남자의 다리에 검을 꽂았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남자를 바라보았다. 환희에 찬 그의 환한 표정은 뒤에서 비추는 달빛에 가려 참으로 괴기했다. 그가 입을 열었다.

“그냥은 못 보내. 너… 죽어. 아, 으흐흐흐.”

존의 눈은 이미 초점이 풀려있었다. 하지만 광기가 서려 있었다. 남자는 그런 존의 눈빛을 보고는 눈을 감고 소리쳐 기도를 했다. 너무나 무서웠다. 빨리 일이 끝나버렸으면…….

존은 일어나서 자신의 배에 꽂혀 있던 검을 힘겹게 밀어내 다시 집어 들었다. 곧 남자의 처절한 기도는 끊겨버렸다. 존의 손에 의해서. 그는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보며 우는 건지 웃는 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 미친 짓을 해댔다.

그때 문이 열리며 또 다른 남자가 모습을 나타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천둥번개가 치며 그의 큰 키와 헝클어진 곱슬머리, 지저분한 수염, 그리고 그가 입은 검은 정장을 볼 수 있었다.

“아휴―, 한 발 늦었구먼.”

남자는 난장판이 된 집 안을 심란하게 바라보며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존은 인기척을 느끼고 이미 몸을 숨긴 상태였다.

남자는 조심성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그러던 중 무엇인가 튕겨나가는 소리가 났다.

바닥에는 남자의 등에 있는 검은 무언가에 부딪히고 떨어진 식칼이 있었다. 남자의 등에 있던 검은 물체는 곧 사라졌다. 남자는 그제야 손을 빼고 주위를 살피며 경계를 했다. 다만 여전히 표정만은 조심성이 없어보였다.

“자, 말 잘 들으면 사탕 줄게.”

남자는 자신의 말이 웃겼는지 크게 깔깔대며 웃었다.

“아, 젠장.”

남자의 옆구리가 또다시 날아온 식칼에 베이고 말았다.

“자, 이제 안 봐준다.”

남자는 또 한 번 작게 웃더니 뒤로 휙 돌아서며 발길질을 했다. 그와 동시에 둔탁한 소리와 함께 존이 바닥에 쓰러졌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작은 식칼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그의 옆으로 떨어졌다.

“이거 미친 건가?”

남자의 표정이 차갑게 변하였다. 그는 옆구리를 움켜쥐며 존에게 당한 남자들한테 다가갔다. 남자가 시체에 손을 대자 검은 불길이 순식간에 그 몸을 집어삼키고는 사라졌다. 그런데 그 타오르는 검은 불길은 주위를 전혀 밝아지게 하지 않았다. 남자는 또 다른 시체를 불태우며 소리쳤다.

“아, 뜨거! 이건 도대체 언제 익숙해지는 거냐?! 빌어먹을!”

남자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 불에 덴 손을 흔들며 존에게로 다가갔다. 그는 정신을 잃고 바닥에 엎어져있었다.

“아, 젠장. 최악이구먼, 최악이야.”

남자는 인상을 쓴 채로 중얼거렸다. 존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참으로 좋지 않았다. 너무나도.

그는 존을 번쩍 들어 어깨에 대충 걸쳐 메고는 어두운 그림자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사라졌다.

달빛이 비추는 집 안에 남은 것은 존의 엄마 하나였다. 다음 날이 돼서야 경찰들이 그녀를 찾을 수 있었고 마을은 소란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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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탈입니다.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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