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개미새끼 한마리 보이지 않네"
"우리한테는 좋은 일 아닌가."
"뭐..그렇긴 하지만..이렇게 하릴없이 서있으면 꼭 생각나는 게 있단 말이야."
횃불이 길게 이어져 일렁이는 도로를 한번 쓱 훑어본 카산이 고개를 돌려 데코를 바라봤다. 음흉함이 노골적으로 떠 오른 눈빛을 보며 데코는 멈칫 자신의 물통을 움켜쥐었다.
"안되네. 나도 참고 있는데...오늘같이 경계가 걸린 날에 술을 입에 대었다가는 바로 모가지가 날아 간다는걸 잘 알고 있지 않나."
"쩝...누가 뭐랬는가. 그냥 생각난다는 것이지"
"어제도 7초소에서 신참하나가 모가지가 날라 갔다고 하더군. 꼭 이맘때였다고 했지."
생각만 해도 겁이 났는지, 데코는 움켜진 창대를 더욱 세게 꼬나 쥐었다. 그날 술을 입에 댄 것은 그 신참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근무 끝나면 독한 위스키 한 병에 잘 구운 무크고기나 뜯으러 가세. 크...벌써 부터 군침이 도는구만."
"그럴까? 3구역쪽에 이쁜아가씨 새로들어온 곳이 있다던데 그쪽으로 가는게 어때?"
"좋지. 좋아. 그런데 배가 너무 출출한데 뭐 먹을거 좀 없는가?"
"....."
".....?"
전방을 바라보는 데코의 눈이 커지고 그의 입이 벌어 졌다. '왜그래?' 라는 자신의 목소리도 들리지가 않자, 카산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귀가 먹먹해지고 물속에 갇힌 것 마냥 알 수 없는 이질감이 그를 덮쳐왔다. 그는 데코의 시선을 따라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가르는, 거대한 박쥐같은 형상뿐이었다.
-본문 중-
-우리의 서글픈 엑스트라들도 가끔씩은 등장 할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코믹이 가미된 글을 쓰는 것은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 생활에 재미난 일이 없기에 그러한듯 합니다. 본의 아니게 코믹은 지양되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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