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의 악평으로 요즘 문피아가 부쩍 시끄러워졌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이것도 활성화의 일종이니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작가가 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어마어마한 고뇌와 시간이 소모됩니다. 물론 찍어내듯이 책을 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그럼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점이 보이는데요. 작가가 수없이 고뇌하고 시간을 들여서 쓴 소설에 악평을 하는 것이 옳은가입니다.
일부 독자분들은 작가가 좋지 않은 작품을 냈으니 돈을 주고 사는 독자들이 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계신데 저는 이 주장이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독자분들이 번 돈으로 책을 샀는데 기대치 이하여서 기분이 나빠지시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저도 기대치 이하였을 때는 기분이 나빠지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욕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정말 생각도 없이 쓴 막장 소설이라면 저도 욕을 하니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만 그렇다고해서 다른 소설들까지 욕을 하는 건 정말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더 눈살이 찌푸려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작가가 힘들 게 쓴 작품을 출판하면서 욕을 먹어야 되냐 이겁니다.
독자분들 중에서는 작가를 남의 돈으로 빌어먹으면서 욕먹을 각오를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남의 돈으로 빌어먹는다? 제가 몇몇 댓글에서도 말했지만 작가는 거지가 아닙니다. 집필이라는 정당한 행위를 통해서 정당한 댓가를 받는 것이지 독자들에게 비굴하게 기어가면서 받는 돈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더 화가 나는 사실은 독자가 왕이라는 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독자가 작가의 작품을 산다고해서 무조건 독자의 말을 수용해야된다는 겁니까?
제 생각에는 이 논쟁이 더 커지게 된 원인이 독자분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독자는 왕이 아닙니다. 작가가 독자의 말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작가가 독자의 말을 수용하는 것은 단지 좀 더 나은 작품을 위해서이지 독자가 더 위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게다가 수용하는 것은 작가의 재량이지 독자가 왈부왈가할 부분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 글을 읽으신 독자분들 중에서 몇몇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작가에게 쓴 소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실 겁니다. 하지만 독자가 취해야될 옳은 자세는 쓴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 작품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동시에 들어서 작가의 다음 작품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비평을 해야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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