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나정연을 홍보할 때, 청춘&게임&추리 세 요소를 차례대로 홍보하겠다고 했었죠. 청춘과 게임은 이미 했고 추리가 남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좋은 소재가 생각나서 이번 홍보는 그걸로 대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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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에서 스핑크스를 만났을 때]
사막에서 한 목마른 여행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헥, 물, 물..."
혓바닥을 내밀며 한참을 걷던 여행자 나정연씨(18)는 곧 결국 저 멀리 있는 오아시스를 발견하게 되었다.
"앗, 오아시스다!!"
나정연은 오아시스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그 때였다.
우르릉.
갑자기 땅이 솟아났다.
"아, 깜딱이야!"
"어흥, 문제를 풀지 못하면 잡아 먹어 버리겠다!"
나정연은 털썩 땅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저 앞에 오아시스가 있는데 갑자기 땅에서 솟아오른 스핑크스를 만나버린 것이다. 스핑크스는 그 유명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문제를 내서 못 풀면 잡아 먹어버리는 무서운 괴물이었다. 나정연은 식은 땀이 흘렀지만 침착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침착하자. 옛말에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어. 쟨 호랑이랑 비슷하게 생겼잖아. 난 잘 될거야 아마.'
나정연은 비틀거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무, 문제가 뭐냐!"
나름대로 호기있게 외친 것이었지만 다리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머릿속에선 맹렬하게 한 단어만을 주문처럼 강렬하게 계속 외우고 있었다.
'사람, 사람, 사람...'
스핑크스가 근엄한 표정으로 선언했다.
"나를 속여봐라!"
'이런 씨불!'
나정연의 표정이 똥씹은 것처럼 구겨졌다. 갑자기 스핑크스가 신세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그 옛날 오이디푸스란 놈이 내 문제를 다른 사람들한테 유출시키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문제를 바꾸고 말았지... 오이디푸스 개노무쉬키. 목숨도 살려줬더니 은혜도 갚지 못하고..."
'누가 뭐래?'
나정연은 어이가 없었다. 스핑크스는 냅다 외쳤다.
"아무튼 내 문제를 풀어봐라! 문제는 나를 속이는 것! 기회는 단 한 번이다! 나를 속여내면 살려 주겠다!!"
'으음...'
나정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입을 열었다.
케이스 A
나정연:좋아. 지금부터 10초안에 너를 속여내겠다.
스핑크스:(놀람)10초 이내라고!?
나정연:그래. 10초안에 성공하지 못하면 나를 죽여도 좋아.
스핑크스:그 말, 거짓은 아니겠지? 설령 거짓이라고 해도 내가 진실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
나정연:물론이지. 지금부터 10초를 세어봐. 그 안에 속여주지.
스핑크스:좋다.
스핑크스:10...
스핑크스:9...
스핑크스:8...
스핑크스:7...
스핑크스:6...
스핑크스:5...
스핑크스:4...
스핑크스:3...
스핑크스:2...
스핑크스:1...
스핑크스:...0...?
스핑크스:...?
나정연:훗. 나한테 완전히 속아 넘어갔군.
스핑크스:응?
나정연:이건 거짓말을 한다고 해놓고 거짓말을 안 하는 거짓말. 내가 거짓말을 할 줄 알았지?
케이스 B
나정연:조... 좋다. 너... 너를 속일 거짓말을 해주마.
스핑크스:해보거라, 인간.
나정연:메, 메주는...
스핑크스:메주는...?
나정연:메주는 콩으로 쑨다!(쿠- 궁!)
스핑크스:!!!!!
스핑크스:? 사실이잖아!
나정연:쯧쯧. 아직도 눈치 못챘나? 이건 거짓말을 한다 해놓고 진담을 하는 거짓말. 방금 넌 나한테 속은 거라고.
케이스 C
나정연:좋아, 너를 속여 보라고? 한 번 해보지. 지금부터 거짓말을 하겠다.
스핑크스:그래.
나정연:넌 날 잡아 먹는다.
스핑크스:...?
스핑크스:그게 무슨 소리지? 죽길 바라는 거냐?
나정연:즉 이런 소리지.
만약 스핑크스가 나정연의 말을 부정하면->잡아 먹지 않는다
만약 스핑크스가 나정연의 말을 긍정하면->지금부터 거짓말을 한다는 말이 거짓말이 되므로 스핑크스가 속아 넘어간 게 된다->잡아 먹지 않는다
설마 스핑크스가 거짓말을 하진 않겠지?
케이스 D
나정연:자... 잠깐. 나한테 생각할 시간을 줘라.
스핑크스:얼마쯤?
나정연: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라.
스핑크스:웃기지 마라!
나정연:아니, 뻥이야. 이미 난 거짓말이 생각났거든. 내가 거짓말이 떠오를 때까지, 죽을 때까지 기다리라는 거짓말이지. 메롱, 약오르지? 넌 이미 속아 있다!!
케이스 E
나정연:(머리를 감싼다)아... 안 돼... 생각이 안 나... 떠오르는 게 아무 것도 없어. 나같은 착한 사람한테 이런 건 너무 가혹한 벌이야. 차라리 날 죽여!!
스핑크스:훗훗훗. 떠오르는 게 없나 보지? 이제 죽어라!!
나정연:메, 메주는 팥으로 쑨다!
스핑크스:? 그딴 허접한 아이디어에 속아 넘어갈 것 같으냐!
나정연:잠깐. 넌 이미 내 거짓말에 속아넘어갔다.
스핑크스:뭐라고?
나정연:'거짓말할 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라는 거짓말에 속아넘어간 거라고. 쯧쯧쯧. 완전히 속았지?
이것만 깨우치면 당신도 멋진 거짓말쟁이!
이제 이걸로 사막에서 스핑크스를 만난다 해도 걱정이 없게 됩니다.
내 이름은 나정연 ~쉽게 배우는 거짓말 입문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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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분위기의 소설입니다.
대한민국이 낳은 기린아, 궁극 야바위 생물의 난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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