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0년 1월 10일 오후 3시.
오랜만에 현실과의 접점을 만들었던 시간들을 뒤로한 채, 나는 다시 세아에 접속했다.
그리고, 접속하자마자 나는 테리안에게 시달려야 했다.
[띠링! 17건의 쪽지가 도착하였습니다.]
"헉?"
나는 접속하자마자 떠오른 창을 보고 경악했다. 테리안 이 자식, 혼자서 17건이나 보내서 뭘하려는…!
[띠링! 쪽지가 도착하였습니다.]
…또 하나 추가야?
나는 내버려뒀다간 쪽지로 지구를 덮을 것만 같은 불길하면서도 묘하게 현실감 있는 예감에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바로 녀석에게 귓속말을 넣었다.
"귓속말, 테리안."
[ㅡ연결되…]
귓속말이 연결되었다는 알림창이 떠오르기가 무섭게 테리안 녀석은 엄청난 속도로 말을 시작했다.
ㅡ 있어있어있어있어있어있어있어있어!!!!!!
"…시끄러 이 자식아!"
나는 말리지 않으면 120dB 을 돌파할 때까지 악을 쓸것만 같은 녀석을 겨우 닥치게 만들었다. 어찌 되먹은 녀석인지 내가 지금까지 파이널 소드로 일으킨 어떤 폭음보다도 큰 소리를 내고 있었기에, 아직도 흥분한 상태의 테리안에게 살짝 한숨 지은 나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뭐가 있다는 거야?"
ㅡ 총.
"…뭐?"
ㅡ 총이 있다니까!
나는 분명 중세 판타지가 배경인데 총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지만, 화승총 정도라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차분히 물었다. 테리안 녀석, 괜히 흥분해서는 난리야.
"원시 화승총 같은거 말이지?"
하지만, 녀석의 대답은 아예 내 예상을 초월하다 못 해 아예 다른 차원에 있었다.
ㅡ 아니, 별 거 다 있어. 기관총도 있던데?
"…뭐?"
ㅡ 기관총이 있다고.
오늘 자주 되묻게 되는데, 아니 잠깐만, 기관총이 있다고?
"무슨 소리야?"
ㅡ 아우, 그냥 카이레 광장으로 와 봐. 최대한 빨리 와라?
녀석은 답답하다는 듯 귓속말을 종료했고, 나는 에테루클라에게 카이레로 간다는 쪽지를 남기고 카이레 영지로 향했다.
- 본문 中 -
아, 참고로 ↑요게 워프게이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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