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상실이 소설 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만화 등에서 흔하게 쓰이는 관습적 장치라는 건 사실입니다. 기억상실이라는 소재만으로도 손을 내저을 분들도 많으실거구요. 하지만, 같은 소재로도 얼마나 맛깔나게 글을 써내느냐가 바로 작가의 역량이 아닐까요.
가볍게 예를 들어본다 해도 똑같이 기억상실에 걸린 주인공인 '사나운 새벽'의 록그레이더와 '회귀의 장'의 청월, '데이브레이커'의 마텐듀이엘(레이 비)은 전혀 다른 매력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습니다. 기억을 잃은건지 만건지 긴가민가해하며 스스로를 끝없이 의심해야했던 록그레이더, 기억을 잃었어도 '난 원래 이런 놈이었을거 같아'라고 뻔뻔하게 주장하는 청월, '기억상실증이란!' 태평하게 마법사와 기사와 마왕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마텐듀이엘(레이 비).
출판작가시며 더없는 필력의 소유자이신 분들의 작품답게 세 주인공들은 기억상실이라는 상황에서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개성을 뚜렷이 주장합니다.
'기억 너머'의 백사인은 저들과는 또 다른 주인공입니다.
기억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상식과 지식 등이 (편리하게도) 그대로 남아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기억을 잃기 전의 그는 더없이 현명하며 교활한 사람이었다는데, 심지어 글조차 읽지 못해 다시 배워야만 했답니다. 게다가 누명인지 아닌지조차 분명치 않은(기억이 없으니까요!) 혐의가 씌워져있고, 그를 쫓는 이들은 무림 최대의 세력이기까지 합니다.
그를 돕는 이는 오직 한 명 심복과 그 자신 뿐.
주어진 유예의 기간 또한 그리 길지 않습니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천천히 한걸음씩 나가고 있는 그의 앞날이 무척이나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됩니다.
정연 김현종 님의 기억 너머 (사이에 한칸을 띄어주셔야 합니다.)
아직까지 세자리수에 불과한 조회수가 안타까워 처음으로 추천글을 남겨봅니다. 부족한 제 추천이 오히려 누를 끼치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만, 한분이라도 좋은 글을 찾았다고 생각해주시면 기쁠 겁니다.
+) 물론 저 위에 예로 든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수작이라고까지 말하기엔 아직은 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많겠지요. 하지만 기억상실이라는 것만으로 선입견을 가지고 피하시기엔 너무 아까운 글이 아닐까 싶어서 굳이 예를 들었던 거니 너무들 노여워하지 말아주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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