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제목을 달면 너무 거창하고요.
소설을 쓰면서, 현재 쓰는 소설이(그러니까 저는 굳이 이게 정규연재의 SF란에 연재중이라고 설명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나름 현대 내지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주된 이야기는 대한민국 육군 내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일단 세계관과 그리고 중간중간의 이야기와 차후 예정된 이야기가 국제적으로(?) 나가게 되면서, 다시 한번 한국의 위상과 민족 중흥의 앞날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라면 역시 개소리고요.(…)
아무튼 이런 소설을 쓰면서, 옛날에는 저도 '나름 민족주의' 내지는 '우리민족 킹왕짱 딴 민족 껒여 ㅋㅋ'이런 정신상태였다고 자부(?)했는데, 오히려 이 소설을 쓰면서 그런 '민족색'이 상당히 빠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런 류의 글들에 대해 다른 분들은 어떤 생각이신지도 궁금하고요.
물론 대체역사물이나 전쟁물에서 자국이 승리하고 소위 '짱먹는'스토리가 재밌지요. 저도 데프콘이니 이것저것 참 재밌게 읽었고, 지금도 재밌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와는 별개로, 요즘 들어 매우 강하게 그런 소재에 거부감이 듭니다. 마치 일본이나 미국쪽의 '국제통합은 미래의 대세. 그러나 그것은 우리 국가의 주도 하에'라는 식의 코스모폴리탄의 주장이나 '우리는 세계의 음모에 공격받고 있다! 이럴때일수록 민족적으로 뭉쳐 승리하자!'같은 피해망상물의 한국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어떻게 보면 저의 이런 인식은 그런 창작물들에 대한 반감에서 형성된 부분도 큽니다.-
여담으로 저도 예전에, 그리고 지금도 설정중인 한 SF 소설에서 무려 은하를 배경으로 하고도 국가명이나 이런걸 고조선에서 막 따오고 은하급으로 우리민족이 우주의 본좌 배틀하는 그런 시절도 있었습니다.그러나 이런 생각이 든 후에는 명칭이고 뭐고 싹 고치고 그 중에서 유일하게 남은건 주인공 중 몇명이 한국인이라는 것과 공용어가 한글이라는 것 정도군요. 그마저도 충분히 '민족적'이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고칠까 말까 고민할 정도입니다. 저 같은 경우엔 국제통합 자체도 과연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도 좋은가 라고 생각하기도 하고-무엇보다 단일세계의 정당 내지는 의견독재화라던가-, 설사 세계가 통합된 질서 하로 차츰 편입된다고 하면 민족주의라거나 극우적 발상은 통합을 저해하고 서로간의 대화를 차단하는 요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오래된 역사를 가진 국가들은 대체로 민족이라 할만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져 있죠. 그것이 비록 단일은 아니겠지만, 민족이란 틀 안에서 어느정도 결집력을 가지고 자문화를 보호하는 순기능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고 그 보호기능은 살려야 하지 않나 싶군요.
죄송합니다. 이야기가 갑자기 되도 않는 이념논쟁(?)으로 흘렀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는 이런 세계가 도래한다 한들 어느 민족이 '우왕ㅋ굳ㅋ 본좌 쵸큼 짱인듯'하는 건 결국 세계정복의 들불같은 야욕과 다를 바 없다고 보며(말투가 북조선에서 왔냐) 설사 꽤 주목받을만한 위치에 선다 한들 각 국가 혹은 민족들과 공조하며, 주도하기 보다는 함께 가는 시스템이 이상적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현실적이지는 않을까 합니다.
인터넷에서-물론 문피아도 인터넷 공간이지만- 이런 말이 있죠. '넘사벽'이니 '현시창'이니 하면서요. 말 그대로 넘사벽은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 현시창은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뜻입니다.
'과연 한국이 그정도로 짱먹을까요.'라는 소리가 솔직히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창작물의 기능인 '불가능한 현실의 구현과 그를 통한 즐딸, 아니 대리만족'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소재도 충분히 제 몫을 하고 있지요. 하지만 그런 쪽으로 소재가 치우치는 것은 전체적으로 보았을때 지나치게 민족성을 부각함으로서 창작물을 통해 창작물이 가질 주장의 위험성 뿐만 아니라 창작물의 다양화에도 저해 요소가 아닌가 하고 한번 생각해봅니다.
덧 :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저도 지금 쓰는 소설은 충분히 먼치킨 한민족 소리 들을만한 이야기가 전개중이고 동시에 대기중입니다. 저도 멀었어요l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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