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정통 판타지라고 불릴게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소드마스터나 클레스가 단정지어져있는 마법사들... 물론 이런 판타지가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식상합니다. 네, 너무나도 식상합니다.
그래서 전 정통 판타지를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정통 판타지를 찾아 헤메이던 중, 하나의 좋은 소설을 발견했습니다.
고명님의 바람의인도자!
풍기는 분위기가 너무나도 정통판타지의 색체와 비슷하기에 요즘에는 정통판타지를 추천해 달라는 글이 나오면 바로 생각 나는게 이 글입니다.
그만큼 제 머리 속에 깊이 각인 되었죠.
글의 제목이 너무나도 무거워서 선작만 해 놓으시고 읽지 않으시는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글의 전개 내용도 상당히 무겁습니다만...
정통판타지라면 무엇보다 무게감과 신비로움이 느껴져야 하겠지요. 그래서 추천합니다.
각자의 삶, 각자의 길, 그리고... 그들의 이유
한동안 잠자코 있던 단은 허리 뒤춤에 수평으로 매어놓은 가죽 칼집에서
비콘을 도륙할 때 쓴 그 사냥용 단칼을 소리 없이 빼어들었다.
"이, 이봐요! 뭐하려는 거예요? 설마!"
"놀랄 것 없소, 여러분... 동료의 복수를 위해 또 이곳으로 비콘이 몰려올거요...
홀로 남겨진 내가 살아있다면 놈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날 가지고 놀다가...
천천히 죽게 만들겠지.."
"마지막으로 남기실 말씀은 없습니까?"
단은 망설임이 없었다. 그의 음성은 여전히 무거웠고, 또 차가웠다.
마치 감정이란 건 가져본 적도 없다는 듯이 그의 어조엔 어떠한 동요의 기색도,
슬픔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써걱!
...거기에 있던 누구도 두건 속의 얼굴이 눈물로 온통 젖어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각자의 삶, 각자의 길, 그리고... 그들의 이유
"왜 셰르파가 되신 거죠?"
단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쌕쌕 몰아쉬는 숨소리만이 두건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녀가 대답 듣기를 거의 포기하고 있을 때쯤 그가 불쑥 내뱉었다.
"...살아남기 위해섭니다."
"내가 셰르파가 된 건... 살아남기 위해서였습니다. 길을 찾는 건...
살아남는 것과 비슷합니다."
"좋아서 가는 길과 가야만 하기 때문에 가는 길이... 일치하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겁니다. 누구나 다 그렇지 않습니까? 길은 사람을 이끕니다.
하지만... 선택은 언제나 여행자 몫이죠."
"후회...... 해본적은 없나요?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서..."
"돌아가 봤자... 그 자리. 후회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나 하는 겁니다."
[바람의인도자] - 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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