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베스트 5입니다.
댓글 다는 것 보다 기왕 쓸거면 본글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1. 세월의 돌
중학교 때, 책 보느라 잠도 안 자고 새벽까지 깨어 있던 기억이 나네요. 열네번 읽었습니다(왜 열네번 읽었는지는 다들 아실 듯). 처음 완결 읽고는 한밤중에 이불 뒤집어 쓰고 울었던...소설 읽으면서 울었던 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새드엔딩의 미학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반전의 기막힘도! 버기 맨슨인가, 마지막 장면은 웬 엑스트라 음유시인의 시점에서 파비안을 만난 경험을 그리고 있는데, 파비안이 마지막에 "그래서요? 그 다음에는요?" 뭐 이런 대사를 하는 장면이 어찌나 가슴 아프게 느껴지던지...하여튼 읽고 나서 한달은 밥도 제대로 못 먹을만큼 슬펐어요.
반전은, 혹시 아직도 이거 안 읽어보신 분들을 위해 함구합니다.
섬세한 묘사, 완벽한 감정이입, 사랑스러운 유리! 크윽. 그 때의 감동이여~!
하지만 전민희님의 다음 작품들은 사실 실망을 금치 못했다는. 특히 룬의 아이들 윈터러는,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제 생각에는 별로.(정확히는 실망이 컸다, 정도일까요. 세월의 돌에 비해 플롯이 너무 엉성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죠)
2. 드래곤 라자
재미있죠. 재미있습니다. 세월의 돌이 동화였다면, 이쪽이야말로 환상이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무리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던. 그래서 2위로 밀려나 있습니다만 사실 그것보다는 제가 이걸 더 늦게 읽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큰 이유죠.
마찬가지로 이영도님의 다음 작품들은 그다지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습니다.
3. 마왕전기
전 3권짜리의 짧은 소설. 이거 보신 분... 손?
사실 그냥 썰렁한 개그에서 개그로 끊임없이 이어지다 찝찝한 근친상간(?)으로 엔딩이 나 버리는 소설이지만, 이게 베스트 5에 들어가는 이유는! 그래도 전 너무너무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웃긴 걸 어떡해요 웃긴 걸~! 안 읽어보신 분 있다면 강추! 옛날 거라 구하기는 힘들지도 모르지만...
4. 카르세아린
어디에 의의를 두었길래 베스트 5에 올랐는지는 올린 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따지자면 모두가 제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엔딩이 나름 배드엔딩이라 읽고 나서 여운이 진하게 남았었죠.
5. 위칼레인
책방에서 책이 사라짐으로 인해 완결을 보지 못했던 작품입니다. 베스트 5의 마지막에 들어간 것은 그래서죠. 만약 완결까지 다 읽었더라면 훨씬 위로 올라갈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내용이고 뭐고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굉장히 환상적인 글이었다는 기억만 어렴풋이 남아있네요.
얼마 전에 책방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듯 한데, 1권이 없더라는. 설마 아직도 누군가 빌려 보고 있는 걸까요? 하여간 1권 들어오면 다시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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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저의 베스트 5! 이 중 여러분이 공감하는 건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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