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대충 진지물이라는게 가볍고 웃기는 글이 아닌 글들을 통칭하는 것 같은데...맞나요?
아래 어떤분이 진지물이 인기가 없는지 물어보는 글을 쓰셨더군요. 전 단호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기가 없는게 아니라 가볍고 웃기는 글이 아닌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적은거라고 봅니다.
요즘 나오는 환상계열 책들의 80% 이상은 캐릭터의 강함과 쉴새없이 터져나오는 개그가 반드시 포함됩니다. 독자들에게 재미를 유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쉽게 써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재미라는 건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재미라는 감정이 모두 다르니까요. 이를테면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분도 있고, 보잘 것 없는 캐릭터가 거대한 세상의 흐름에 떠밀리면서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렵죠. 네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캐릭터의 강함과 개그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템을 가지고 환상소설을 빌려보거나 사보는 이들의 입맛을 최대한 맞추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캐릭터의 강함과 개그를 이용한 재미있는 글의 경우 현재까지 수많은 글이 나와있습니다. 즉 참고할만한 글이 많기에 자신이 따로 자료를 수집하거나 공부를 하지 않아도 쓰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이템을 가지고 글을 써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게 하려면 자신이 스스로 자료도 수집하고 공부도 해야하는 등 굉장히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 출판하는 분들 중에서 책 한권을 쓰기 위해서 직접 발로 뛰면서까지 자료수집하고, 고작 한 장면을 위해서 공부까지 하는 분들 매우 적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은 캐릭터의 강함이나 개그에 연연하지 않고 글을 써 내시죠. 그래도 그분들의 글은 재미있습니다. 단순히 한순간의 재미가 아니라 읽고 난 뒤에도 여운이 남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누가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가려고 하겠습니까?
제대로 된 문학을 써내기 위해선 최하 5년간은 만사제쳐두고 노력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천재라 불리는 분들이 아니라면요. 말이 쉬워 5년이지 누가 5년간 손만 빨면서 작품 하나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까? 그냥 요즘 나오는 글들이 가지는 일정 패턴과 비슷한 캐릭터를 가지고 조금만 양념 첨가한 뒤에 후딱 써버리고 출판하는게 낫죠. 300페이지짜리 책을 한달에 한권씩 써 내려면 글을 쓰는데만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작품을 위한 공부? 자료수집? 어림도 없습니다. 그저 죽어라 써도 한달에 300페이지 채우기 무지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책을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써내지 않으면 자신의 생활이 어렵습니다.
예 어렵고 고단한 길을 가면서, 자신의 재능에 대한 좌절도 맛보면서, 어렵게 어렵게 하나의 작품을 써낼만한 용기를 가진 분이 요즘 시대엔 거의 없습니다. 당장 저만해도 그런길을 갈 용기 따윈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에게 책 찍어내는 기계라고 비웃음 당할지언정...쓰레기 글 쓰는 글쟁이라 비웃음 당할지언정...쉽게 가는게 좋은 세상입니다.
진지물이라 불리우는 글이 적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글 자체의 수가 적으니 인기가 없다고 착각하게 되는 이유죠.
뭐 그런겁니다. 요즘 출판시장이란게.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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